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칼럼] 전면금연
[김효준 칼럼] 전면금연
  • 여행신문
  • 승인 1997.03.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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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연가의 마지막 보루인 아시아지역도 이제 운명의 날을 선고 받았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공사들이 2,3년전부터 기내금연을 실시해 오고 있는 터에 미국굴지의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이 작년 7월1일 미 국내선 전구간에 금연조치를 취한 이래 만1년인 금년 7월1일부터 아시아와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노선에서도 전면금연을 실시한다고 선언했다. 그 동안 흡연인구의 비율이 높은 아시아와 중남미 노선에서 금연조치는 자칫 애연가들로부터 기피 항공사가 되지 않을까 망설여 왔었다.
마침 미국의 담배재벌회사중 하나인 리게트그룹(라크와 채스필드 등의 담배를 생산)이 지난 3월20일 그 동안 담배회사들이 끈질기게 미국 굴지의 담배회사들의 주가가 폭락하는 위기를 맞게 했다.
일은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호주의 주정부들은 흡연으로 인한 건강 피해로 지출되는 엄청난 예산을 미국담배회사들로부터 보상을 받기 위해 법정투쟁을 벌일 것이라 한다.
외제담배가 판을 치고 있는 우리니라에서 진작에 흡연관련 질병퇴치에 정부예산을 투입했더라면 우리도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
여하튼 항공사들이 기내 금연을 강행하는 이유는 담배의 유해성이나 흡연자의 권리에 대한 논쟁보다는 상업적인 이유가 앞선다. 우선 흡연석을 별도로 관리하지 않으면 예약관리, 기내청소 정비, 화재예방, 항공기 배치 등등 여러 분야에서 비용이 절감된다.
민간항공이 아직 걸음마 단계였던 1930년대의 비행정(Flying Boats)에는 등나무 의자에 앉아 쿠바산의 시가나 파이프 담배를 피워 물어 중후한 남성미를 과시하는 그 시절의 멋이 있었다.
기내 흡연인구는 2차대전을 거치고 70년대에는 60%로 80년대말에는 40%로 떨어지더니 90년대 중반부터 흡연승객의 비율은 20%이하로 급락했다. 여기에는 상대적으로 늘어난 비흡연여자승객과 담배를 피우지만 기내에서는 받는 여러 가지의 푸대접을 피하기 위해 비행중에는 삼가는 잠정적 금연자의 비율이 증가한 탓이다.
80년대말까지만 하더라도 술과 담배 그리고 커피는 기내의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는 유일한 서비스였다.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담배에 대한 유해논쟁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과 동시에 항공사들은 우선 단거리 노선에서 금연조치를 위하면서 대신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대폭적으로 개선해 흡연의 유혹을 줄이고자 했다.
그러나 흡연인구가 높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장거리 노선에서는 사정이 좀 달랐다. 10시간 이상이면 애연가들이 금단현상이 보이지 않을까. 그로 인해 기내안전이 위협을 받지 않을까. 또 다른 승객에게 거칠게 구는 행동을 하지 않을까. 별의 별 걱정을 다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담배회사가 유해를 스스로 인정했다. 항공사는 법적으로 명분을 찾은 것이다. 유해한 서비스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애연가들에게만 고통이 더해 가고 이제는 흡연자의 권리를 요구하기도 힘들게 되는 것 같다.
애연가를 위한 한마디의 위로의 말은 기내의 공기는 지상에서 보다 그다지 좋은 것이 못된다는 점이다. 예를들어 보잉747 점보기의 순항고도 1만2천km 상공에서 기내기압은 지상에서보다 약간 낮게 유지되지만 항공기 바깥의 기압은 훨씬 낮아 출입문에 13톤의 압력이 안에서 밖으로 작용할 정도여서 바깥의 공기가 바로 기내로 흘러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 이륙할 때 밀패시킨 공기를 비행중에 3∼4분 간격으로 순환시켜 준다. 이때에 바깥 공기는 영하 50도 이하로, 열을 가해 덥히고 또 습기를 제거하여 기내로 흘러 보낸다. 기내에서는 계속해 공기를 데운 후 다시 식혀 순환시키므로 이산화탄소가 높고 건조하다.
한마디로 기내에서는 담배를 피지 않는 것이 좋다. 기압이 낮으니 술도 빨리 취한다. 제일 좋은 것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자, 이제는 어느 항공사가 최고급의 물을 서비스하느냐로 경쟁을 벌여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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