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보도자료가 쏟아진다. 복직 소식을 알리는 지인들이 하나둘 늘었다. 팸투어 참석을 요청받았고, 인터뷰를 요청할 일이 많아졌다. 온라인 미팅 대신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여행기자에게는 여행이 돌아왔다는 신호다. 

지난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요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는 단연 여행이다. 해외 패키지여행 단체가 출발하기 시작했고, 사이판 트래블 버블 상품 예약자는 14일 기준 8,000명을 돌파했다. 지난 8일에는 우리 정부와 싱가포르가 트래블 버블에 합의했고 태국, 말레이시아 등 백신 접종자에게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아시아 국가들도 하나둘,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내년 설 연휴와 특정 지역 전세기를 준비하는 여행사들도 포착됐다. 지방공항 국제선 재개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는 요즘이다. 여행이 돌아왔다는 더 확실한 신호다. 

현장에 돌아온 여행인들은 어떨까. 최근 만난 취재원들의 목소리는 밝다 못해 뜨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 뒤로 아쉬운 마음도 꺼내야겠다. 해외여행의 문이 다시 열리긴 했지만 이전과 같은 조건은 아니다. 출입국 조건은 이전보다 더 까다로워졌고, 현지에서 손님들의 여행을 책임지던 가이드나 여행 업체들이 다수 사라지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여행을 결정하는 기준도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여행사들이 다시 내놓은 해외여행 상품에서 코로나19 방역과 관련된 가이드라인 외에 달라진 점은 찾기 어려웠다. 일정도, 상품 이용 조건도 그리고 가격도. 조금 더 업그레이드된 여행을 기대했지만 막상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는 어느 취재원의 눈빛에도 실망감이 어려 있었다. 

정상화로 향하는 과도기인 지금이 그래서 중요하다. 달라진 환경에 맞게 상품을 재정비하고 가다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발이 꽁꽁 묶여 있던 지난해부터 모두가 여행을 꿈꾸지 않았나. 이제 공백기 동안 그린 여행을 시장에 내놓을 시간이다. 여행이 달라졌다는 신호를 기다린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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