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처음 입국한 것은 1955년 6월. 대한여행사가 부산항에 입항한 프랑스 유람선 ‘라오스호’에 탑승한 관광객 중 31명을 유치했다. 이들은 동래(東萊)온천을 관광하면서 우리 고유의 민속공연 등을 관람했다. 그리고 그 해 10월에는 하와이 교포 46명을 우리 비행기인 KNA DC-3 특별기로 들여왔다.

이듬해인 56년 6월에는 역시 대한여행사가 일본까지만 다녀가기로 되어있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관광단 중 40여명을 서울로 연장 유치했다. 외국인 단체가 입국한 한국의 국제관광은 이렇게 시작된 것으로 더듬어 볼 수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1961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했다. 60년 12월7일 국무회의에서 결정, 당시 장면(張勉) 국무총리 명의로 선포한 것이다.

이때 한국방문의 해를 설정하게 된 동기는 59년 11월17일에 개막된 IOUTO(국제관광기구인 WTO 전신) 14차 마닐라 총회에서였다. 이 회의에서 동양지역의 관광교류 확대를 위해 1961년을 ‘동양방문의 해’로 결정, 동양지역 국가들이 이에 적극 호응한데 따른 것이다. 장면 총리는 “한국의 자연미와 흥미있고 오래된 우리 고유의 풍습을 같이 즐기도록 세계 만방의 국민을 초청한다”고 선포문에서 밝혔다.

정부당국은 곧바로 출입국 절차 간소화 등 외래객 유치 수용태세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방문의 해가 시작된 그 해, 5·16 군사쿠데타로 인해 이 행사는 중단 되었다. 군부는 이듬해인 62년, 5·16 1주년 기념사업으로 이 행사를 연관시켜 외래객 유치 및 수용태세확보 계획을 세웠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지난 94년에 한국방문의 해를 치루고 2001년 지금, 이 행사를 또 갖고 있다. 따진다면 3번째인 셈이다. 최초의 한국방문의 해를 선포한 1961년은 지금으로부터 꼭 40년 전이다. 그렇다면 외래객 500만명 이상이 넘나드는 오늘의 우리 국제관광은 그런대로 바탕을 다져왔다고 본다.

지난 94년의 한국방문의 해 행사에 대해서는 일부 전문가들이 실패했다는 평가를 내리고도 있다. 그러나 358만명의 외래객을 들여오고 38억달러를 벌어들여 그 해 전년에 비해, 성장도 했다. 그 때는 특히 북한의 핵문제와 한강의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사건, 사고도 있었다.

한국관광에 대한 불안심리가 직접적인 장애요인이기도 했었던 해였다. 그 때에 비하면 2001년의 ‘한국방문의 해’ 행사는 한국 관광 발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계기다. 곧바로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월드컵축구대회는 한국을 미리찾는 촉진효과도 된다. 한국 관광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또한 남북 화해 분위기,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으로 한국이 그 어느때보다도 세계인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올 해 목표인 외래 관광객 580만명이 한국을 찾았을 때의 일이다.

그들에게 불편을 주어서는 안된다. 최소한의 언어 서비스, 음식 문화, 친절한 택시, 관광안내 그리고 청결이다. ‘방문의 해’가 지정한 44개의 지역축제도 골고루 관람시켜 나라안 잔치로 끝나게 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관광업계, 지자체, 정부, 전 국민이 함께 어우러져 손님맞이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한국 방문의 해 기획단은 관광공사의 옥상옥인 것 같고 특히 여행사를 비롯한 관광업계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느낌이 든다. 관광업계의 호응을 못받고 겉돌고 있다는 말이다.

여행신문 김병태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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