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의 객실서비스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2차대전과 80년대에 들어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항공사의 규제완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2차대전시 장거리 항로로 병력을 수송할 때 기내에서 사람을 밀집대형으로 열을 지어 앉히는 방법이 보편화 됐고 60년대부터 젯트여객기가 등장하여 고공으로 비행을 하게되자 좌석마다 산소마스크와 구명조끼에 좌석벨트 등을 갖추어야 했고 좌석은 뜨고 내릴때의 충격을 이길 수 있도록 견고해야 했다. 또 객실에 칸막이를 하여 1등과 2등으로 나누고 개인당 점유공간에 차이를 두기 시작했다.
1등석이니 2등석이니 하는 등급은 배에서부터 유래하여 선실의 등급은 선창으로 내려갈수록 낮아지고 비행기에서는 꼬리쪽으로 갈수록 낮아지지만 머지않아 한꺼번에 6백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는 초대형 점보기가 등장하면 침실이 있는 특등실은 항공기의 맨 아랫부분, 즉 지금은 화물을 싣는 칸으로 내려가게 되리라 예상된다. 항공기의 경우는 최대이륙중량뿐만 적재공간(SPACE)의 제약 때문에 육상교통 수단처럼 입석이라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으려니와 두사람이 앉는 좌석에 어린아이를 끼어앉히는 것 마져도 허용되지 않는다.
80년대에 전세계로 확산된 규제완화 조치는 IATA의 협정요금 체계를 무너뜨리고 항공사의 이윤성을 잠식하기 시작했다. 고삐풀린 요금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가 비용을 줄이는 것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객마일당 수입(1명의 여객이 1마일을 비행하는데 들어온 수입)은 높이고 좌석마일당 비용은 줄이는 것이다. 따라서 가용좌석을 최대한으로 채워 비어서 썩어 없어지는 좌석을 최대한으로 막아야 했다. 이런 시대적 요구에 재빨리 착안한 기업가들이 이른바 「노프릴(No frills) 저요금(Low fare)항공사」를 출범시켰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Laker Airways 와 미국의 Peoples Express나 Southwest를 들 수 있다. 예약제도를 없애버리고 오는 순서되로 탑승시키며 손가방만 가진 사람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여 수하물은 개당 추가요금을 물리고 기내에는 도시락을 싸오거나 사먹도록 했다. 술도 돈을 받았다. 술 안마시는 승객이 술마시는 승객의 술값을 포함시킨 요금제도는 형평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금은 풀서비스를 하는 항공사의 반값을 받았다. Laker는 이를 「공중열차(Sky Train)」라고 불렀다. 이들의 인기는 한때 전정부지였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Laker는 영국황실로부터 지사작위를 수여받아 Freddie Laker가 됐다.
규제가 풀린 항공운송사업은 상품규격에 대한 표준도 무시해 버렸다. 종전에 1등실 앞뒤좌석간의 거리(Seat pitch)는 34인치 2등에서는 32인치 전세기에서는 29인치로 통용되던 것이 준 1등에 해당하는 「비즈니스 클래스」라는 새로운 상품이 좌석간 거리를 40인치 이상 늘리면서 1등도 50인치 이상 그리고 요즈음은 아예 처음부터 들어누워 가는 침실은 사람 키만큼 공간을 두고 있다. 2등석도 기내영화나 전장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혜택을 받았지만 좌석공간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좌석공급이 달리는 성수기에는 앞 뒤 좌석간 거리를 최대한으로 줄여 약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추가좌석을 장착할 수 있어 보유항공기가 1백대인 항공사는 큰돈 들이지 않고 10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맛보게 된다. 다시 비수기에 접어들면 좌석을 원상복구 시키거나 공간을 최대한으로 늘려 서로 자기들의 객실이 가장 안락하다고 선전을 하며 어떤 항공사는 3개의 좌석이 연결된 경우에 중간의 좌석은 항상 비워둔다고…. 그러나 좌석공간의 크기만이 객실의 안락함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기내온도, 환기, 조명, 분위기, 승무원의 태도, 기내식의 질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한다. 앞으로 항공기내 좌석에도 퍼지시스템(Fuzzy system)이 도입돼 단추 하나 누른후 자기가 원하는 가장 편안한 자세를 취하면 머리, 목, 어깨, 허리, 엉덩이, 다리, 전신을 편안히 감싸주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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