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백, 예물로 보내는 물건

▲폐백 : 요즈음은 폐백이라면 으례 신부가 결혼식 후에 시부모를 처음 뵐 때에 큰절을 하고 올리는 큰 대추나포 같은 것으로만 알고 정작 신부가 시집갈 때에 시댁 어른께 올리는 폐백은 예물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러나 혼인 때에 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청단홍단(靑緞紅緞)같은 것도 폐백이라 하고, 제자가 처음 뵙는 스승에게 올리는 예물이나 윗 어른을 만나뵈러 갈 때에 가지고 가는 예물을 폐백이라고 한다.

곧 예물로 보내는 물건을 폐백이라고 하며 또 집지(執贄)라고도 하는데 큰 것은 비단이나 옥(玉), 작은 것은 꿩 같은 것을 가져가 인사를 올린다. 이것을 한문으로 남지에 대자옥백이오소자금조(男贄 大者玉帛 小者禽鳥)라 한다. 옛날에는 꼭 가지고 가는 것을 도리로 삼고 그것도 신분이나 존경도에 따라 물건의 종류가 다르도록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요즈음 같이 뇌물이 아닌 바로 폐백인 것이다.

幣는 비단폐, 돈폐이나 여기서는 폐백폐로 읽고 널리 예물로 보내는 비단을 의미하며 예단(禮緞)이라고도 한다. 緞은 고은 비단단이다. 帛은 비단백, 명주백이다. 또 혼례 때의 폐백과 비슷한 말로 빙폐(聘幣)와 자장(資裝)이란 말이 있다. 聘은 장가들빙이기 때문에 장가들 때에 신부댁에 예물로 보내는 재물이고 그래서 장인, 장모를 빙부(빙장) 빙모라고도 부른다.

資裝은 시집갈 때에 신부가 가지고 가는 살림을 말하며 資는 재물자, 밑천자이나 여기서는 가져갈자로 읽고, 裝은 차릴장, 꾸밀 장이다. 한문자 중에는 명주나 비단에 있어서 구분하여 쓰는 것이 있는데 일상 생활에 쓰이고 있는 몇 자를 살펴보면 주단(紬緞)이라고 할 때의 紬는 綢와 같은 글자로서 굵은 명주주이고 거친 명주와 바탕이 곱고 광택이 있는 두꺼운 비단을 두고 하는 말이고, 명주의 이름으로는 絹이 명주견으로 견직물의 견이며, 비단견으로도 읽는다.

갑자기 나타난 큰 인물을 두고 기라성 같이 나타났다고 하는데 이기라성(綺羅星)의 기라는 무늬있는 비단기와 얇은비단라자로서, 화려한 것에 비유하는 말이다. 그러므로 기라성이고 하면 어두운 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이란 뜻이되고, 그와 같은 일이나 사람에 비유하여 쓰게된 낱말이다.

대동강변에 있는 능라도라고 하는 능라의 綾은 올새를 비스듬하게 무늬 넣은 흰 비단인 비단릉자이고 羅는 얇은 비단라이다. 흰 바탕에 비스듬한 무늬있는 얇고 고운 비단과 같이 경치 좋은 섬이란 뜻이 되겠다.<김동연 KATA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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