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까지 폭포 관광은 산을 오르내리는 도중 주어지는 덤이라고 생각했다. 떨어지는 물소리가 시원하기는 하지만 일부러 폭포 구경만을 목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비하기에는 뭔가 아쉽다는 소리다.

<브라질을 가다>
1. 리오 데 자네이로
上. 세계 최고의 美港 관망하기
下. 해변, 여인, 축구, 쌈바의 도시
2. 이과수아! 폭포여, 웅장한 자연이여!
3. 상파울루남미 관광의 허브를 꿈꾸다

하지만 말로만 듣던 이과수(Iguazu)를 대면하는 순간 폭포 구경에 대한 이러한 편견은 여지 없이 무너졌다. 5km에 이르러 270여개의 크고 작은 물줄기가 떨어지는 장쾌한 풍광도 풍광이지만 안개처럼 물보라를 일으키고 수십개의 무지개가 다리를 놓고 있다. 세상을 집어삼킬 듯 달려드는 소리만으로도 인간의 상상을, 현실속의 표현을 넘어선다. 이것만 보러 다시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같이 투어에 참석했던 사람들도 서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으로 감동의 표현을 대신한다. '세계 최고'라는 찬사가 결코 무색하지 않다.

악마가 만든 큰 물
이과수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2개국 국경에 걸쳐 형성된 폭포다. 이 지역 인디오인 과라니 말로 '이구(Igu)'가 물을, '아수(azu)'는 장대한 것에 대한 경탄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다. 최고 낙차가 100m에 이르고 그 규모와 박력이 상상을 초월하니 이름 만으로도 이곳의 의미를 가장 적절히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다. 영화 '미션'을 이곳에서 찍었고 연간 20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아든다.

이과수 구경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브라질 편에 서서 폭포를 구경하는 것이 하나요, 아르헨티나 편에서 구경하는 것이 두 번째요, 하류에서 스피드 보트를 타고 폭포 밑으로 근접해 보는 것이 세 번째다. 더 여유가 있다면 헬리콥터를 타고서 폭포 전체를 내려다 보거나 보름달빛 아래 폭포가 쏟아지는 것을 구경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과수는 월출 풍경이 세계적으로 좋은 곳으로 꼽히는데 황톳빛 물이 달빛 아래 황금색으로 변한다고 한다. 실제로 보름달이 뜰 때는 신청자에 한해 야간관광이 허락된다.

두 나라 국경에 걸쳐있다고 하지만 이과수의 90%는 아르헨티나에 속해있다. 아르헨티나 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들이 더 많다는 소리다. 때문에 브라질 편에서 폭포를 보는 관광이 타지인들에게는 더욱 인기있는 코스로 꼽힌다. 브라질 편 이과수는 잘 갖춰놓은 산책로를 따라 강 하류에서부터 올라오며 구경한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굉음이 먼저 압도한다. 하지만 이건 겨우 시작. 브라질편 산책로는 약 1.5km에 이른다.

폭포 소리에 마음을 씻고
흔히 세계 3대 폭포로 이과수와 함께 아프리카의 빅토리아와 미국·캐나다의 나이아가라가 순위에 꼽힌다. 나이아가라가 상류에서 방류한 댐의 영향으로 순간에 쏟아내는 물의 양이 가장 많고 빅토리아는 높이(118m) 면에서는 세계 최고. 하지만 미국의 한 대통령부인이 이과수를 본 후 '아! 불쌍한 나이아가라여!'라는 탄식을 내뱉었다는 에피소드를 남길 만큼 전 세계적으로 규모 면에서 이과수를 넘어서는 폭포는 없다.

폭포 산책은 'U자형'으로 생겨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의 양이 제일 많은 곳인 '악마의 숨통(Devil's throat)' 앞에 이르면 절정을 이룬다. 이미 자욱한 물안개가 얼굴을 두드리고 인간의 소리는 폭포가 뿜어내는 굉음 사이로 흩어진다. 젖어도 상관없는 옷들을 입었다면 카메라만 잘 감싸고 계곡중간까지 놓인 다리 위를 걸어보자. 맘껏 소리 지르고 두팔을 벌려 물보라를 가슴에 안아 본다. 폐부 속까지 게운해 지는 느낌이다.

산책로 마지막 포인트에선 누구나 서성인다. 바로 옆에선 여전히 장쾌하게 물이 떨어지고 기다리는 시간마저 아쉬운 듯 폭포를 눈에, 카메라에, 마음에 담아낸다. 브라질은 바로 이과수와 여전히 미개척지로 남은 아마존 정글을 무기로 세계 관광지로 발돋움을 기약하고 있다.

구름도 쉬어가는 곳
폭포를 감상하는 또 다른 방법으로 '마꾸꼬 사파리' 관광을 들 수 있다. 짚차를 타고 정글을 헤치며 보트 선착장까지 한참을 내려가기 때문에 사파리라는 별칭이 붙어있는 이 방법은 직접 폭포 아래에서 가깝게 폭포와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한껏 물이 떨어지는 아래까지 스릴넘치게 접근하기도 해 쾌감은 두 세배 물세례는 기본이다. 운전사만 잘 구슬리면 거친 흐름을 넘나들며 묘기를 연출한다. 아르헨티나편에서 폭포를 감상하는 코스는 일반적으로 마지막 날 진행되는 데 쏟아져 내리는 물을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어 브라질편과는 또 다른 색다름을 선사한다.

브라질 편 이과수 구경을 위해서는 포스 두 이과수(Foz Do Iguazu) 시에 베이스캠프를 친다. 연간 200만명이 몰려드는 세계적인 관광지인만큼 이 지역은 다양한 등급의 호텔과 리조트 숙박 시설들을 갖추고 있다. 남미 일주 여행 코스 중에서도 이과수 구경은 핵심이다. 장쾌한 풍경도 풍경이려니와 이과수는 '쉰다'는 의미를 담은 휴양 관광지이기 때문. 노천 풀장이 있는 리조트에서 더위를 식힐 시간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밖에 자연이 만든 걸작에 대항이라도 하듯 이과수 폭포 40배의 물을 한꺼번에 내려보낼 수 있는 이타이푸(Itaipu)댐을 관광하거나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3개국의 민속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공연 감상 등을 덤으로 즐길수 있다.

브라질 이과수 글·사진=김남경 기자nkkim@traveltimes.co.kr
취재협조= 란칠레항공 02-775-1500,
라틴투어스 02-756-2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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