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메인디쉬로만 생각했더니
달달하고 부드럽게 미각을 자극했다. 
건강하고 맛있는 아세안 10개국 쌀 디저트를 모았다.

브루나이(Brunei)
코코넛 떡 푸딩
쿠왜 쿠소이(Kuih Kusui)

쿠왜 쿠소이는 브루나이의 전통 디저트다. 부드럽고 쫀득한 식감 때문에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디저트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라고. 쌀가루로 만들어진 달달한 쿠왜 쿠소이는 야시장이나 노점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코코넛 플레이크가 소복이 올라간 모양은 마치 함박눈이 내린 듯 포근하다. 

캄보디아(Cambodia)
쫀득쫀득
잭프루트와 찐 찹쌀(Steamed Sticky Rice with Jackfruit)

바나나 잎 안에 달콤함이 숨어있다. 잭프루트와 찐 찹쌀은 캄보디아의 주요 민족인 크메르인들이 사랑하는 디저트다. 한국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동남아 열대과일 잭프루트와 찹쌀, 코코넛 밀크로 반죽을 만든 뒤 바나나 잎으로 조심스럽게 감싸 쪄내면 완성. 새해와 캄보디아의 가장 중요한 명절 중 하나인 ‘프춤번(Pchum Ben)'에 즐겨 먹는 찹쌀떡이다. 

인도네시아(Indonesia)
바나나 떡 빙수
피상 이조 아이스(Es Pisang Ijo)

알록달록한 색으로 눈을 먼저 사로잡는다. 피상 이조는 인도네시아 술라웨시 마카사르 지역에서 유래한 디저트다. ‘피상’은 초록색, ‘이조’는 바나나를 의미하는데 모양이 마치 초록색 바나나처럼 생겨서 이름 붙여졌다고. 멥쌀과 코코넛 밀크가 어우러진 독특한 맛이 일품.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들이 금식을 마치고 일몰 직후 먹는 첫 번째 식사인 ‘이프타르(iftar)’ 요리로도 인기다. 

라오스(Lao PDR)
향긋하고 든든한
카오 니야우 쌍 카야(Khao Niao Sung Khaya)

두세 조각만 먹어도 배가 든든하다. 카오 니야우 쌍 카야는 코코넛 커스터드를 올린 코코넛 찰떡이다. 라오어로 ‘카오 니야우’는 찹쌀, ‘쌍 카야’는 코코넛 커스타드를 의미하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인기 만점 전통 디저트다. 찹쌀, 계란, 코코넛 밀크를 주재료로, 부드럽고 풍미가 좋은 것이 특징이다. 포만감이 높아 식사 대용으로도 좋다. 

말레이시아(Malaysia)
크리미한 식감이 으뜸
단흑미죽(부버 풀룻 히탐, Bubur Pulut Hitam)

말레이어로 '풀룻 히탐'은 흑미 찹쌀, '부버'는 '죽'을 의미한다. 코코넛 밀크의 크리미한 식감과 풍부한 향이 특징으로, 판단 잎을 곁들여 특유의 먹음직스러운 향을 끌어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티타임에 먹지만, 말레이시아에서는 하루 중 언제라도 즐겨먹을 수 있는 디저트다. 길거리 노점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얀마(Myanmar)
코코넛 경단
몰롱예뻐(Mote Lone Yay Paw)

미얀마의 전통 디저트 중 하나인 몰롱예뻐에는 ‘물 위의 주먹밥’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주 재료인 찹쌀가루와 재거리(동남아 전통 비정제 설탕)로 만든 반죽을 물 위에 동동 떠오를 때까지 삶기 때문이다. 주로 미얀마의 신년 축제 띵얀(Thingyan) 기간에 먹는 음식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양곤 시내 어디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필리핀(Philippines)
한국에는 약식, 필리핀에는 비코(Biko)

어딘가 친숙하다. 찹쌀떡의 일종인 비코는 한국의 약식과 색도 모양도 비슷하다. 쌀(kanin)을 먹다(kain)라는 뜻의 카카닌(kakanin)이라고도 한다. 흑설탕과 코코넛 밀크의 조합은 고소한 풍미와 쫀득한 식감을 자아내며, 늦은 오후에 먹는 필리핀식 새참인 메리엔다(meryenda)로도 인기다. 생일, 축제, 가족모임 때 주로 먹는 전통 간식이다. 

싱가포르(Singapore)
한 입에 사르르
쿠에 살라트(Kueh salat)

입 안 가득 달콤함이 퍼진다. 쿠에 살라트는 한 입 크기의 2단 떡케이크로, 유명한 페라나칸 디저트다. 여기서 페라나칸은 말레이 반도로 이주한 중국인들과 말레이인 사이에서 태어난 후손 및 그들로부터 파생된 독특한 문화를 말한다. 찹쌀밥 위에 코코넛 밀크 커스타드를 얹어 만들며, 진한 고소함과 부드러운 맛이 어우러진다. 고운 색감을 내기 위해 완두콩을 사용하기도 한다. 

태국(Thailand)
달콤한 소스에 동동
부어 러이(Bua Loi)

다양한 색의 찹쌀 경단이 코코넛 크림에 떠 있는 모습이 마치 연꽃을 닮았다. 부어 러이는 전분을 반죽해서 만든 이색 디저트로, 지역별로 반죽의 종류가 다양하며 계란을 넣기도 한다. 중국에서부터 말레이 반도에 이르기까지 부어 러이와 유사한 디저트를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특이한데, 정확한 유래는 잘 알 수 없다고. 단호박, 타로, 판단 잎 등으로 다채로운 색을 내기도 한다. 

베트남(Vietnam)
베트남식 크레페
반짱느엉(Banh Trang Nuong)

반짱느엉은 베트남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길거리 음식 중 하나다. 서늘한 기후를 가진 달랏 지역에서 유래했지만 길거리 음식의 천국인 사이공에서도 점점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 라이스 페이퍼에 햄, 치즈, 야채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구워내 맛도 영양도 만점. 베트남식 크레페 혹은 베트남식 피자라고 불리는데 차가운 두유와 먹으면 금상첨화.

▶일주일 내내 아세안 디저트 파티
눈으로 보기만 하니 궁금증이 마구 샘솟는다. 본고장에서 직접 맛보고 싶지만, 여전히 해외여행은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고 좌절하지 말 것. 한-아세안센터가 10월4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EBS <최고의 요리비결> 아세안 특집편을 통해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월~금요일 오전 10시50분부터 30분간 EBS1 채널에서 아세안 10개국의 쌀로 만든 디저트 10선을 소개한다. 가수 겸 연기자인 MC 김동완과 김영준 셰프가 식재료를 준비하고, 누구나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를 안내한다. 요리에 얽힌 유래와 특징을 알아보며 아세안에 한 뼘 더 가까워지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 

 

글 이은지 기자 사진 한-아세안센터(ASEAN-Korea Cen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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