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든 타고 내리세요(Hop on Hop off)"" 1991년 호주에서 마이크, 닐, 그래엠 세 명의 젊은이가 뭉쳐서 만들었던 여행 프로그램이 호주의 배낭여행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었다. 20여명이 탈 수 있는 미니 코치 몇 대를 가지고 버스나 기차가 들어가지 않는 지역까지 골고루 여행자들을 실어 나른다. 여행자가 원하면 숙박도 알선해주고 관광 거리도 안내해준다. 이미 뉴질랜드에서 1989년부터 시범적으로 운영해왔던 터라 두려움은 없었다. 그리고 현재는 서부지역을 제외하곤 전역을 커버하는 호주 배낭여행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비단 호주 뿐만 아니라 유럽이나 캐나다 등에서도 이 프로그램을 모델로 한 상품들이 최근 개발되기 시작했다.

<글 싣는 순서>
1. 학생·배낭 외국인 여행자들의 한국 방문 실태
상. 잠 잘 곳이 없어요
하. 보다 한국적인 것을 체험하고 싶어요
2. 호주의 사례에서 배운다
상. 교통과 숙박 시스템
하. 프로그램화와 네트워크화
3. 유럽의 사례에서 배운다
4. 우리가 해야 할 일

호프 온 호프 오프(또는 점프 온 점프 오프 jump on jump off)는 오즈 익스피리언스를 대표하는 말이다. 큰 도시와 도시간은 그레이하운드 같은 대형 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면 되지만 그 지역 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도시나 지역의 관광지를 일일이 돌아보기는 어려운 일. 오즈 익스피리언스는 바로 그 점을 극복하고자 20여명이 탈 수 있는 작은 버스로 구석구석을 누비며 관광객을 실어나를 수 있는 메신저를 자처했다.

못갈 곳이 없다 기획력으로 승부

서호주를 제외하곤 수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오즈 익스피리언스엔 획일화된 일정은 하나도 없다. 코스 중에서 여행객이 맘에 드는 곳이라면 내려서 시간을 보내고 다음 버스를 타면 그뿐이다. 유연성(Flexibility)이야 말로 자타가 인정하는 오즈 익스피리언스 운영의 성공 요소다. 저렴한 숙박 알선과 관광거리 연계, 짧으면 하루코스에서부터 길면 대륙 횡단코스까지 연결하는 다양성은 그 다음이다.

호주 정부에서는 오즈 익스피리언스가 호주가 가지고 있던 개별 여행의 단점을 해결해주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너무 넓어서 돌아다니기 어려운 호주 대륙을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극복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배낭여행 상품 중 기획력이 돋보이는 또 다른 상품 중의 하나로 노던 테리토리 어드벤처 투어스(Northern Territory Adventure Tours) 사의 '사막 캠핑 및 트래킹'을 들 수 있다. 대륙의 70%가 사막이라 관광지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호주의 고민을 어드벤처 투어스는 직접 사막과 부딪히며 체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해결해줬다.

그렇다고 어드벤처 투어스사의 프로그램이 모험심 강한 사람들만 접근할 수 있는 특수 상품이 아니다. 훈련받은 운전사 겸 가이드가 20여명의 여행객을 인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10일 동안 돌아다닌다. 호주 중부에 위치한 에어즈락을 비롯해 거친 자연을 탐험하는데 전용 캠핑지역에는 현대적인 취사와 세면 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텐트와 잘 수 있는 매트 등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거친 자연의 매력을 훼손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적절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기 요소. 어드벤처 투어스의 시드니 사무소 마케팅 부장인 PJ 암스트롱씨는 ""호주 정부는 호주의 여행업자들에게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모르는 젊은 층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을 갖도록 충고하고 있다""며 ""다양한 루트를 개발해야만 선택과 체험 범위를 넓혀 향후 재방문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 판매망 홍보·수익 '둘다'

이들 두 회사의 상품들이 기획력만 좋다고 인기를 얻은 건 아니다. 바로 전세계, 호주 전국 어디서든 손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판매망을 강화하는 것이야 말로 보다 실질적인 수익과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오즈 익스피리언스, 어드벤쳐 투어스, 앞서 얘기했던 저렴한 숙박 카드인 VIP 백패커스 카드 등은 한국내 대표적인 배낭여행사라면 어디서든지 구입할 수 있다. 현지 국가에 몇 개의 대표 여행사를 대리점으로 선정해 판매와 마케팅을 대행시킨다.

