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여행사 플랫폼 론칭, 여기어때 등 해외로 사업확장
야놀자·마이리얼트립 등 여행업계 ‘슈퍼앱’ 등극에 총력
해외여행 재개 초기 일부 여행지 두고 역대급 경쟁 예상

코로나19로 국내여행 트렌드는 자유여행과 소규모 패키지여행 두 가지 형태로 급격히 형성됐다. 여행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곧 재개될 해외여행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플랫폼과 모바일 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요 여행 앱
주요 여행 앱

FIT 잡으려면 ‘플랫폼’ 선택 아닌 필수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5월부터 국내여행에서는 자유여행과 소그룹 패키지가 더욱 주목받았다.  호텔스컴바인 등 글로벌 OTA를 비롯해 각종 여행 플랫폼도 이러한 수요를 겨냥해 상품 카테고리를 재정비하고 관련 신규 상품을 다수 출시했다.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은 채 트래블 버블 등으로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이와 같은 트렌드는 해외여행 시장에서도 통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행업계에서도 이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해외여행은 단체여행보다는 자유여행, 소그룹 여행이 주류가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개별 상품, 에어텔, DIY 여행 등의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전통 여행사의 플랫폼 신규 론칭, OTA의 사업 부분 확장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다양한 시도도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통 여행사 중에서는 노랑풍선이 돋보인다. 노랑풍선은 2년간의 개발을 마치고 올해 6월 자유여행 플랫폼을 출시했다. 항공·호텔·투어&액티비티·렌터카 등 개별 예약 서비스를 비롯해 항공+호텔, 여행플래너, 쇼핑, 여행편의, 장바구니 서비스로 차별화를 뒀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 등으로 더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과 다양한 부가서비스(수화물 추가·좌석 구매 등)를 제공할 예정이며, 호텔·투어&액티비티 상품 구성도 강화할 계획이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노랑풍선의 플랫폼은 경쟁력 있는 상품은 언제든지 연결 가능한 Plug In&Out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B2C·B2B·BTMS 상품 공급자와 판매자가 자유롭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노랑풍선의 자유여행 플랫폼
노랑풍선의 자유여행 플랫폼 / 노랑풍선 갈무리

국내여행 플랫폼 여기어때는 아웃바운드로 사업 분야를 확장한다. 지난달부터 아웃바운드 사업부 구성을 위한 채용도 진행 중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자유여행과 단체여행 2개 시장에서 그동안 충족되지 않은 소비자 니즈를 채워주기 위한 비즈니스를 검토 중”이라며 “자체 기획 상품뿐만 아니라 타 여행사 상품도 담은 해외여행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관련 서비스는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선보일 전망이다. 

이밖에 참좋은여행이 항공권과 호텔 예약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마쳤고, 예약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지난해 하나허브를 선보인 하나투어는 IT, 라이브 커머스 등 분야의 인력 수혈을 통해 하반기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패키지 여행사들이 기존 여행 플랫폼과 자유여행 시장을 두고 경쟁하기 위해선 MZ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패키지 여행사의 주요 고객은 40~60대인데 젊은층보다 모바일 활용도가 낮을 것”이라며 “게다가 2030은 이미 네이버와 야놀자, 여기어때, 글로벌 OTA 같은 브랜드에 익숙한 만큼 기존 패키지 여행사에서 플랫폼을 론칭했다 하더라도 초반 대규모 프로모션 이후 지속적인 관심을 주진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오히려 기존 브랜드를 고집하기보다는 자유여행 중심의 새로운 브랜드로 신선한 인상을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트리플 앱 내 커뮤니티 서비스 '라운지' / 트리플 갈무리
트리플 앱 내 커뮤니티 서비스 '라운지' / 트리플 갈무리

여행 전부를 담은 ‘슈퍼앱’ 도전 

이미 금융, 유통 등의 산업 분야에서는 여러 서비스를 담은 한 개의 앱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야놀자, 마이리얼트립, 여기어때 등 기존 여행 플랫폼 업체들도 여행의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슈퍼앱‘에 도전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증가한 비대면 서비스를 여행에 접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 또한 시도하고 있다. 여행 정보 제공 모델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데, 트리플(라운지)과 트립닷컴(트립 모먼트) 등은 UGC(User Generated Content)+SNS를 활용 중이다.

