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고은 기자
손고은 기자

2년 만에 해외취재를 다녀왔다. 오랜만의 해외취재에 설렌 마음을 감출 수 없었지만 너무나 달라진 환경에 놀란 마음 또한 감출 수 없었다. 

우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출국 날짜에 맞춰 코로나19 백신 접종 일정을 앞당겼고, 출국 72시간 전 PCR 검사를 받아야했으며 해당 국가의 온라인 사전 입국 신고와 해외여행자보험, EU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를 신청했다. 준비해야 할 서류가 많아진 만큼 여행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상당했다. 현지에서도 귀국 전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았고, 귀국 후에도 국내에서 두 차례 검사를 또 받았다. 매일 질병관리청 검역신고 앱에서 자가진단 현황을 14일 동안 제출해야 했다. 현지에서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 시간에 받지 못해 부랴부랴 공항에서 긴급 검사를 받은 기억은 그다지 회상하고 싶지 않다.  

비용도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필요하지 않았던 서류를 준비하며 발생하는 각종 비용은 수 십만원 수준에 달했고, 항공 운임도, 숙소 가격도 예전과 다른 수준으로 다가왔다. 9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이었지만 식사 시간 외에는 물과 주스, 커피 정도의 음료 서비스만 제공하고 주류나 스낵류는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현지 가이드는 2년 사이 물가가 약 20% 정도는 올랐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 여행사들의 특가 프로모션이 아쉽다.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파격적인 특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만큼은 가격보다 전문가들의 손길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이 강조되어야 한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대행하고, 해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돌발 상황을 책임지고 돕는 전문 서비스라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소비자들은 많아 보인다. 또한 어쩌면 이번 기회로 여행사의 상담이나 예약 대행 서비스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을 심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행히 소비자들의 해외여행에 대한 심리는 빠르게 온기를 찾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적절한 타이밍은 지금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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