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모리는 혼슈지방의 최북단에 위치해 있으며 아직도 일본 안에서 베일에 가려진 일면을
간직한 곳이다. 일본인들은 이 곳을 가리켜 마음의 고향이라 자부하고 있다. 그만큼 대부분
사라졌다고 여기고 있는 옛 일본의 고유 전통과 독특함을 간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축제의 도시
‘태어나서 미안합니다’
지독한 염세주의와 철저한 자기파괴적 성향으로 인간은 절대 행복하지 않다고 항변한 작품
‘인간실격’의 저자 다자이 오사무(太宰治)는 태어나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강물에 뛰
어 들었다. 8번째 자살 시도 끝에 결국 스스로 삶에 마침표를 찍는데 성공(?)했다. 그에게
자살은 또 다른 삶으로 향하는 입구이자 해방의 수단이었다.
그는 그의 생애 총 8회에 이르는 자살시도로도 유명하지만,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강물에
투신해 동반자살을 꾀하지만 번번히 자신만 살아남게 돼 그의 표현을 빌자면 ‘구차하기만
한 삶’을 억지로 이어나가야 했던 희극같은 비극으로도 유명하다. 인간 실존에 대한 끈질
긴 회의와 의구심을 품었던 그에게 삶은 그저 본의 아니게 ‘태어나서 미안할 따름’인 하
찮은 것이었다.
다자이 오사무가 태어나고 자란곳, 일본 아오모리현. 아오모리현 쯔가루에 있는 그의 기념관
과 사생관으로 불리는 그의 생가에는 지금도 많은 문학지망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
다. 도대체 아오모리의 그 무엇이 그에게 그토록 철저한 염세관과 자기파괴적 성향을 안겨
준 것일까. 일본 혼슈 지방 최북단에 자리잡고 있는 아오모리와 다자이오사무의 인생행로
사이에는 아무런 합일점을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정반대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 굳이 둘을
연결하자면 아오모리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일본 고유의 전통이 그에게 문학가적 영감을 한
없이 안겨 주었을 것이라는 식으로밖에 연결할 수 없다.
아오모리현을 이루고 있는 쯔가루지방, 남부지방, 시모키타 지방은 축제와 공예품 뿐만 아니
라 사용언어조차도 제각각일 정도로 다양성으로 충만해 있다. 한국인에게는 특산물인 사과
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혼슈 최북단이라는 지리적 특징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오모리는 겨울이 길다. 이미 11월
부터 새하얀 눈이 시도 때도 없이 내리기 시작한다. 적설량도 수 미터에 이른다. 이런 이유
로 겨울철 아오모리는 온통 스키 천국이 된다. 아오모리 현 내에만 14개의 스키장이 있으며
각 스키장마다 저마다의 재미와 수려한 경치를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2003년 제5회 동계아
시안게임 개최지로 결정된 곳이기도 하다.
또 스키장과 그 주변에는 대부분 온천장이 있어 스키와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도 하다. 이곳 온천은 유황천을 비롯해 병을 치료해 주는 뛰어난 탕치효과로 일본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계절별로 각각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토와다 호수를 비롯해 오이라세 계류, 두려운 산
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일본 3대 영산 중 하나인 오소레잔, 쯔가루 지방 영주의 거대한 성
으로 1611년 완성된 히로사키 성 등 발길 닿는 곳마다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넘쳐나는 아오
모리는 그런 관광명소 외에도 일본 고유의 갖가지 축제로도 유명하다.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었다는 이유가 일본 고유의 전통과 역사를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간직하게 했다.
아오모리를 찾아 본 적 없는 이들도 한 두 번 들어서 익히 알고 있는 아오모리 네부타축제
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다. 네부타축제는 신화 속, 전설 속의 인물이나 신을 길이 폭 모
두 4∼5m 에 이르는 거대한 인형으로 형상화하고 이를 끌고 거리를 행진하는 축제다. 한여
름 무더운 밤에 우렁찬 북소리의 장단에 맞추어 군중들의 활기찬 호령과 더불어 이루어진
다. 일본 내에서 가장 생동감 넘치는 축제로 정평이 나 있다.
‘히로사키 성 백설등롱 축제’도 빼놓을 수 없는 화려한 축제다. 이 축제는 히로사키 시의
겨울철 정례행사로 정착되었는데, 처음엔 길고 추운 겨울철 지역 주민들의 교류 등을 목적
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가족 동반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변했는데 매우 정교하
게 만든 눈사람과 백설 등롱이 온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 밖에도 히로사키 벚꽃 축제, 네푸타축제, 다나베축제 등이 있어 아오모리를 주저없이 축
제와 눈과 온천의 도시라 일컬을 수 있다.

30년 전통의 고마키 온천호텔
미사와역 앞 남쪽에 자리잡은 22만 평이라는 광대한 부지에 전개되고 있는 고마키(古牧)온
천 시부사와 공원. 올해로 개업 30주년을 맞이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고마키온천은 이
거대한 공원안에 다소곳하게 안겨 있다. 그리고 공원안에는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고마
키 그랜드 호텔 네 채와 여관 등이 들어서 있어 호젓한 분위기 속에서 온천욕과 휴식을 겸
할 수도 있다. 고마키 그랜드 호텔과 여관은 총 3,000명 가까운 수용규모를 지녔다. 또 그
주변에는 산보도로가 있어 산책을 즐길 수도 있고 산책 도중 곳곳에 들어 선 민속박물관,
오카모토타로 선생 기념관 등 문화시설에도 들러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7월에는 ‘일본 갓파 용신제’가 열려 지역주민들과 관광객이 일체가 되
어 웅장한 이벤트를 전개하고 있기도 하다. 약 1만평에 이르는 갓파늪에서 펼쳐지는 이 축
제는 갓파늪에 사는 세 용이 보물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다투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매
년 유명가수의 쇼와 불꽃놀이 등 풍성한 볼거리로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또 공
원내에는 자연과 더불어 문화의 향취도 짙어 일본의 근대사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저
명한 작가와 문화인, 정치가, 종교가의 책도 수많이 전시되어 있다.
“고마키 온천에는 세 군데의 대욕탕이 있는데 이 온천은 전국 여행업자의 투표로 결정되는
‘일본의 온천 100선’에 지난해까지 8년간 연속해 일본제일로 평가받은 명탕”이라고 스기
모토 마사유키(杉本正行)부사장은 자랑한다.
대욕탕은 고마키 온천의 원탕인 서붕욕전으로 약 1,200평의 넓이를 자랑하는 일본 제일의
대암탕으로 한번에 최고 2,000 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광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더욱이 서붕
욕전 앞의 서붕연못에는 일본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불리우는 호쾌한 ‘절경노천
탕’이 있어 한껏 매력을 더하고 있다. 야외의 바람과 햇살과 함께 할 수 있는 ‘절경노천
탕’은 지난해 4월 고마키온천으로서는 최초의 노천탕으로 오픈했다. 살결을 스치는 바람과
초롱초롱 빛나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어 대인기다.
이 밖에도 갓파 레스토랑, 대연회장, 25m에 이르는 온천 풀, 30레일 볼링장, 어린이부터 노
년까지 즐길 수 있는 대형 게임장 등이 있어 온천욕과 함께 다양한 레저활동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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