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객원기자
한 승 호hanphoto@voiceofpeople.org

인터넷 신문인 민중의 소리 사진 기자. 2002년 해남 땅끝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27박 28일에 걸쳐 일주했다.

젊음, 도전이 있어 아름답다

‘전 국토를 오직 걷기 만으로 횡단한다’. 학창 시절 한번쯤은 국토 대장정에 대한 열망을 가져 봄직 하다. 전국 방방곡곡을 오로지 자신에 의존해 다닌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만큼 값어치 있는 일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 오히려 자기 자신을 오롯이 마주하게 될 때의 감동은 오직 걸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2년전 참가했던 국토 대장정은 많은 소중한 추억과 깨달음을 주었다. 모 제약회사에서 진행하는 국토 대장정 행사와 달리 모든 기획과 진행을 우리 스스로 책임져야 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전국 대학생들이 모인 국토순례단 국토지기 대원들과 함께 총 27박 28일간에 걸쳐 족히 800km는 넘게 걸었을 것이다. 해남 땅끝마을부터 전남 강진, 보성, 순천, 곡성, 구례를 거쳐 경남, 경북, 충남, 강원도 등 전국을 밟고 다니면서 힘든 상황에도 수 없이 부딪혔다.

한번은 속초 엑스포 공원에서 세찬 바닷바람에 텐트도 지치 못한 채 잠이 들어 아침에 입안 가득 모래가 쌓여있기도 했다. 지나가는 시민들이 우리 일행을 대규모 노숙자로 오해했다는 후문은 지금 생각하면 즐거운 추억으로 남는다. 마지막 숙영지였던 화진포 해수욕장에서는 텐트촌과 샤워 시설을 무료로 쓰는 조건으로 100여 명에 이르는 대원들이 백사장에 일렬로 청소를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으니, 언제 또 그렇게 해볼 수 있을까 아쉬움도 남는다

종착지였던 통일 전망대가 눈 앞에 보일 때의 감동이란. 그 토록 죽어라 걸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더 이상 갈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아리기도 했다. 완주 메달을 일일이 대원들 목에 걸어줄 때는 가슴 뭉클함 마저 느껴졌다.

도전하는 젊음은 아름답다. 멋있고 좋은 곳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내가 발딛고 서 있는 이 곳을 구석구석 돌아본 소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젊은이들이여, 국토 대장정을 완주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 벅찬 감동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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