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학교재 중심으로 관광관련 분야의 서적을 주로 만드는 전문출판사들이 몇 군데 있다. 취재와 관련하여 담당자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실제 여행업 종사자들의 수요를 거의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의 주 수입원은 대학 교재다. 교수들의 입장에서는 연구성과를 위해 일정분량의 책을 출간해야하고 출판사의 입장에서는 교재 판매가 어느 정도의 수익을 보장해주니 사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속성으로 양산되는 책들이 적지 않다.

부분적이지만 ‘출판을 위한 출판’, ‘학문을 위한 학문’이 서로 공생하면서 내놓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탁상공론이 부풀리고 있는 학문에 대한 경시 풍조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학문의 위상과 학자에 대한 존경이 없으면 연구도 발전도 과학적인 실험도 있을 수 없다. 어느 여행사의 사장이 “하버드에서 케이스 스터디를 할 만큼 모범적이고 획기적인 경영사례로 남는 것이 꿈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하버드 강단에 오르는 것보다 한국의 대학강단에 오르는 것이 더 요원하다는 것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을까? 근래에 만난 어느 전문출판사 직원은 신간 중에서 ‘제대로 된 책’ 이라면 단 한권의 책을 소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무리 좋은 책을 기획해도 팔리지 않는다는 출판사들의 항변은 또 어떡할까? 그 출판사의 직원은 “한국에서 ‘관광학’이라는 것이 아직 학문적인 위상이 없습니다. 훌륭한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지만 학문적인 성과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말한다.

업계 종사자라면 꼭 읽어야 할 바이블이 있는가? 선배사원이 후배에게 권하는 전문도서가 있는가? 업계를 떠났다. 다시 와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것이 여행업이라고 한다. 책하고 담을 쌓아도 실무에서의 기능적인 역할을 파악하는 것으로 안주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눈뜨면 새로운 여행사가 탄생하고 사라질 만큼 ‘주먹구구’가 통하는 것이 바로 ‘여행업계’인가. 결코 쉬워보이지는 않는데 말이다.

천소현 기자 joojoo@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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