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준 칼럼]요금경쟁(Ⅲ)
[김효준 칼럼]요금경쟁(Ⅲ)
  • 여행신문
  • 승인 1996.06.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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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수요공급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상식에 속한다.
이 상식이 미국에서는 80년대 한국에서는 90년대 이전의 국제항공여행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협정요금체계를 철저히 준수했기 때문이다. 요금에 대한 규제가 풀렸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미국이 착/발인 경우를 제외하면 여타의 지역에서는 IATA 협정요금체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가격체계가 협정요금에 바탕을 두고 있는 철저하게 시장기능에 맡겨졌든 여행상품의 유통구조는 지금까지 변함 없이 항공사와 대리점(중계인) 그리고 소비자(여행자)를 잇는 삼각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대부분 항공사의 경우에 전체판매액은 평균하여 대리점 판매분이 약 70%, 직접 판매분이 약 20%, 그리고 타 항공사들이 판매해주는 분이 약 10% 정도로 구성된다. 판매액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대리점이 크게는 백화점이나 대형 수퍼마켓 규모에서 작게는 동네의 구멍가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항공사가 내놓은 상품이 모두다 잘 팔리는 것이 아니듯 대리점이 판매하는 상품도 모두가 똑같은 이윤을 내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것에 상관없이 대리점의 판매수수료는 평균 9%, 이것으로 모든 경비를 제하고 먹고살아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여행도매업제도가 아직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터이라 머첸다이징(Merchandising) 기법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항공사와 호텔에 연간으로 좌석/객실공급 계약을 맺어 성수기에 확보한 좌석/객실은 팔아 비수기에 밑진 것을 보충하는 연간상품화 계획을 말한다. 우리의 현실은 항공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도 제대로 지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패키지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의 경우에는 항공요금에서 경쟁적으로 할인해준 부분을 지상비, 특히 그중에서도 쇼핑커미션에서 보충하는 것이 현실이다. 여행업계는 성수기에는 좌석확보경쟁, 비수기에는 요금할인경쟁 등 일년 내내 경쟁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한해에 20%이상 아웃바운드 시장이 성장하는 곳에 좌석공급을 그 선에 맞출 수 있는 항공사가 있을 수가 없다. 결국 성수기에는 좌석공급이 딸리고 비수기에는 남아돌아 아우성이다. 이렇게 수요곡선이 계절에 따라 급상승했다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시장에서 가격정책은 혼란스럽기 마련이다.
지난회에서 여행소비자는 항공요금의 원가를 알리도 없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다고 했다. 단지 비교해서 낮은 요금쪽이 승산이 있다. 같은 목적지에 같은 일정으로 갑의 여행사는 100, 을은 90하면 물은 낮은 쪽으로 흐르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자기논으로 물을 끌어들이려면 옆의 논두렁보다 낮게 물꼬를 열어야 한다. 낙차가 크면 클수록 물은 더 급하게 흘러 들어온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항공사도 황금노선이 있는 반면에 만성적인 적자노선이 있다. 마찬가지로 여행사도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 있는가 하면 수요는 높으나 뒤로는 밑지는 상품이 있다. 그래서 흔히들 80/20규칙(Pareto principle)이라고 부르는 공식을 적용해 본다. 시장점유율이 80% 이상일 때 독점이라 하고 전체 수입의 80%는 불과 20%의 상품이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 규칙에서 확인할 수 있는 교훈은 가격보다 중요한 것이 상품이라는 것이다. 상품만 좋으면 가격 때문에 시달리자 않는다. 다음으로 가격이다. 독점이나 과점이 아닌 시장에서 경쟁은 필연적이다. 그 다음은 유통구조를 확실하게 장악하는 것이다.
항공사와 여행사는 제나름대로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고 이것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의 판촉활동을 편다. 그래서 상품·가격·유통·판촉 이4가지를 복합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마케팅의 요체가 된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장을 독점해 보고 싶은 욕심을 갖게 되고 그런 참신한 아이디어가 도처에 널려 있는 듯한 인상을 받는 곳이 여행시장이다. 1회 소모품이므로 먹고 나면 찌꺼기도 없고 먹은 흔적도 없다. 기똥찬 새로운 상품만 계속 만들 수 있다면 요금경쟁 따위는 골 썩을 필요가 없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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