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 출간
부동산에 담긴 현 시대 욕망 구조 세밀한 분석

도시와커뮤니티연구소 경신원 대표가 8월10일 '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를 출간했다 / 사무사책방(다산북스)
도시와커뮤니티연구소 경신원 대표가 8월10일 <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를 출간했다 / 사무사책방(다산북스)

우리 사회에서 흔히 부동산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다는 뜻)'로 대변된다. 고공행진하는 주택 가격에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집에 대한 열망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도시와커뮤니티연구소 경신원 대표가 쓴 <엄마 말대로 그때 아파트를 샀어야 했다>는 한국인의 집에 대한 집착과 소유욕을 낱낱이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다양한 세대와 만났다. 주택 마련이 삶의 목표였던 어머니의 친구, 서울에서 최대 주택 구매층으로 떠오른 30대, 강남권 입성을 서두르는 40대까지. 지극히 사적이기에 지극히 흥미로운 내 집 마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1부에서는 70세가 넘은 나이에 임대사업자가 된 어머니의 이야기, 2부에서는 부거 불안정으로 "어머니 말대로 집을 샀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딸의 이야기, 3부에서는 강남·아파트·집을 둘러싼 우리 시대의 욕망을 돌아본다. 

정부는 '집을 거주공간이 아니라,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저자는 오히려 이러한 정부의 대응이 주택시장에 혼란을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대다수 국민들에게 주택은 '투기'가 아니라 '투자'이고, 금세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은 직장인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모을 수 없는 천문학적인 숫자이기에 '그때 집을 꼭 샀어야 했다'라고 믿기 때문이다. 책 속의 주인공들은 "정부의 공허한 약속보다는 똘똘한 집 한 채가 더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고착화된 '강남불패 신화'를 들여다보며 한국사회의 사회·문화·경제자본의 성립과정에 대해 돌아본다. 

저자는 '우리 시대의 생존과 욕망, 집의 연대기'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내며 책을 마무리한다. 문제 해결이나 방향성을 제시하기 보다는, 거주하는 곳에서 자산 가치로 확대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한다.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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