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음성확인서 등 조건부 격리 면제
트래블 버블·샌드박스 등 색다른 시도 주목
유럽·대양주 국경 개방 활발, 동남아도 꿈틀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중단된 지 벌써 일 년 반이 흘렀다. 전 세계를 활발히 오가던 항공편은 멈춰 섰고, 여행자들의 그리움은 커져만 가고 있다. 트래블 버블 등 인적교류를 재개하는 다양한 방식이 도입되고 있고, 코로나19 음성확인서만 있다면 입국을 허용하는 국가들도 늘어나고 있다. 마냥 꿈꾸기만 했던 해외여행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 당장 떠날 수 있는 곳부터 향후 재개 가능성이 높은 곳까지 모아봤다.(7월8일 기준)

 

 

7월1일부터 샌드박스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푸켓(왼쪽)과 우리나라의 첫 트래블버블 체결 지역인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오른쪽) / 여행신문CB
7월1일부터 샌드박스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푸켓(왼쪽)과 우리나라의 첫 트래블버블 체결 지역인 북마리아나 제도 사이판(오른쪽) / 여행신문CB

 백신 맞았다면? 트래블 버블과 샌드박스 주목!

세계 각국은 인적 교류 재개를 위한 새로운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특정 국가 및 지역에 한해 입국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과 샌드박스가 대표적이다. 

푸켓 샌드박스로 입국한 관광객들의 공항 대기 모습(오른쪽) / 태국관광청(왼쪽), 몽키트래블(오른쪽)
푸켓 샌드박스로 입국한 관광객들의 공항 대기 모습(오른쪽) / 태국관광청(왼쪽), 몽키트래블(오른쪽)

 태국 푸켓은 7월1일부터 ‘샌드박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백신 접종 완료자라면 격리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제도다. 현지 진단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면 14일 이후 태국 내 다른 지역으로 이동도 가능하다. 지난 3일 샌드박스 경험 차 푸켓을 방문한 태국전문여행사 몽키트래블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경유해 20~30명과 함께 입국했는데, 첫 시행임에도 공항에서부터 버벅대지 않고 무사히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현지 상황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코로나19 이전만큼 상점들이 문을 열지는 않았지만, 휴양지에서 한갓지게 여행을 즐길 수 있어 좋다”라고 전했다. 방문자는 방역을 위해 이동 추적 앱을 필수로 설치해야 하며, 태국관광청의 방역 인증 프로그램인 SHA Plus 인증을 받은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7월3일부터 7월31일까지 여행자들을 환영하기 위한 ‘컬러풀 푸켓’ 페스티벌도 개최된다. 불꽃놀이, 라이브 음악, 해양 스포츠 등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직항편이 없는 점은 여전히 난관이다. 국적사들의 노선 복원이 불투명한 가운데, 대한항공은 현재 푸켓 전세기를 계획 중인 단계다. 7월15일부터 3일 격리 후 코사무이·코팡안·코따오를 여행할 수 있는 ‘사무이 플러스’도 시작된다. 

한-북마리아나제도 트래블 버블 체결식(왼쪽), 사이판 월드리조트 산책로 포토존(오른쪽) / 마리아나관광청, 여행신문CB
한-북마리아나제도 트래블 버블 체결식(왼쪽), 사이판 월드리조트 산책로 포토존(오른쪽) / 마리아나관광청, 여행신문CB

우리나라 첫 트래블 버블의 주인공은 북마리아나제도(사이판·티니안·로타)였다. 백신을 접종한지 2주가 지난 단체 여행객이라면 7월1일부터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여행 활성화를 위해 북마리아나제도는 파격적인 혜택을 걸고 나섰다. 현지 코로나19 검사 비용(1회 300달러)과 여행 경비 최대 1,500달러(각 섬별 최대 500달러, 7일 이상 체류 기준)를 지원한다. 한 현지 여행사 관계자는 “하나·모두·노랑과 같은 대형 여행사들이 가이드 백신 접종 여부 확인, 차량 상태 및 방역 대책 준비 등을 발 빠르게 준비하고 있으며, 주정부에서 역대급 보조금 정책을 추진하는 만큼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지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인 위주로 영업하던 호텔들이 영업 재개에 나섰으며, 현지 식당 이용에도 어려움이 없다”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적사들이 7월 말 운항 재개를 앞두고 있다. 

현지 PCR검사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소 북마리아나주는 1회, 푸켓은 2회 현지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푸켓의 경우 입국 시 코로나 보장 포함 건강보험 증명서와 코로나19 검사 예약 영수증 등을 지참해야 한다. 검사 비용은 1회 2,400바트(약 8만4,000원, 공항 기준)로, 현지 호텔에서 예약을 대행하고 있다. 

하와이 라나이 신들의 정원(왼쪽)과 몰디브 리조트 전경(오른쪽) / 여행신문CB
하와이 라나이 신들의 정원(왼쪽)과 몰디브 리조트 전경(오른쪽) / 여행신문CB

유럽·미주 등 장거리, PCR검사 음성이면 가능?

