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견례도 없이 먼저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우리의관광산업이 여간 어려운 때에, 그런가하면 관광과 관련된 굵직굵직한 국제행사의 판을 벌려놓은 이때 지구태사장은 한국관광공사의 중책을 떠 맡았습니다. 국민과 함께 소리없는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 김영삼시대에 역시 지사장께서도 소리없이 나타난 인물이 되어 모두가 의아해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긴 전임 조영길사장이 지난해 3월 17일 연임되었을 때 문민정부가 들어서면 임기전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는 예측했지만 최근 며칠동안은 후임이 누구냐로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잠깐 지사장의 지난 공직을 열거할까 합니다.

올해 65세 전남 고흥산인 지사장은 지난 85년 12대국회에 민정당 전국구 37번으로 국회의원이 돼 최근 13대때까지 정치일선에 있었더군요. 그 전에는 외무부국제기구과장, 뉴욕부영사, 로스앤젤레스총영사, 휴스턴총영사, 오사카총영사, 외무부의전실장, 콜롬비아대사, 이탈리아대사, 한적부총재겸 남북적십자회담 수석대표. 이 전력을 놓고 굳이 관광공사의업무와 지사장을 연결시킨다면 외교관 경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막상 관광공사가 해야할 일들은 우리나라의 관광자원개발도 중요하지만 국제관광에 중점을 두어 많은 외국관광객을 끄어들이는 일이 중차대하기 때문에 국제감각에 익숙하고 민간차원의 무게있는 외교활동을 펴나갈 수 있는 사장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겪게되겠지만 관광공사 사장은 해외출장이 연중 부산할 것입니다.

신임 지구태사장.
지난해만도 우리의 관광수지적자가 5억달러가 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겠지요. 이는 외래관광객 2백 23만명이 32억 5천 8백만달러를 쓰고 같데 비해, 내국민 해외여행자 2백 4만명이 37억 6천여만달러를 나라밖에서 썼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관광수지적자는 넓게 볼 때 관광공사의 적자운영과도 맥락이 같다는 국가적 책임의식을 가져야할 것입니다.

관광공사가 올해 1천 6백 70억원의 수익을 올려 1천 5백 30억원을 쓸양으로 예산규모를 잡아놓고 있지만 관광수지는 적자를 메꾸지 못하면서 1백 30억원정도의 자체 이익을 냈다고 지사장은 올 연말에 떳떳이 얼굴을 내세울 수 있겠습니까. 30년의 역사를 가진 관광공사는 지난 73년을 기점으로 경영체제와 사업방향이 영리위주에서 비영리사업위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62년 창립당시부터 인수한 호텔등 공익사업체들을 모두 불하하고 그 자산처분자금으로 관광공사는 오늘에 이르러 관광에 관련된 국·내외적 제반사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해외관광진흥을 위해 세계 주요국가에 지사망도 18개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달러가 쓰여지고 있는 해외지사 설립목적은 현지에서 한국의 관광상품을 선전하고 정보를 수집, 세계각국의 치열한 외래관광객 유치경쟁에 대처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나 해외관광시장에서 관광공사는 이같은 선전활동을 펴나가고 있지만 외국관광객의 입국이 둔화돼가고 있는 현상은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해외주재 직원들의 활동이 미약해서가 아닙니다.
여기에는 여행업자와의 타성적인 깊은 골이 잔재해 있기 때문입니다. 여행업계는 관광공사를 관료적이라고 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국영기업은 사적이윤을 추구하는 민간기업과 달리 공공의 복리를 우선하면서 대국민 서비스에 최선을 다 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관료 냄새를 풍겨서도 안됩니다. 관광객을 유치해오는 역할을 여행사가 맡아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성에 맞는 판매상품을 짜는데도 서로가 정보를 분석하고 숙의해 나가야할 것입니다. 손과 발이 제각각 이어서는 안된다고 말입니다. 여행업자와는 한통속이 돼야합니다.

엄청난 돈을 들여 해외에서 몇초짜리 TV관고를 방영하는 것 보다는 대형 여행업자를 앞세워 유치단을 내보내는 연중행사도 기획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됩니다. 관광사업은 장벽없는 무역과도 같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 장사꾼끼리 상담이 이루어져야 활성화될 것입니다.

지구태한국관광공사 사장.
끝으로 이계익 현 교통부장관이 지난 87년 바로 지사장의 자리에 있을 때 공식적인 자리에서 늘 했던 말을 옮겨 놓겠습니다. 『오는 2천년대에는 우리 관광사업이 유망한 성장산업으로 국민경제에 크게 기여하게 된다고 확신합니다.…우리 관광산업은 국가기간 산업으로서 튼튼한 반석위에 올라서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명십하십시오. <김병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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