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이판 트래블 버블 첫 시행일이 7월24일 코앞으로 다가왔다. 타이밍이 참 절묘하다. 거리두기 4단계라는 불운과 ‘지속 가능한 새로운 방역 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맞물린 시점이니 말이다. 

최근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진자수 집계, 동선 파악, 집단검사나 격리 등에 초점을 맞춘 기존 방역 체제를 중단하기로 했다. 중증 환자 치료와 주기적인 백신 접종 등에 집중하며 독감과 같은 방식으로 치사율을 낮추는 방역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또 손씻기, 마스크 등 개인의 위생 수칙을 준수하도록 권고한다. 영국도 19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대부분 해제하고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로 결정했으며, 오스트리아 정부도 이와 비슷한 방식의 방역 체제 도입을 검토하는 중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 증가에 따라 사망률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는 만큼, 달라진 환경에 맞는 달라진 방역 체제를 도입하는 게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바이러스와의 공존 속 지속 가능한 방역 체제를 선택한 것이다.

우리나라 코로나19 사망률은 지난해 1.5~3%에서 최근 0.3% 수준으로 낮아졌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김윤 교수는 지난 13일 CBS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 점을 강조하고, 싱가포르처럼 새로운 방역 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확진자 수를 집계하지 않고 중증 환자의 치료에 집중하면서 치명률을 낮추는 데 집중하자는 주장이었다. 논란의 여지가 큰 것은 사실이다.  특히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발목이 잡힌 현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네덜란드나 캐나다 등처럼 방역 고삐를 바짝 죄는 해외 국가들도 많고, 아시아 여러 국가들은 백신 부족 사태까지 겹쳐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새로운 체제와 기존의 강력한 거리두기 체제 중 어느 쪽이 더 현명했는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겠다. 하지만 확진자수와 사망률, 접종률 등을 토대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한 국가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달라진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접근 방식에 대한 모색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거리두기 4단계 속에서 진행되는 한국-사이판 트래블 버블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를 간절히 응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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