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칼럼] 친절(Ⅱ)
[김효준 칼럼] 친절(Ⅱ)
  • 여행신문
  • 승인 1996.12.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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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은 서비스산업의 본령이라 했다. 제조업이라면 친절을 주성분으로 가공하는 방법중에 「사용하기 쉽도록(User Friendly)」만들고 친절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며 보증수리기간을 연장하고 불량품의 리콜제도를 도입하거나 환불을 해주는 등 제도적인 조치가 가능할 것이다.
서비스업에서는 친절을 어떻게 제품화할 것인가. 1970년대 중반에 싱가포르 항공이 거둔 성공사례를 살펴보자. 대부분의 항공사가 비슷한 기종으로 같은 항로에 같은 속도로 비슷한 요금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으로 상품을 차별화할 것인가에 고민을 했다. 고심 끝에 싱가포르 항공은 「싱가포르 걸 (Singapore Girl)」을 광고의 과녁으로 초점을 맞추고 상품의 차별화에 전력투구하기로 했다. 우선 「싱가포르 걸은 「우아하고 매력적이며 도움을 주는 (gracious, charming, helpful) 여승무원」의 상을 구체화시켜 여행소비자들이 실제로 이런 여승무원의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여 주자는 것이었다. 매우 추상적인 형용사를 시각화 내지 실체화 하는 작업으로 우선 말레이의 민속의상인 「사롱케바야」를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하여금 다시 다듬어 우아함을 한결 돋보이게 하고 이 유니폼을 입은 여승무원들은 항상 따뜻한 물수건을 다른 항공사보다 더 자주 서비스하며 어느 항공편에서나 고급기내식을 푸짐하게 제공하도록 했다. 승무원들은 사소한 것에 까지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세심한 정성을 보이도록 했다. 잠이든 승객에게 커텐을 내려 주고 독서들을 끄며 베개를 바로해 주고 모포를 덮어주는 등 무엇인가 도움을 주지 않고는 못 배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런 서비스의 실체화를 위하여 승무원의 채용, 교육훈련 근무방법 절차, 동작 등 모든 분야에 연구와 반복실습을 통하여 엄격한 기준을 세우고 철저하게 행동으로 옮겼으며 매 비행편의 객실서비스는 철저한 내부평가와 승객들의 반응을 분석하여 수정하는 작업으로 개선해 나갔다. 그리하여 객실전체에 항상 환대의 분위기가 넘치도록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80년대부터 항공사에 대한 규제가 풀리고 90년대에 들어서서 항공여행이 더욱 보편화 되면서 소비자의 요구가 달라졌고 더욱 다양해 졌다. 지난 여름 영국의 비즈니스 트래블러 잡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여행객들의 항공사에 대한 선호기준이 다섯가지로 나타났다. 첫 번째가 스케줄, 두 번째로 정시성, 세 번째로 안전, 네 번째로 신속한 탑승수속, 다섯 번째로 노선망이 중요한 것으로 꼽혔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신속한 탑승수속이 네 번째로 부상한 것이다. 종전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거나 객실서비스가 더 중요한 항목으로 인정받았던 것이다.
물론 이 조사는 비즈니스맨들을 상대로 한 것이니 그런 결과는 당연한 것이 아니냐 하겠지만 뒤집어 말하면 객실서비스는 다 비슷비슷하여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의미도 된다.
아무튼 위 네 번째부터 다섯 번째까지 모두가 친절을 실체화 시킨 요소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은행의 고객서비스에서 창구의 신속한 서비스가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신문에 실린 적이 있다. 친절한 은행이라도 고객이 긴줄을 서서 기다리는 은행은 결국 줄서 줄 사람이 없어지는 경우를 당할 것이다. 친절은 마음과 태도만으로 실체화 시킬 수 없다. 즉, 사람만으로 해결되는 과제가 아니다. 거기에는 반드시 추상적이든 실체적이든 「정답고 고분고분함」을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제도일 수도 있고 시설일 수도 있다. 이것으로 상품을 차별화 할 수 있는 업체가 진실로 친절에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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