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전시회란 소비자들과의 만남을 전제로한 판매촉진의 방법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참가업체들에게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훌륭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가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에게는 손해볼 것이 없다는 접근이 가능한 매우 유익한 마케팅수단이다. 그렇다면 10년의 역사를 가진 KOTFA는 과연 이같은 훌륭한 마케팅수단으로 성장하고 있는가는 당연히 모든 관광인들의 관심이 아닐 수 없다.

KOTFA가 겪었던 이런 저런 굴곡의 역사를 불문하더라도 그것이 우리나라 관광진흥의 촉매가 돼야 하고 그러한 올바른 자리매김이 결과적으로 관광업계의 위상을 드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가 순전히 학문적 관심에서 참가업체를 상대로 실시한 조사결과는 불행스럽게도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몇가지 사실들은 주최자는 물론 관광인 모두의 생각을 요구하고 있다.

첫째, KOTFA의 개최시기의 문제이다. 조사결과의 53%는 이번의 개최시기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장마철에 개최하는 시기도 문제지만 여행업체의 상품기획판매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어느 일본업체관계자의 촌평이 또한 경청할 만 하다. 우리나라 유일의 전시장인지라 전시장소의 확보가 하늘의 별따기란 소리를 들어왔지만 그것이 합당한 구실인지를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둘째, 전시장의 운영프로그램의 문제이다. 조사결과의 55%는 KOTFA전시회의 운영프로그램에 대해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주제가 불명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없었다는 지적이었다. 전시장 환경개선을 지적하고 부수설정에 불만이 많다는 지적도 있었다.

셋째, 전시장의 입장료문제이다. 조사결과의 74%는 전시장의 입장료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부스비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넷째, KOTFA 참가를 결정하는 시기의 문제이다. 전시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하는 시기가 1개월에서 6개월까지인 경우가 조사결과의 37%나 되었다. 이것은 개최시기가 일정치 못해 장기적 계획을 세우지 못한다는 어느 국가관광기구 관련인사의 지적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KOTFA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섯째, 참가업체의 KOTFA에 대한 평가 문제이다. 조사결과는 참가업체관계자의 42%는 지금까지의 KOTFA참가를 그저 그렇거나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우리의 주목을 끄는 몇가지 지적을 보면 여행업계의 참가부족, 현지 여행사에 대한 홍보부족, 전시업체에 대한 서비스향상, 관람객 부족 등이었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KOTFA가 지금까지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변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한다는 명제를 보여주고 있다. 위의 사실들은 결국 KOTFA가 뚜렷한 발전방향도 설정하지 못한 채 한해 한해의 기획운영에 얽매이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효과적이고도 질높은 운영을 할 수 있는 노하우의 축적도 없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여력조차도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자율과 창조 그리고 경쟁을 숭상하는 시대에 즈음하여 전시업체의 능력을 운위한다는 것은 무의미할지는 모르지만 전시회의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해 볼 때 KOTFA의 앞날은 우리나라 관광의 앞날과 무관할 수가 없다. 우리는 독일의 세계관광박람회(ITB)가 단순히 독일수준에 머무르고 있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세계관광여행의 챔피언이었던 서독이 하필이면 접근하기가 어려웠던 베를린에서 관광박람회를 개최했던 이유를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그것은 관광을 통한 독일통일의 기반조성이었다.

그해의 관광사업성패가 이곳 박람회에서 결판날 수 밖에 없도록 전시회의 진가를 높이면서 독일 분단의 아픔을 세계에 심어넣는 고차원의 접근이었다. 그렇다면 KOTFA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으로 어필하고 있는가, 그것이 과연 무엇이 되기를 우리는 진정 바라고 있는가. 행사를 위한 행사, 전시를 위한 쇼를 되풀이 해서는 안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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