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수그러들었던 소비심리가 작년 중순부터 살아나 연초에는 그동안 흑자를 유지하였던 관광수지가 외환위기 직전인 '97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서기 시작하였다. 해외여행객이 많아질수록 외화의 씀씀이로 이어져 수지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올 여름이면 해외여행객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여 또다시 해외관광이 관광수지의 원흉으로 지목될 것이다.

그러나 해외로 나가고자 하는 이들의 발목을 조일 방법은 없다. 더욱이 해외에 나가서 보신관광이다, 섹스관광이다, 싹쓸이 관광이다 하는 것들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도 그다지 많지 않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외여행업체들의 난립으로 인하여 저가경쟁, 덤핑판매 등의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는 가운데 여행업체들은 인터넷 여행시장의 확대로 말미암은 직거래와 항공권판매 수수료 조항 폐지로 말미암아 생존이 위협받고 있으나 국외여행업은 외화 소비를 촉진하는 업체로서의 인식으로 어떠한 지원이나 동정도 받고 있지 못하다.

또한 돈 잘쓰기로 소문난 우리나라 해외관광객들은 강도의 표적이 되어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해외관광객의 증가 및 관광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나 해외관광 및 국외여행업체들에 대한 가시적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정책은 물론 조사 및 연구수행에 있어서도 대부분이 외래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책개발에 주안점을 두어 왔다. 물론 해외여행 부문은 정부에서 적극적인 정책으로 관심을 두기 어려운 부문이다.

그러나 국제화 시대에 국제관광 교류는 국가간의 외교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1세기의 대관광시대를 맞이하여 우리나라 국민들의 해외여행은 외래관광객의 입국과 더불어 더욱 많아질 것이다. 외국 여행업체의 한국진출 가능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외여행업이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에 나가서 세계문화시민으로서 보다 격조 높은 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관광대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균형적인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고 본다. 단지 외래관광객은 우리에게 외화를 가져다 주니까. 해외여행객은 외화를 낭비하고 있으니까하는 이분론적인 잣대가 아니라 해외여행을 통하여 보다 많은 국민들의 문화적 수준을 제고시키는데 기여하고 국가간 문화의 교류를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해외여행의 증가는 더 나아가 외래관광객의 유치를 촉진한다는 측면에서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먼저 국민들이 국내관광을 통하여 관광문화를 익히고 관광을 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는 장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 국내관광활성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국관광연구원 연구위원 hjkim@k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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