그리고 대리점에게는 판매 수수료를 철저하게 제공, 네트워크를 강화한다. 상품 브로셔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국에서 구입하지 못했다면 호주 현지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데 한국의 어느 여행사에서 정보를 얻었거나 소개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후에 해당 판매분에 대한 판매 수수료를 그 여행사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한국내 여행사 입장에서는 판매분에 대해서 철저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 판매가 수월하다.

호주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다. 저렴한 숙소 한켠에는 각종 투어프로그램을 알리는 브로셔와 팜플렛 등이 꽂혀있다. 사용자 무료 전화 한통이면 예약이 가능하다. 숙소 안내원을 통해 직접 예약을 할 수 있다. 시드니나 멜버른의 대형 호스텔에서는 여행사 안내 데스크를 운영하기도 한다. 공항은 물론 기차역이나 버스정류장에 있는 인포메이션 데스크에서도 각종 여행 정보와 상품, 숙소를 소개하고 예약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 상품들은 상호 연계가 잘 돼있다. 오즈 익스피리언스나 어드벤처 투어스와 같은 여행 프로그램 운영회사에서는 숙박 알선을 해준다. 상호 공동 마케팅도 활발한데 VIP 카드 소지자들에게는 약간의 할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VIP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홍보하기도 한다. 애들레이드의 VIP 회원사인 이스트 파크 롯지의 데이비드씨는 ""판매망을 강화하고 상호 연계를 잘해야만 우리처럼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업체들도 성·비수기 구분없이 여행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하기 편한 제도적 장치

호주는 배낭여행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학생층에 대한 마케팅적 배려가 보다 각별하다. 학생에게만 발급되는 국제학생증(ISIC) 카드 소지자는 다채로운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버스패스나 기차 요금, 숙박지 할인은 물론이고 각종 상품 구입시에도 5~10%의 할인 혜택을 받는다. 심지어 극장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학생증 소지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국제학생증을 발급하는 국제학생여행연합회(ISTC) 소속 회원국가 중에서도 호주는 학생여행마케팅이 뛰어난 대표적인 곳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뒷 배경에는 호주에서는 인바운드 관광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기가 수월하다는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개인이라도 15인승 밴 한대와 면허증, 약간의 가이드 교육만 받으면 외국인 유치활동을 벌일 수 있다. 가이드 교육 수료증도 강제사항이 아니다. 권고 사항이지만 호주의 지식이나 역사 등을 체계적으로 배운 수료증을 가짐으로써 수준있는 가이드임을 증명받는 것이다. 호스텔이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민박집 운영도 신고만 하고 영업을 할 수 있다.

대신 정부의 관리만큼은 철저하다. 세금 관리는 물론 위생적인지, 안전수칙을 준수하는 지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관리한다. 또한 각 주 정부 관광청에서는 각 부문별로 운영에서 탁월한 실적과 평가를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1년에 한번 관광 부문 시상식을 통해 해당 업체를 선정하고 마케팅과 홍보를 돕는다. 이 또한 철저한 기준으로 심사를 하기 때문에 해당 업자들이 상의권위를 인정하고 있다.

브리즈번에서 참가한 1일 투어를 인솔했던 유칼립투스 투어스의 마릴린 스미스 씨는 15인승 밴 한대를 가지고 집을 사무실 삼아 개별여행자 및 소그룹 투어를 인솔하고 있다. ""나이 마흔이 넘어 회사를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스미스씨는 ""사업체를 넓힐 수도 있지만 개별 서비스가 약해질 것 같아 밴 1대로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유칼립투스 투어스는 브리즈번이 속한 퀸즈랜드 주에서 주최한 올해의 개별여행객 인솔 여행사로 뽑히기도 했다.

호주=김남경 기자 nkkim@traveltimes.co.kr
취재협조=국제학생여행연합회
한국대표부 키세스투어 / 호주정부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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