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10일 의무에 12월 여행 줄줄이 취소
연장 여부에 긴장…전세기‧사업계획 일단 스톱
트래블버블 체결 싱가포르‧사이판도 '풍전등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에 10일 자가격리 조치가 부활하며 여행업계가 또 다시 망연자실했다 / 픽사베이 

여행업계가 12월3일부터 갑작스럽게 적용된 해외 입국자 10일 자가격리 의무 조치로 혼란에 휩싸였다. 여행사들은 당장 12월 출발을 앞둔 여행객들의 빗발치는 취소 요청 대응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겨울 준비 중이던 전세기나 내년 사업계획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엇보다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한 여행심리가 오미크론 복병을 만나면서 한순간에 꽁꽁 얼어버린 데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지난 1일 정부가 10일 자가격리 의무 지침을 발표한 직후 여행사들은 그야말로 비상이 걸렸다. 이번 자가격리 의무 기간은 12월3일부터 16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데 주요 여행사들은 해당 기간 내에 도착 예정인 여행객들의 경우 취소수수료를 100% 면제하고, 이후 일정에 대해서도 정부 지침 연장 여부에 따라 동일하게 적용해주는 쪽으로 대응했다. 대부분 여행사들이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했으나 각사마다 세부 조건에 약간의 차이가 있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혼선이 생겼다. 또한 취소수수료 면제의 경우 여행사들이 기획한 여행상품, 즉 패키지 여행 상품에 한해서 적용될 뿐, 항공권이나 호텔, 에어텔의 경우 항공사나 호텔의 규정에 따라야 해서 이에 항의하는 소비자들과 또 한바탕 전쟁을 치르기도 했다. A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감염병 발생시 위약금 감면 기준을 마련하긴 했으나 강제성이 없어 여행사마다 다소 조건이 다르다”며 “항공사에 취소수수료 면제를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질지 모르겠다”고 2일 설명했다.  

지금 당장은 한시적 조치를 마련하고 대응하고 있지만 여행업계는 추후 자가격리 조치 연장 여부를 놓고 초긴장 상태다. 자가격리 조치가 해외여행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내년 1분기 전체 업황까지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 겨울 준비 중이던 여러 전세기와 사업계획서도 공중에 뜬 상태다. B여행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논의했던 겨울 전세기들은 대부분 불발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출발 확정이었던 전세기마저도 운항 여부를 재검토할 처지에 놓였다”며 “내년 사업계획서도 지금으로선 무의미하다”고 토로했다. 

항공사들도 노심초사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처럼 각국이 출입국을 아예 막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운항을 중단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추후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은 크다. C항공사 관계자는 “11월에 재개한 일부 노선과 12월 재개 예정이었던 노선들은 12월2일 기준 당초 계획대로 운항할 예정이지만 오미크론 여파를 주시하고 있으며, 정부 지침에 따라 운항 계획에는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래블 버블도 오미크론 변수로 풍전등화에 놓였다. 싱가포르의 경우 여행안전권역(VTL) 여행객들에게 현지 도착 3일째와 7일째 신속항원검사(ATR)를 추가하기로 11월30일 발표했다. 입국 직후 PCR검사 1회를 진행했던 것과 비교해 강화된 조치다. 다만 우리나라 입국시 격리 조치에 대해서는 일단 현행을 유지하는 쪽으로 결정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일 각 항공사에 트래블 버블 시행국인 ‘사이판과 싱가포르에 대한 자가격리 기준은 현행(면제)을 유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아나관광청과 싱가포르관광청도 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귀국 직후 방역 지침은 오미크론 확산 여부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는 만큼 향후 변동 여지는 큰 상태다. 또 국내 상황에 따라 트래블 버블 체결 상대 국가가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여행항공 관련 주가는 오미크론 변수 여파에 11월29일 큰 하락세를 나타내다 12월2일에는 소폭 반등했지만 힘이 크게 빠진 모습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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