먼저 대표 휴양지들이 문을 열고 있다. 괌은 7월4일부터 입국 전 72시간 이내 음성확인서를 소지한 입국자들을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앞서 백신 접종자 한정으로 격리를 면제한 데서 보다 확대한 것이다. 괌정부관광청에서는 여행사가 실질적으로 모객할 수 있도록 지원방식을 구체화한 뒤, 조만간 세미나를 통해 세부 내용을 공유할 계획이다. 항공편도 복원되고 있다. 지속 운항해 온 진에어 이외에, 티웨이항공은 7월31일부터, 에어서울은 8월12일부터 인천-괌 노선을 재개한다. 현재 음성확인서 소지자라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하와이는 백신 접종률이 70%를 달성할 경우, 국경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개방한다. 6월13일 기준 주민 53%가 접종을 완료한 단계로, 8월 중순이면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추석연휴 전세기를 운영할 계획으로, 주요 여행사에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외국인의 안심여행을 위해 현지 여행업계 종사자 백신 접종 캠페인 'I’m Vaccinated'를 시행 중인 몰디브도 음성확인서만 지참하면 된다. 한 몰디브전문여행사 관계자는 “몰디브는 기존에도 경유편을 이용해야 했는데, 코로나19 전에 주 4~5회였던 항공편이 요즘은 절반밖에 없다”라고 전했다. 

프랑스 니스 거리(왼쪽)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성당 / 여행신문CB
프랑스 니스 거리(왼쪽)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대성당 / 여행신문CB

다음은 여행 재개 선두주자인 유럽이다. 프랑스는 지난 6월9일부터 백신 접종자라면 그 어떤 추가 검사 및 조치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백신 미접종자라면 72시간 전 PCR 검사 또는 항원 검사 음성확인서를 지참하고 항공편 탑승 시 제출해야 한다. 프랑스는 현재 식당·카페의 실내 영업을 허용하고, 박물관·유적지·공연장 등에 대한 제한 조치도 완화한 단계다. 대한항공과 에어프랑스에서 인천-파리 직항편을 운항 중이다. 오스트리아는 현재 한국을 포함한 안전국가에 한해 백신 접종, 음성 진단, 코로나 완치 세 가지 중 증명서 하나를 제시하면 별도의 격리 없이 입국이 가능하다. 5월19일부로 호텔·음식점·문화시설 등의 영업을 재개했으며, 7월에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이 오스트리아 버킷 리스트’ 캠페인을 론칭하기도 했다. 스위스, 스페인 등 한국인 인기 유럽 여행지도 음성확인서만 있다면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하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페인은 현재 직항편이 운항되지 않고 있다. 

*백신 접종 확인서 또는 PCR 음성 확인서 소지자 대상 격리 없는 주요 여행지(7월8일 기준)
괌, 하와이, 몰디브, 프랑스, 스위스, 그리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왼쪽)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 여행신문CB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왼쪽)과 네덜란드 로테르담 / 여행신문CB

빈손으로 가볍게, 지금 당장 GO

팬데믹 이전과 동일하게 자유롭게 방문가능한 곳들도 있다. 체코는 6월1일부터 한국인을 대상으로 입국 시 의무 격리,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면제했다. 5월26일부터 현지 대부분의 관광지, 레스토랑, 택시, 호텔 등이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다만, 레스토랑, 호텔 등 개별 업체에서 별도로 백신 접종 증명서, PCR 음성확인서 등을 요구할 수 있으니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벨기에도 한국인에 대해 어떠한 입국제한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으며, 핀란드는 직항편을 이용할 경우 목적에 관계없이 입국이 가능하다. 네덜란드 여행을 위해서는 사전에 건강상태 확인서만 작성하면 된다. 주요 장거리 노선은 코로나19 상황에도 꾸준히 유지됐다. 핀란드는 핀에어, 네덜란드는 대한항공과 KLM네덜란드항공이 현재 인천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유럽은 일찍이 역내 국경개방을 진행한 만큼, 직항편이 없다고 하더라도 한국인 대상 제한조치를 면제하는 국가를 묶어 여행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당장 갈 수 있는 주요 여행지(7월8일 기준)
체코, 핀란드, 벨기에, 네덜란드 

 

발리 우붓(왼쪽)과 발리 그린존 투어 구상안 / 여행신문CB, 발리SCI연합
발리 우붓(왼쪽)과 발리 그린존 투어 구상안 / 여행신문CB, 발리SCI연합

한국인 인기 목적지 동남아는 지금?

동남아시아 지역은 입국 전면 금지 등 강한 조치를 취하는 국가들이 많다. 그럼에도 여행 재개를 모색하고 있는 움직임은 포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는 지난 6월 인도네시아공항공사, 인도네시아관광청, 방역인증업체로 구성된 ‘발리SCI연합’을 구성하고 '그린존 투어‘를 추진 중이다. 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지참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발리 내 누사두아, 우붓, 사누르 3개 지역에 대해 격리 없는 여행을 허용한다는 게 골자다. 해당 지역에서도 방역 인증을 받은 시설만 이용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 간 현지 방역 역량 평가를 실시해 총 11개 시설에 대한 우수 시설 지정을 완료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목표 개시 시점은 9월로 잡았다. 

필리핀 세부 오슬롭투어(왼쪽)와 베트남 다낭 밤 거리 / 여행신문CB
필리핀 세부 오슬롭투어(왼쪽)와 베트남 다낭 밤 거리 / 여행신문CB

필리핀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외국인에 한해 국가 간 여행제한을 완화하는 협정인 ’그린 레인(Green Lane)‘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필리핀 제1의 인바운드 시장인 만큼 그린 레인 협정이 도입된다면 가장 먼저 시도할 것이라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최근 필리핀 정부가 내국인 대상 국내 여행 제한을 완화하는 등 여행 재개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 한국인 제3의 목적지인 베트남은 레저 목적의 입국을 여전히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모든 입국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3주 격리를 단축하려는 움직임은 있다. 베트남 보건부는 7월 한 달간 북부 꽝닌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격리기간을 1주로 단축하는 방안을 시범 운영한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각국 코로나 상황에 따라 입국 제한 조치도 수시로 변동되니, 출발 전 각국 정부 홈페이지, 우리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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