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문화에 관심을 갖고 찾아오는 외국관광객의 숫자가 늘고 있다. 한국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정부나 지자체에서 홍보활동을 강화한 결과도 있겠지만, 교육수준이 높고 여행경험이 많은 문화관광객의 자연스런 발길도 큰 몫을 한다. 게다가 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안 게임, WTO 총회, PATA 총회 등 굵직한 국제행사 개최로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숙박문제가 고민이다. 일산에 대규모 숙박타운을 건설한다고 하여 수도권은 그나마 숙박난을 해결할 기미가 보이지만, 지방에서는 기존의 호텔만으로는 태부족이다. 숙박난 해결차원뿐만 아니라 문화교류의 가교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민박의 활성화를 주창하고 싶다. 월드컵 축구대회를 대비하여 각 시도에서는 민박가정을 모집하고 있다.

국내에서 민박에 대한 연구부족으로 실태파악에 어려움이 있지만, 대구시에서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대비하여 현재 1,400여 가구의 민박신청을 받아놓고, 월드컵 숙박팀은 에티켓, 외국의 문화, 금기사항, 지역관광정보 등을 담은 교재를 발간하고, 민박신청 가정을 일일이 방문하여 적격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식구 중에서 영어,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이 있는 숫자가 얼마나 되며, 방이 몇 개 있는지 등 민박환경을 꼼꼼히 체크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필자가 지도하여 지난 연말에 완료된 연구에 의하면 대구에서 20~30년 거주하며, 경기장과 가까운 지역에 사는 40대의 대졸학력을 가진 주부들의 신청이 많았다.

대부분의 민박신청 가정은 4명의 가족이 있으며 방 3개, 화장실 2개를 갖춘 가구이다. 민박에 참여하는 동기는 외국문화의 이해, 자녀의 어학실습 기회 부여 등이고 민박을 통해 경제적인 이득에는 관심이 낮았다. 또한, 원하는 언어권은 영어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외국어 수준은 영어와 독어가 약간 높게 나온 반면에 일어나 중국어 구사능력은 보통으로 집계되었다. 민박경험이 없고, 외국인 방문객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성공적으로 민박을 운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우선 민박경험이 전무한 가정이 많아 문화갈등이 생길 것으로 예상되므로 주요 국가의 문화를 익히는 교육을 실시하고, 민박가정은 손님들을 맞기 전에 나름대로 손님나라의 문화에 대해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겠다. 둘째, 지역의 여행정보, 고유문화 소개 등 한국을 제대로 알리는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등 아시아권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일어, 중국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을 갖춘 자원봉사자를 확보하여 민박가정을 도와야 한다.

만족한 관광객은 주위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습성이다. 따라서 민박 프로그램에 만족한 외국인은 식구나 친구 등에게 소개하여 그들이 우리 나라를 찾아오게끔 만드는 전령역할을 한다. 그러나 설령 민박가정에 만족한다고 하여 방문객이 우리 나라를 긍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친절과 공중도덕 등 기본적인 시민의식이 개선될 때 민박가정의 보람도 커진다.

대구계명대 관광경영학과 교수 ickoh@kmucc.keimyu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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