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유류할증료 14단계, 최대 21만1,900원
방역 부담 가중에 무안 출발 전세기 또 무산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의무가 3월21일부로 면제되면서 여행시장도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해외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격리 문제는 해결됐지만, 여행업계는 유가 급등과 항공편 부족 등 또 다른 '산'과 맞닥뜨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4월 유류할증료는 14단계가 적용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4월 유류할증료는 14단계가 적용됐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코로나로 고전 중인 여행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현재 주요 항공사들은 여행객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분주하다.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을 러시아 상공을 피해 우회 운항하고 있고, 한국-러시아 일부 노선은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도 했다. 러-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유가가 급등하자 유류할증료도 치솟았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1갤런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하는데, 4월 기준이 되는 2월16일~3월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286.25센트를 기록했다. 

주요 항공사에 따르면, 4월 발권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는 3월보다 4단계 상승한 14단계가 적용된다. 거리 비례 구간제가 적용된 2016년 7월 이후 최고치를 3월(10단계)에 이어 또 한 번 경신했다. 양대국적사의 4월 유류할증료를 살펴보면 목적지에 따라 대한항공은 편도당 2만8,600원~21만1,900원, 아시아나항공은 2만9,100원~16만1,300원에 달한다. 구간별로 차이는 있지만 3월 최대 금액이 10만원 초반대로 책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40~50% 가량 상승한 셈이다. 유류할증료 인상은 여행 재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입국자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고객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데, 고객이 부담해야할 항공운임이 상승해 여행심리가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검역 인력 부족으로 인해 부산을 제외한 지방공항 국제선 재개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무안국제공항 / 여행신문CB
검역 인력 부족으로 인해 부산을 제외한 지방공항 국제선 재개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진은 무안국제공항 / 여행신문CB

항공편 부족과 까다로운 입국조건도 난관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2년 2월 국제선은 총 9,670편 운항됐으며, 이는 코로나 초기인 2020년 동월의 약 30% 수준에 불과하다. 위드 코로나 움직임과 함께 세계 각국이 문을 열고 있지만 직항편이 없거나, 있어도 제한적인 수준이어서 여행 일정 구성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발리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하고 있지만, 17일 현재 직항편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부산-사이판 노선의 경우에도 주1회 운항제한으로 인해 노선 재개 초기 모객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모든 지역의 여행이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것"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국가별로 입국 조건이 상이하고, 사전 준비가 많이 필요한 곳들도 있다보니 고객들이 문의 단계에서 난색을 표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부산을 제외한 지방공항은 국제선을 띄우는 것조차 쉽지 않다. 국내 확진자 급증(17일 기준 62만1,328명)으로 방역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방공항에 검역 인력을 신규 배치하기 힘든 상황이어서다. 한 광주 소재 여행사 관계자는 "4~5월 전세기 상품 고객만 출입국하는 조건으로 무안-사이판 전세기를 추진했지만 끝내 무산됐다"며 "항공사에서 국토부와 질병관리청에 운항 허가 신청을 했지만 검역 문제로 인해 어렵게 됐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지방공항인데도 부산만 항공편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억울함을 토로했더니, 기존에 검역 체계를 갖춘 부산과는 달리 다른 지방공항은 신규로 검역 인원을 투입해야 하는데 국내 확산세로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해외여행시장 회복을 위한 과제가 아직 남아있지만 올해 전망은 낙관적이다. 자가격리가 면제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다 실질적인 여행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고, 억눌렸던 여행심리도 문의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다소 조심스럽지만 지난해보다는 훨씬 희망적인 상태"라며 "올해는 단순히 해외여행을 재개하는 것을 넘어 빠른 회복을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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