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관이나 모텔 등의 낙후된 시설을 개・보수해 턱없이 부족한 월드컵 숙박시설로 활용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정숙박업에 대해 말이 많다. 특히 관광진흥개발기금 융자와 관련해서는 관련 종사자들 모두 할 말이 많다.
각 시・도별로 지정작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여관 및 모텔 운영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최대의 ‘미끼’라고도 볼 수 있는 관광진흥개발기금 저리 융자혜택이 실질적인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모텔 운영자는 “1억원도 안 되는 융자를 신청했는데 담보물로 모텔 건물을 요구했다”며 울화통을 터뜨렸다. 지정숙박시설이 되면 월드컵 기간은 물론 그 이후에도 외국 관광객을 꾸준히 받을 수 있고, 시설 개・보수 자금도 지원해 준다고 해서 신청했는데 막판에 가서 뒤통수를 맞았다는 설명이었다. 또 “수십억원에 달하는 호텔 신축 자금 등은 턱턱 융자해 주면서, 기껏해야 1~2억원인 모텔 개・보수 자금 융자신청은 노골적으로 귀찮아한다”며 융자신청 접수와 업체 심사, 원금 상환 등의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이 지나치게 까다로운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산업은행 담당자도 역시 할 말은 많다. “엄연한 대출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무상지원인양 착각하고 있는 신청자들도 상당수”라며 “지정 과정에서부터 정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엄연한 대출인 만큼 자기자금 조달능력, 계획 중인 사업을 완료시킬 수 있는 능력, 융자금에 대한 담보제공 능력, 상환능력 등을 파악해 융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개・보수 자금 융자의 경우 상환기간이 6년이나 되는 만큼 엄격한 심사기준 적용은 더더욱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관광호텔업이나 가족호텔업, 휴양콘도미니엄 등과 같은 융자 기준을 적용하는 것도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다. 규모나 재정상태 면에서 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지정숙박업체인 만큼 이들만을 위한 별도 기준 마련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월드컵 지정숙박시설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다면 말이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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