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유럽의 축제조직자총회에 참석하고 왔다. 올해 유럽의 문화수도(Cultural Capital of Europe)로 선정된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개최되었는데, 거기서 받은 두 가지 충격이 있었다. 첫 번째 충격은 현재 로테르담에서 일년에 46개의 축제를 연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는 것이다.

46건이라는 개최 건수는 한국과의 비교관점에서 볼 때 일개 도시에서 개최하기는 충격적인 수치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축제가 너무 많다, 소비적이다, 낭비적이다”고 하여 축제의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도시들 중 대표적인 문화도시들의 축제 개최 건수가 7~8개에 이르는 상황에서 볼 때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일년 축제 개최 건수는 분명 축제 통합 움직임이 있는 한국의 시대조류를 크게 역행하는 숫자이고, 엄청난 예산 낭비적 요소를 수반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로테르담 시정부는 지역개발전략으로서 오히려 ‘로테르담 페스티벌’이라는 공사조직도 만들어 축제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지역개발과 관광전략의 일환으로 축제전략을 추진해나가고 있으며, 축제들로부터 제안을 받아 지역상황에 맞거나 또는 관광객 유치, 도심축제분위기 유발 등 지역개발에 생산적인 측면들을 고려하여 선택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축제의 수가 문제가 아니라 지역에 생산적인 역할을 하는 축제로 인정되는 경우는 얼마든지 개발되고 영속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어진다. 두 번째 충격은 컨퍼런스에 참석한 사람들끼리 선물을 교환하는 코너가 있어 한국에서 준비한 선물을 지정된 참석자에게 주었는데, 그가 알고보니 ‘게이 엔 레즈비언 축제(Gay & Lesbian Festival)’조직자였다는 것이다.

나는 당황스러운 마음을 추스리고 그저 유럽에 왔기 때문에 받을 수 있는 희귀한 문화적 충격으로 받아넘기려고 했는데, 그 축제조직자의 이야기는 축제프로그램이 주로 동성연애자들이 모일 수 있는 컨벤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시정부의 지원까지 받고 있고, 도시홍보 등 전략차원에서도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동성연애인 관광객들을 이벤트를 통해 유치하려는 움직임은 로테르담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오스트리아 비엔나, 영국 런던 등이 이미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야기였다. 아울러 이런 동성연애인 관광시장의 소비지출수준이 매우 높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일단은 멀리 떨어진 다른 세계의 이야기로 들렸지만 머지 않은 시간에 한국에서도 이러한 관광시장이 이슈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배재대학교 관광경영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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