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62번 올랐어요. 아담한 체구에 웃음기 머금은 미소가 더없이 귀여운 김대영씨(24). 집안의 귀여움이란 귀여움은 모조리 독차지하고 자랐을 것만 같은 첫인상. 하지만 그런 외모와 첫인상과는 달리 그네는 매우 당차다.

지난 8일 62번째로 금강산 등정길에 올라 만물상 코스의 정상인 망양대, 천선대에 당당히 발자국을 남겼으니 말이다. 그것도 25명의 관광객을 이끌고 올랐으니 그 당참이 여느 사내 못지 않다.

김대영씨의 직업은 금강산 관광가이드. 여느 관광가이드와 뭐 다를 게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한번이라도 가파른 금강산 봉우리에 올라봤다면, 또 한 조 25명 관광객의
각종 뒤치다꺼리 해가며 한 발 한 발 힘차게 발걸음을 옮기는 그 모습을 본다면 감탄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다른 관광가이드가 갖춰야 될 자질 이외에도 강한 체력과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필요해요. 그래서 만물상 코스를 두 번 뛰어 오르내리는 체력테스트 과정을 거쳐 금강산 관광가이드가 되죠. 희끗희끗한 노년층 관광객도 상당수여서 이들에게 체력은 필수다.

등반 도중 사고나 체력 소진으로 낙오된 관광객의 무사귀환(?)은 그들 몫이기 때문. 또 언제라도 대형사고(?)로 발전할 수 있는 행동상의 규제사항이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관광객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 체력 소모도 크다고 할 수 있다.

김대영씨는 매번 오를 때마다 그 모습도, 느낌도, 감흥도 항상 새로운 금강산의 묘미와 이제는 오빠 누이 사이가 된 북측 안내원들 덕에 힘들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매우 힘든 직업임에는 틀림없을 듯. 한 달에 길어야 4∼5일 정도 집에 갈 수 있을 뿐 항상 선박과 함께 남과 북을 오르내린다. 더군다나 금강호에서 근무하는 애인과는 3∼4일 간격으로 눈물의 상봉을 할 수밖에 없다.

김대영씨가 근무하는 트레저아일랜드호와 애인이 있는 금강호는 3∼4일에 한 번 장전항에 동시 입항한다. 서로의 배를 왕래할 수도 없기
때문에 그저 갑판에 올라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사랑을 확인하고 안부를 묻는다. 애절하지만 아름답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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