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출입국…여행사 업무 가중
여행업계 인력 이탈, 전력 손실 커
제도적 지원 및 사회적 분위기 제고

해외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에는 다소 온기가 돌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와 관련된 각종 제한들은 도처에 남아 있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곳에 체력을 소모하는 고충을 겪고 있다. 여행산업이 효율적으로 조기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와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각국의 출입국 규정이 제각각인데다 잦은 변동에 여행사의 역할과 업무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픽사베이
각국의 출입국 규정이 제각각인데다 잦은 변동에 여행사의 역할과 업무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픽사베이

▶좌담회 진행: 김선주 국장    

▶좌담회 참석자  
마이리얼트립 사업기획실 주진명 실장, 온라인투어 백준호 전략기획팀 이사, 인터파크투어 항공사업본부 박정현 본부장, 참좋은여행 영업 제1본부 김상휴 본부장, 트립비토즈 박성윤 이사, 하나투어 경영관리본부 박상빈 본부장, 혜초여행 김병구 이사  (업체명 가나다순)

여행사의 역할과 의미

●업무는 늘고 일손은 딸려

코로나19 관련 각종 제한 조치는 여전히 여행산업 회복의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입국 제한을 완화하는 국가가 하나둘 늘어나고는 있지만 각국의 입국 조건이 제각각인 데다 입국 규정, 항공 스케줄 등의 잦은 변동에 따른 피로감은 소비자는 물론 여행업계에도 고충을 더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 국토교통부의 국제선 항공 스케줄 인가는 월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항공사들은 계획대로 스케줄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출발일에 임박한 상태에서 항공편이 취소되면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소비자들과 불필요한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투어 백준호 이사는 “항공편이 변경 또는 취소될 수 있다는 안내에 따라 결정을 미루는 소비자들이 많은 한편 일부 소비자들은 무조건 출발할 것이니 일정을 확정해달라고 강요하기도 한다”며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컴플레인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여행사 입장에서는 매우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논쟁에 따른 업무가 수십배로 증가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정부의 출입국 관련 지침 변동은 여행산업에 타격과 혼돈을 안긴다. 하나투어 박상빈 본부장은 “지난해 겨울 갑작스럽게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지침이 생기면서 준비해왔던 전세기를 취소하게 됐고, 전세기 상품과 관련해 태국 현지에서 미리 확보해둔 호텔과 골프장에 대한 취소 비용을 여행사가 모두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여행사의 역할과 업무의 경계에 대한 고민도 많다.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 각국의 해외입국자 관련 지침은 수시로 바뀌고 있는 가운데, 과연 소비자가 이러한 입국 규정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인지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혜초여행 김병구 이사는 “한 손님은 출국 후 환승지에서 해외 현지에서 확진됐을 경우 음성확인서 없이 귀국하려면 확진일로부터 10일이 지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 그대로 여행을 포기하고 환승지에서 귀국하기도 했다”며 “그 이후로는 해당 부분에 대해 사전에 고지하고 있지만 여행사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안내해야 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 인력난도 문제다. 복잡한 절차와 지침으로 업무는 늘어났는데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업계 인력은 대거 이탈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나투어 박상빈 본부장은 예전에 10~15분 안에 끝낼 수 있었던 상담이 약 5분 더 늘어났다고 설명했고, 참좋은여행 김상휴 본부장은 상담 업무가 약 40%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인터파크 박정현 본부장은 “전화 응대에 필요한 시간은 80%, 게시판 응대에 필요한 업무량은 약 40% 증가한 상태”라며 “항공사들도 인력이 많이 줄어 담당자와의 연결이 여전히 매끄럽지 못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여행사가 핸들링하는 업무는 늘었지만 이와 비례해 인력은 충분하지 못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여행업계에도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한편 디지털 전환의 평준화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픽사베이
여행업계에도 디지털 전환이 시급한 한편 디지털 전환의 평준화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픽사베이

●정부의 세심한 지원책 필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여행산업이 조기 회복하려면 정부 차원에서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날 좌담회에서는 ▲디지털 전환 ▲여행사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해외여행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 전달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여행산업에서도 전반적인 유통 과정이 디지털 채널로 진행되고 있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IT 개발 속도가 더딘 편이다. 트립비토즈 박성윤 이사는 “여행산업 자체의 평균 임금이 다른 산업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해 다른 산업의 개발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며 “상품 공급 업체들과 여행사 간의 시스템을 매끄럽게 연동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의 평준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행사가 스스로 자생할 수 있도록 수익 보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나투어 박상빈 본부장은 “정부 부처 또는 공공기관이 진행하는 해외출장 입찰에서 대부분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를 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경쟁하기 위해 가격을 낮춘 상태로 입찰에 참여하지만 결국 여행사들의 수익은 남지 않는다”며 “정부 차원에서 여행사의 수익을 일정 수준 보장할 수 있는 최저가를 정해두는 것이 과열 경쟁을 방지하고 서비스의 질과 여행사 수익 보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로 취소된 항공편에 대해 항공사로부터 아직까지 환불받지 못한 경우에 대해서도 정책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며, 소비자들로부터 받는 항공권 판매 대행 수수료(TASF)도 제도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협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환불 및 판매 대행 수수료 구조에 대한 오해와 불만이 여행사의 이미지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여행에 대한 정부의 긍정적인 메시지도 여행사에게는 힘이 된다. 인터파크 박정현 본부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 각국의 출입국 제한이 완화되었다는 발표가 있을 때마다 해당 도시와 관련된 항공권 거래가 증가한다”며 “출입국 제한 완화도 중요하지만 해외여행이 활성화됐고 국내여행만큼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이미지를 다방면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라고 당부했다. 


공동기획=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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