고성군, 6월부터 걷기 여행 사업 운영
명상, 맨발 산책 등 힐링에 초점 맞춰

걷기 여행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출발점부터 목적지까지 무작정 걷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다. 명상, 사족보행, 맨발 산책과 혈당 변화 기록까지. 경남 고성군이 산과 바다를 거닐며 몸과 마음의 건강까지 알뜰히 챙길 수 있는 걷기 여행을 선보였다. 

자연인로드 코스 중 하나인 상족암 군립공원. 나무 데크가 깔려 있어 바닷길을 따라 느리게 걷기 좋다 / 곽서희 기자
자연인로드 코스 중 하나인 상족암 군립공원. 나무 데크가 깔려 있어 바닷길을 따라 느리게 걷기 좋다 / 곽서희 기자

●함께 걷는 치유의 길

경남 고성군은 지난달 19일부터 해양치유길 걷기 여행 사업인 ‘함께 가요~ 고성 해양치유길’을 운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역특화 관광콘텐츠 공모사업에 선정된 이번 사업은 에너지로드와 자연인로드 총 2가지 코스로 진행된다. 두 코스 모두 5km 이내의 쉬운 코스로 약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에너지로드는 바다와 숲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코스다.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를 따라 조성된 해지개 해안둘레길과 바다를 가로지르는 해지개다리를 걷는다. 한려수도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남산공원과 편백 숲을 이루는 갈모봉산림욕장이 차례로 펼쳐진다. 걷는 도중 에너지와 혈당 변화를 체크하고 파워 워킹, 남파랑운동 등을 통해 에너지의 소비와 저장 과정을 몸소 느껴볼 수 있다.

공룡의 흔적을 따라 걷고 싶다면 자연인로드를 추천한다. 상족암 유람선 선착장에서 출발해 중생대 백악기 시대 공룡 발자국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상족암 군립공원 및 공룡둘레길을 지나 맥전포항 공원까지 걷는 일정이다. 등산 스틱을 활용해 석기인의 사족보행을 간접 경험하고 명상, 생식 도시락 체험 등 자연인의 건강한 생활습관을 체험해볼 수 있다. 

상족암 군립공원 전경/ 곽서희 기자
상족암 군립공원 전경/ 곽서희 기자

●공룡 발자국을 따라서

오전 8시30분, 고성박물관에 집결해 관광버스를 타고 상족암 유람선 선착장으로 향했다. 자연인로드를 체험하기 위해서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등산 가방과 스틱이 주어졌다. 스틱을 양손에 쥐고 두 발을 스틱에 맞추어 걷는 ‘노르딕 워킹’의 시작이었다. 허리와 무릎의 충격을 완화해주고 허리디스크 재활 치료에도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정확한 자세를 위해 스틱의 길이를 몸에 맞게 조절한 뒤 간단한 준비운동을 마치고 본격적인 걷기 여행에 나섰다. 

코스 내내 나무 데크길이 깔려 있어 오른편에 바다를 두고 천천히 걷기 좋았다. 대부분 평지라 아이들도 쉽게 걸을 수 있으며, 몇 번의 가파른 오르막길도 스틱을 활용하면 어렵지 않다. 코스는 상족암, 공룡화석 탐방로, 입암 병풍바위 등 고성군의 수많은 주요 명소들을 지나도록 구성했다. 다채로운 활동이 이어지니 지루할 틈도 없다. 목적지까지 계속 걷기만 하는 일반적인 걷기 행사와 달리 고성 해양치유길 걷기 여행에는 바다 곁에서 명상하기, 맨발로 모래사장 밟기, 행복나무에 소원 빌기 등 소소한 힐링 요소들이 가득하다.

특히 공룡 발자국이 선명히 찍혀 있는 공룡화석 탐방로에서의 명상은 하이라이트였다. 고요히 들려오는 파도 소리와 선선한 바람에 기대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혔다. 휴식 시간엔 제공된 가방 안에 들어있는 물과 건키위, 초코바 등 간식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입암 병풍바위가 보이는 전망대에서 종이에 소원을 적어 행복나무에 거는 것으로 일정은 마무리됐다. 6시간의 걷기 여행 끝에 모처럼 두 다리가 가뿐해졌다. 

자연인 로드 걷기 체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곽서희 기자
자연인 로드 걷기 체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곽서희 기자

●남녀노소 편안하게

고성 해양치유길은 코스의 난이도가 낮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해양치유길 걷기 코스를 개발한 경남대학교 건강항노화센터 신재숙 교수는 “에너지로드와 자연인로드 모두 아이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로 구성했다”며 “특히 자연인로드의 경우 스틱을 활용한 노르딕 워킹으로 걷기의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전했다. 가격도 합리적이다. 1인 6,000원이라는 저렴한 참가비에는 놀랍게도 도시락, 음료, 수제 간식 등이 포함돼 있다.

지역민들로 이뤄진 코디 여럿이 동행하는 등 안전에 각별히 신경 썼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신 교수는 “주 강사, 보조강사, 안전강사를 포함해 총 3명의 강사진들이 참가자들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체크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끝까지 안전하게 걷기 여행을 즐길 수 있다”며 “고성 해양치유길은 5060 부부 단위 여행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7월3일에 진행된 자연인로드의 경우 25명 모집에 40명이 지원할 만큼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신청방법도 간단하다. 검색 사이트에 ‘관광고성’을 검색한 뒤 홈페이지를 방문해 걷기여행길 홍보 배너 창을 클릭하고 웹 신청서를 작성 후 제출하면 된다. 9월에서 1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며, 인원은 회당 25명 이내다. 자세한 스케줄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편 고성군은 올해 9월17일부터 11월7일까지 52일간 ‘2021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를 경남 고성군 당항포관광지와 상족암 군립공원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글 곽서희 기자 seohe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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