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역사는 남성 중심의 His-story가 아니라 여성이 주역을 담당하는 Her-story가 될 것이라고 한다. 새 세기는 3F시대가 될 것이라고도 한다. 첫째 ‘Female’, 즉 여성적인 섬세함과 자상함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고, 둘째 ‘Feeling(감성), 즉 풍부한 감정과 감수성, 정서적인 것이 큰 몫을 차지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고, 셋째 ‘Fiction(상상력)’, 즉 모든 부문에서 창조성이 우위를 갖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3F시대의 도래는 여성이 더 능력을 발휘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관광업계는 외국이나 국내 할 것 없이 이미 Herstory와 3F시대가 시작된 지 오래다. 외국의 여행·관광 관련 컨벤션에 참가해 보면 남자의 수보다 여자의 수가 훨씬 더 많은데 놀란다. 우리 나라 여행업계의 우먼 파워도 외국에 진배없다. 더욱이 집중력과 기억력, 친절함이 요구되는 카운터는 99%를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관광매체의 기자들도 대부분이 여성이다. 아마도 여행업은 여성에게 더 적합한 업종이라는 반증이라도 되는지 모르겠다. 실제로 우리 주위에선 무모한 광고경쟁으로 허세를 부리며 방만한 경영을 하는 남성 사장들과 달리 알찬 경영으로 소리 소문 없이 짭짤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여사장들이 많다.

우리 여행업계에 처음으로 휴양여행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관광을 소개하여 성공으로 이끈 PIC의 C이사와 클럽 메드의 A부사장. 물론 상품이 좋아서라고도 하지만 그녀들의 마케팅 능력과 치열한 승부근성이 아니었던들 오늘날과 같은 괄목할만한 성장세는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선배 격인 힐튼 월드와이드의 L이사도 꼭 거론해야할 능력 있는 맹렬 여성에 속한다.

한국에 나와 있는 관광청들 중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관광청들은 역시 여성 파워가 선도하고 있다. 캐나다 관광청의 S소장은 그 부지런함과 친화력으로 쉬지 않고 뛰어 캐나다를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가는 10대 관광지 안에 들게 만들었고 송출 관광객 수를 거의 호주로 나가는 관광객 수 수준으로 따라잡았다.

뉴질랜드 관광청을 성공시켰던 H소장은 라스 베이거스 관광청까지 맡아 1년도 채 안 되는 시기에 또다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 놓았다. 우리 업계의 진짜 능력 있는 여성 인력들이 모두 외국을 위해 일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뛰어난 외국어 실력에 외국의 선진 마켓팅 기법을 갖춘 그들을 이 치열한 국제 경쟁 세일즈 시대에 한국관광공사 외국 지사장이나 또는 대사로 내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남자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9월이면 PIC는 한국사무소 개설 10주년을 맞이한다고 한다. 10여년 전, C이사가 세일즈 도움을 청하러 찾아왔을 때 오늘날과 같은 성공을 이루리라곤 정말 예측 못했었다.

신사동 Y여행사 J여사장의 경영방침이 생각난다. ‘크게 욕심부리지 않는다’ ‘손님에겐 신용’ ‘직원에겐 신뢰’ ‘경영은 투명경영’. 하여튼 우리 여행업계 여성 파워에 잘못 밀리다간 나 같은 사람은 집에 가서 애나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주)샤프 사이버여행사업부 이사 magnif@hanmail.net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