야놀자는 올해 5월 맛집(줄서기·할인쿠폰 등) 서비스를 추가하며, 숙박·레저·교통·맛집·정보 제공 등 여행의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또 호텔 운영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 및 자동화를 돕는 ‘와이플럭스(Y FLUX)’의 상용화를 통해 비대면 여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투어비스는 내실과 외연 확대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선다. 국내여행 부분에서는 인벤토리와 가격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각종 복지몰 등 제휴 채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투어&액티비티의 경우 아웃바운드 공급사 네트워크를 재정비하고, 지난해 마련한 국내여행 조기예약 시스템을 토대로 항공을 제외한 FIT 패키지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투어비스 관계자는 “코로나로 여행자 보험이 여행의 필수 항목이 될 것으로 예상해 관련 신사업도 준비 중”이라며 “투어비스 비즈를 통해 기업여행 서비스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여행 중심이었던 마일리얼트립도 코로나 위기 타개를 목표 작년 5월부터 국내여행 시장에 진입했으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리얼트립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국내사업 거래액은 월 10억원 정도로 전체 거래액의 1% 남짓에 불과했지만 1년이 지난 현재는 200억원으로 20배 성장했다. 특히 예약 건수 기준으로 보면 코로나 이전 해외여행 최고치보다도 더 많은 월 21만건을 기록했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최근 렌터카 부분을 새로 개편했으며, 숙박 부분도 조만간 대규모 개편이 있을 예정”이라며 “계속해서 사용자 경험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항공권·숙박·보험·정보·일정관리 등 원스톱 서비스 부분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제주 지역에서 이를 먼저 구현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기술인력 비율을 높이며 소비자에게 더 나은 여행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마이리얼트립의 경우 기술인력이 전체 직원의 60%에 달하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채용 캠페인 ‘슈퍼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야놀자도 임직원 1,500명 중 40%가 R&D 직군으로, 앞으로도 지속해서 늘려갈 방침이다. 

야놀자 테크놀로지 / 야놀자
야놀자 테크놀로지 / 야놀자 갈무리

포스트 코로나 역대급 경쟁 예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플랫폼 간 경쟁은 해외여행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여행 재개 초기에는 소수의 여행지를 두고 다수의 판매자가 고객 확보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 업체별 대규모 프로모션도 줄지어 진행될 수도 있다. 

게다가 플랫폼으로 해외여행 사업에 진출하는 업체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국내숙박·레저 기반으로 성장한 야놀자와 여기어때부터 패키지 여행사의 자체 플랫폼, 글로벌 OTA,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까지 주요 업체는 30개에 달하지만,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도 배제할 수 없다. 트립스토어 관계자는 “벌써 여행 서비스를 크게 운영하지 않았던 곳들도 새로운 사업 분야로 여행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해외여행 시장 주도권을 꽉 쥔 업체가 나오기 전까지 숨 막히는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트립스토어는 여행사와 협력해 소규모 그룹 여행 상품, 프라이빗 숙소를 활용한 여행 상품, 코로나 프리 여행 상품 등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며 “유용한 정보를 소비자에게 간결한 프로세스로 제공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여행사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투어비스 관계자는 “마이리얼트립, 트립비토즈 등 코로나 기간에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과 비용 구조 개선으로 마케팅 비용을 마련한 글로벌 OTA가 뒤엉켜 역대급 경쟁이 펼쳐질 것 같다”며 “투어비스는 카카오·플레이윙즈·현대카드 등 독보적인 고객 확보 채널과 NDC 등을 활용한 차별화된 상품 인벤토리 및 서비스 제공,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큰 축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AI 솔루션을 활용한 일정 서비스 제공 등 고도화된 고객 서비스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인터파크투어의 경우 이미 자유여행 플랫폼 ‘여행계획(가칭)’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희망 목적지와 여행 기간을 지정하면 AI가 항공권, 호텔, 맛집, 관광지 등을 조합해 일정을 만들어 준다. 이걸 밑바탕으로 소비자들은 자기 취향에 맞춰 일정과 상품을 가다듬을 수 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연말까지 다양한 추가 기능을 업데이트 할 계획”이라며 “오픈 베타 때 모은 데이터 또한 AI 솔루션 고도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파크투어 AI 솔루션 ‘여행계획’ / 인터파크 갈무리
인터파크투어 AI 솔루션 ‘여행계획’ / 인터파크 갈무리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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