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국제회의를 위한 시설 등은 잘 갖춰진 편이다. 그러나 시설외에 관광상품 측면에서의 인프라는 부족하다.’ JW메리어트 호텔 서울 총지배인 마이클 니스키씨가 관광한국의 문제점을 꼬집은 말이다. 그는 그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국제회의 참가자들은 일반 관광객에 비해 체류기간이 길고 돈을 많이 쓰는데도 이들을 하루라도 더 붙잡을 만한 관광상품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관광업계와 관련이 있는 주한 외국인들이 ‘한국관광과 컨벤션 비즈니스’에 대해 시정할 점을 지적한 부분은 이밖에도 너무나 많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특히 유의해야 할 점은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가 월드뉴스에서 본 데모니 파업현장과 같은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후 데모니 파업이 규모면에서 상당히 약화되긴 했지만 그 여진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지경인데도 관광관계당국은 전달력이 약한 안이한 관광정책을 수립하고 또 그것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금년이 ‘한국방문의 해’이지만 이에 걸맞는 외래객 유치방안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다.

관광당국이 지난해 5백만명 이상의 외래관광객유치,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선전한 것 까지는 좋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 완료형이다. 무슨 일이나 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과거보다는 현재가 더 중요하다. 현재진행형에 세계관광의 흐름과 관련,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접목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을 보다 긍정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후반에 우리가 세계 10대 관광국에 오르겠다는 장밋빛 청사진도 구호에 그치는 한 그 실현이 불가능한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 ’99년을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가 지구촌 관광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은 0.7%에 불과하다.

순위는 37위에 랭크되었다. 홍콩이나 태국에도 뒤질뿐 아니라 10위국인 폴란드가 1천7백9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것을 보면 우리가 10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지난해 보다도 3배이상의 외래 관광객을 유치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 수치가 보여주듯이 우리가 관광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내와 노력이 뒤따라야 함을 잊어서는 안된다.

세계관광시장의 동향을 추정한 예상치를 보면 전세계 관광객은 지난해 7억명에서 2010년에는 1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시아 지역은 어떤가, 이곳도 지구촌의 관광흐름에 따라 앞으로 10년 동안 연 평균 6%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것으로 예측되었다. 이런 성장세가 예상치라고 하더라도 관광선진국을 꿈꾸는 우리에게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당국은 물론 관광업계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에 버금가는 내세울 만한 주력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외국에서 성공한 케이스가 있다면 이를 우리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것도 좋다.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단순한 도박도시가 아닌 가족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거듭 태어난 것이 타산지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외래객 유치를 위한 각 나라의 포연없는 ‘전쟁’은 쉼없이 계속될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이런 양상은 그 도를 더하면 더했지 약화될 성질이 아니다. 무공해 청정산업의 대명사인 관광업이 어느나라에서나 각광받는 분야이기에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깊이 개입하고 있는 주한 외국인들이 한국관광에 대해 한 충고가 국내 관광산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처방전이 되기를 바란다.

전 연합뉴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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