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국내여행은 여행사의 손길에서 멀어진 것 같다. 빈자리는 각종 플랫폼이 채웠다. 게다가 여행업 종사자가 아닌 건축·요식업 등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지역 주민들이 직접 여행 상품을 출시하며 여행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크라우드 펀딩, SNS 등 일반 소비자와 더 가까운 판매 채널을 활용해 거리감을 좁혔으며, 젊은 세대의 호응도 제법 있었다. 이제 국내여행은 전문가의 영역에 그치지 않고 누구에게나 열린 시장이 된 셈이다. 이러한 트렌드가 해외여행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이미 변화는 시작된 만큼 여행사의 폭넓은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건 코로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여행사가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는 점이다. 트래블 버블 체결지인 사이판만 봐도 여행사를 이용해야만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소비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여행사로 쏠리고 있다. 게다가 해외여행을 간다는 자체가 뉴스가 되는 상황에서 여행사의 작은 성과만으로도 언론이 주목한다. 전에 없던 상당한 브랜드 홍보 효과다. 

이러한 선점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와 콘텐츠 두 가지 부분에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무장애 해외여행을 위한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한다. 코로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내·외 PCR 검사 등 해외여행을 위한 자잘한 단계들이 상당하다. 국가별 상황도 다르니 여행지를 선택하는 단계부터 스트레스다. 여행사가 이러한 귀찮은 부분을 제거하고, 원활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작은 부분까지 개입해야 할 것 같다.

상품 콘텐츠 측면에서는 로컬(Local)의 중요성이 커질 것 같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미 국내에서는 로컬 여행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획일화된 일정, 지역별 주요 명소만 찍고 가는 여행의 매력은 예전만 못하다. 오히려 한 지역에 머물며, 지역의 문화와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는 데 지갑을 열고 있다. 국내여행으로 보면, 양양의 서퍼 문화, 유기농 농업 문화가 발달한 충남 홍성 등이 좋은 예가 된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여행 시장은 백지상태가 됐다. 글로벌 OTA 빼앗겼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도록 가격 말고 여행사만의 특화 서비스가 출시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성균 기자 sage@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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