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외여행 20년 리포트 200205-202206
중-설문조사로 본 해외여행 20년

-신종플루부터 코로나19까지
-해외여행 시장 뒤흔든 악재들
-반려동물도 어엿한 여행동반자

패키지여행 / 픽사베이
패키지여행 / 픽사베이

 

해외여행 흔든 그 때 그 이슈

주5일 근무제
주5일 근무제 도입이 해외여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조사했다. 당시 주5일 근무가 시행된다면 해외여행을 다녀올 의향이 있는가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가 ‘그렇다’고 대답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 금요일에 출발해 일요일에 돌아오는 해외여행 등에 대한 선호가 높게 나타났다. 주5일제는 이후 조사에서도 관심사였다. 현재는 주4일제까지 논의되고 있고, 이미 대체휴일제가 도입돼 당시보다 해외여행 여건이 훨씬 긍정적인 상황이다.

 

사스(SARS)와 해외여행
2002년 말 발생한 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SARS)가 2003년 상반기 해외여행에 악영향을 끼쳤다. 다행히 하반기부터는 사스 영향권에서 벗어났다. 당시 설문조사에서 향후 1년 이내에 해외여행에 나설 의향이 없다고 대답한 사람 중 ‘사스의 위험 때문에 여행을 자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에 불과했다.

 

신종플루와 경제위기
2009년에는 신종플루와 세계금융위기, 이에 따른 고환율이 해외여행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신종플루와 고환율 등 외부 요인으로 계획했던 해외여행을 취소 및 연기했다’는 응답이 29%에 달했으며, ‘당분간 해외여행 계획을 미루고 있다’는 응답도 37%에 달하는 등 큰 영향을 미쳤다. 또 향후 1년 이내에 해외여행 계획이 없는 이유 1위로 ‘경제위기에 따른 소득감소(비용감소)’가 50%에 달했으며, 그 다음으로 ‘신종플루의 위험’도 14%를 기록했다.

 

패키지상품 필수경비 포함과 가이드 팁
2009년 5월부터 여행사가 광고하는 해외여행상품 가격은 소비자가 해외여행지에서 지불해야하는 모든 필수경비를 포함하도록 제도가 변경됐다. 다만 현지에서 순수 의미의 가이드 팁은 소비자 선택에 맡겼는데, 이와 관련해 가이드 팁 지불 의향을 물은 결과 ‘약간 있다’가 49%로 가장 높았고 ‘많이 있다’는 응답도 6%에 달해 과반이 지불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합당한 가이드 팁 액수는 ‘하루 평균 5달러 이하’라는 대답이 74%로 가장 많았다.  


국제선 항공권 발권 수수료(Service Fee)
외국항공사에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2010년부터 항공권 판매대행에 대해 여행사에 지급했던 판매수수료(Commission)를 없애기로 했다. 여행사로서는 항공권 판매에 따른 수익이 사라지는 셈이어서 이를 대체할 수익원으로 소비자에게 항공권 발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한 데 대한 대가로 ‘항공권 발권 발권 수수료(Service Fee)’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본격 시행을 앞둔 2009년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의 발권 수수료 지불 의향을 물은 결과, 64%가 지불의사가 없다고 답해 저항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사에서 발권 수수료를 요구하면 항공사에서 직접 구입할 때와 비교하겠다는 응답이 31.5%였으며 다른 여행사와 서비스 비용을 비교하겠다는 응답도 29.5%를 차지했다.

현재는 ‘여행업무 취급수수료(TASF, Travel Agent Service Fee)’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소비자들의 저항감이 컸던 탓인지, 현재도 완전히 정착되지는 않았다. 여행사가 TASF 할인이나 면제 등을 항공권 가격경쟁 또는 마케팅 수단으로 삼는 사례도 있다.

 

일본여행도 휘청 … 동일본대지진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여파로 해외여행, 특히 일본여행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 해 설문조사에서는 해외 ‘일본여행 계획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9%에 머물렀고, 53%가 ‘추이를 지켜본 후 여행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부정적인 답을 내놨다.

●여행, 이곳저곳서 다 판다

20년 사이 여행상품 구매 채널이 크게 다양화됐다. 2000년대 초반에는 여행사와 항공사를 통해 여행상품, 항공권, 호텔 등의 상품을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당시 설문조사에서도 ‘여행사에서 단체여행상품 구입’, ‘여행사에서 에어텔 상품 구입’, ‘항공사에서 에어텔 상품 구입’, ‘항공사에서 항공권만 구매하고 호텔은 여행사에서 예약’ 등으로 소비자들의 구매 채널을 한정적으로 제시했다. 

