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35년전, 1965년 국내 100대 기업 중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13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재벌도 영원하지 않은 것이다. 수많은 인재와 돈을 가지고 영원할 것 같던 그 많은 기업들은 왜 사라졌을까? 스스로 끊임없이 변하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기업들은 저마다 “변화만이 희망”이라고 외치고 있다.

불과 20년 전만 하더라도 관광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은 지난해 연간 500만명이 방문하는 세계 15위권의 관광국으로 성장하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관광매력과 서비스 품질은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수익구조는 취약하기만 하다. 관광객의 니즈(needs)와 관광사업의 투자환경은 크게 변화하고 있지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관광을 지탱해왔던 자원과 상품, 시스템이 갖는 ‘획일성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하는 점은 우리 앞에 놓인 또 다른 과제이다. 오늘날 제품주기와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제품은 동적인 경쟁양태를 보이고 있다. 다시 말해 끊임없는 시장변화에 의해 경쟁력이 좌우된다.

오늘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라고 해서 내일도 계속 경쟁력이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관광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우리의 관광상품은 다양성과 차별성 부족이라는 경쟁력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문제는 다양성과 차별성을 끊임없이 창출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점이다.

시대의 변화는 새로운 리더를 필요로 한다. 경영자에는 2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자기가 사업을 세워 성공시킨 창업경영자, 또 하나는 이를 유지 발전시킨 전문경영자다. 창업경영자와 전문경영자는 역할도, 사는 시대도 다르다.

예를 들면 소니의 창업주인 모리타 아키오는 트랜지스터 라디오 시대의 사람이지만 현재의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은 디지털 혁명이 필요한 시대에 경영을 하고 있다. 그는 “언제까지나 모리타가 위대하다고 칭찬만 해서는 안된다. 현재와는 차원이 다른 혁명적 기술이 나타났는데도 과거기술에만 얽매여 있으면 고객을 잃게 된다. 자기부정을 못하면 시장점유율도 지킬 수 없다”고 했다.

이제 관광산업은 철저한 자기부정, 즉 변화가 요구된다. 자기부정의 시작은 스스로를 낯설게 하는 것이다. 낯선 이들을 만나고, 낯선 것들에 질문을 던지자. 우리 모두는 왕따가 되어야 한다. 산업화시대에는 한치의 오차도 없는 균일함과 일사분란함이 최고의 가치였다. 다르다는 것이 왕따의 이유였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차이가 곧 가치이다. 차이를 드러낼 수 없는 것은 도태되고 만다. 물론 그냥 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정체성에 충실한 차이여야 한다. 그동안 관광개발이든 여행상품이든 남들을 따라하고 흉내내기에 바빴다. 이제 차별성이야말로 왕따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고 대접받을 것이다. 그 차이가 가치를 만들고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방문객 500만명 시대를 연 관광산업의 창업자들과는 다른 새로운 비전과 마인드를 가진 리더를 필요로 한다. 물리적 시설 중심의 획일적 개발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며 다양성을 키워나가는 사람이다. 스스로 엄격한 자기부정과 호기심을 가질 때 우리 모두는 리더를 꿈꿀 수 있으며 관광산업의 도약 또한 가능할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연구원
serieco@seri.org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