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수요 부족으로 정기편 감편
200~300만원대 항공권→100만원대로 ‘뚝’
지방시장, 불편한 항공스케줄에 수요 분산

여름 성수기 끝물이 다가오자 항공사들의 가을 비수기 걱정이 커졌다. 코로나19 재유행과 경기침체, 수급 불균형 등의 부정적인 요인들이 여러 가지로 겹치며 운항에 적신호가 켜져서다.

아시아 노선은 크게 움츠러들었다. 국적 LCC를 중심으로 6~7월 일본·동남아 정기편 복원이 활발했지만 8월 중순부터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감편하는 추세다. 코로나 재확산과 모객 부진이 이유다. 베트남 다낭,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등 그나마 인기였던 노선도 예외는 없었다. 수요회복을 기대하며 지난달 인기 휴양지 노선을 매일 운항하기도 했던 터라 항공사들의 막막함은 더 크다. 한 LCC 관계자는 “현재 비수기를 앞두고 확산세까지 겹쳐 수요에 맞춰 감편하며 항공스케줄을 조정하는 기간”이라며 “8월 중하순까지 상황을 지켜보고 남은 하계 스케줄을 확정할 방침이지만 코로나가 한창이었던 시기만큼 극적인 수준의 운항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사 전세기와 부정기편도 일부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항공사들이 잇따라 감편하면서 전세기는 물론 정기편 하드블록의 계약 기간과 조건도 조율 중인 단계다. 하계 스케줄인 10월 말까지 운항 예정이었던 동남아 전세기를 8월 말까지만 운항하거나 잠정 중단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여전히 단체관광만 허용 중인 일본의 경우 7~8월 운영 예정이었던 홋카이도 연합 전세기가 취소됐고, 인천-오키나와 노선에 취항했던 티웨이항공은 운항 2주만인 8월14일을 끝으로 운휴에 돌입하기도 했다.

9월 이후 장거리 노선에 항공 공급이 늘어나며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미주 도시 항공권 가격이 반값 수준으로 떨어졌다 / 픽사베이 
9월 이후 장거리 노선에 항공 공급이 늘어나며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미주 도시 항공권 가격이 반값 수준으로 떨어졌다 / 픽사베이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도 근심도 쌓였다. 장거리 노선은 8월까지만 해도 항공권 가격이 200~300만원대에 달했지만 수요 대비 공급 부족으로 높은 탑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요 장거리 외항사들에 따르면 9월 추석연휴 이후로는 예약이 저조한 상태로 8월 이후 항공권 가격도 다소 하락한 모습이다. 지난 7월28일 네이버 항공권을 통해 8월21일~27일 일정의 인천-뉴욕‧샌프란시스코‧파리 직항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 최저가는 각각 367만원대, 266만원대, 208만원대로 나타났다. 하지만 8월11일 기준 9월21일~27일 일정으로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항공권은 각각 191만원대, 143만원대로 반값이 됐다. 파리 항공권 가격도 21.6% 떨어졌다.

이유는 복합적이다. 장거리 노선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여행심리가 위축된 것도 있지만 9월 이후로 그동안 부족하다고 지적됐던 공급이 다소 늘어났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한동안 평균 탑승률은 90%대를 유지하며 판매에 분주했지만 추석 이후로는 탑승률이 50%가 채 되지 않는다”며 “방학이 끝나 유학생 등 학생 수요가 줄어드는 시기인데다 그동안 친지 방문이나 출장 등 필수 목적이 강했던 수요가 이제는 어느 정도 해결된 분위기다”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장거리 노선은 레저(여행) 수요가 절실해졌다. 상용이나 친지 방문, 유학생 등 기본적인 항공 수요가 뒷받침되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판매 균형을 맞춰야하기 때문이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지방시장은 더욱 막막하다. 한 종합여행사 부산지점 관계자는 “부산은 코로나 재유행 전에도 여행수요가 회복되지 않았는데 전세기와 정기편이 많아지면서 분산효과까지 겹쳐 항공 탑승률이 저조하다”라며 “불편한 항공스케줄에 그나마 있는 손님들도 서울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 지방여행사는 더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이은지 기자 eve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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