여행구매 채널의 다변화는 2010년대 스마트폰 시대와 함께 급속도로 진행됐다. 2011년 설문조사에서 최초로 ‘티몬 등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에 대한 구매 의향을 묻는 질문이 등장했고,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여행상품’에 대한 구매 의향과 인식도 조사했다. 2012년에는 OTA(Online Travel Agency)가 최초로 등장했다. 당시에는 ‘해외호텔을 별도로 구매할 경우 알고 있는 업체’를 물으며 부킹닷컴, 익스피디아, 아고다, 호텔스닷컴 등 외국계 OTA도 예시로 포함했다. 이후 OTA는 빠르게 입지를 넓히며 인지도를 넓혔다. 현재 여행구매 채널은 여행사 및 항공사는 물론 OTA, 홈쇼핑, T커머스, 포털사이트, 온라인종합쇼핑몰 등으로 다변화됐다. 

 

●저비용 항공사(LCC)의 등장

저비용항공사(LCC)는 2012년 설문조사에 처음 등장했다. ‘서비스보다 낮은 운임에 중점을 둔 항공사’라는 별도 설명을 달았을 정도로 LCC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는 높지 않았던 편이었다. 하지만 성장 잠재력은 컸다. LCC 이용의향을 물었는데 73%가 이용의향이 있다고 밝혀 이후 전개될 LCC들의 급속한 성장을 예고했다. LCC 선택시 가장 중점을 둘 항목으로는 ‘운임(가격)’이 60%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후에도 매년 LCC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는데, 2019년에는 LCC가 장거리 노선에 취항할 경우 이용의향을 묻는 질문도 추가됐다. 그동안 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항했던 LCC들이 호주 등 장거리 노선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반려동물과 여행을 떠나는 ‘펫트래블’도 늘었다  /픽사베이
반려동물과 여행을 떠나는 ‘펫트래블’도 늘었다 /픽사베이

●누구랑 여행 할래요?

여행 만족도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 중 하나는 여행 동반자다. 하지만 여행 동반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설문조사 항목에서 해외여행에 나설 경우 누구와 함께 하겠느냐는 질문은 2010년에야 처음 등장했다. 친구, 연인, 직장동료, 배우자, 자녀, 부모님 등 ‘사람’으로 국한됐던 동반자 유형은 2020년 들어 대전환을 이뤘다. 동반자 유형에 최초로 ‘반려동물’이 추가됐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급증하고 자연스레 반려동물과 여행을 떠나는 ‘펫트래블’도 늘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펫호텔부터 항공사 등의 펫케어 서비스까지 반려동물을 위한 여행 관련 서비스도 급증했다.

 

●코로나-19, 여행을 송두리째 흔들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막히면서 20년 가까이 유지돼온 설문조사의 골격도 송두리째 바뀔 수밖에 없었다. 1년 이내 해외여행에 나설 의향과 어디로 가고 싶으냐는 질문은 2020년 들어 ‘해외여행을 위해 선행돼야 할 조건’을 묻는 질문으로 바뀌었다. 선행조건 예시로는 각국의 입국제한 조치 및 자가격리 의무 해제, 항공운항 재개, 코로나-19 관련 여행지의 안전성 확보 등이 제시됐다. 희망 해외여행지를 묻는 질문 역시 ‘해외여행이 가능해진 이후’라는 전제조건을 달아야 했다. 해외여행이 막히다보니 국내여행으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 영향으로 2020년 설문조사에는 최초로 국내여행 의향을 물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변화가 더 심했다. ‘백신접종 완료 후 해외여행 의향’을 물었고 희망여행지 선택시 고려할 사항으로 ‘현지의 인종차별 혐오범죄 여부’, ‘여행지의 우수 방역 시스템’ 등이 거론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해외여행 비용 증가를 어느 수준까지 감내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2020년 국내여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최초로 진행한 데 이어 2021년에는 방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을 최초로 조사했다. 외국인 관광객 방한 허용에 대한 생각과 외국인에게 국경을 열 경우 충족돼야 할 조건은 무엇인지 등을 물었다.     

 

김선주 기자 vagrant@traveltimes.co.kr  공동기획=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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