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기술·인재·비즈니스 등 적극적 투자
주도권 잡은 한국 OTA…세계를 무대로 외연 확대

여행은 잠시 멈춘 듯했지만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나아가고 있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여행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했고, 새로운 비즈니스를 펼쳤다. 그 사이 소비자들의 여행도 달라졌다. 여행산업의 현재와 미래, 도전 과제는 무엇일까. 지난 1일 열린 글로벌 여행 기술&마케팅 컨퍼런스 ‘WiT(Web in Travel) Seoul 2022(이하 WiT)’에서 새로운 세계를 준비한 여행산업 각 분야별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편집자주>

 

'WiT(Web in Travel) Seoul 2022'가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여행업계 전문가 약 200여 명이 모였다 / 이은지 기자 
'WiT(Web in Travel) Seoul 2022'가 지난 1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국내외 여행업계 전문가 약 200여 명이 모였다 / 이은지 기자 

코로나19는 전 세계 여행산업 역사에서 잊지 못할 강력한 외풍으로 기록됐다. 2020년 3월 경 시작해 여파도 오랫동안 이어졌다. 하지만 생존의 위협에도 기술과 인재에 투자하고 걸어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여행산업의 새로운 세계를 찾은 OTA들은 코로나19에도 동력을 얻은 듯하다.

우선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코로나19에도 성장을 이어가며 한국의 주요 OTA로 입지를 넓힌 케이스다. 양사는 국내 숙소 및 투어·입장권 예약 서비스를 기반으로 성장했는데,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국내여행으로 수요가 쏠리면서 오히려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다시 한 번 이를 기반으로 야놀자는 인터파크를 인수·합병, 여기어때는 온라인투어에 투자하면서 렌터카, 항공, 해외여행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그 결과 양사는 핵심 사업은 물론 매출에서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들도 이용자가 늘어나며 항공권 판매 채널로서 힘을 얻은 시기이기도 하다. NDC(New Distribution Capability)에 일찍이 투자를 시작했던 타이드스퀘어는 코로나19 기간에도 투자를 이어가며 국내외 다수의 항공사와 OTA 간 연동을 맺고 상용화에 성공했다.

주도권을 확보한 한국 로컬 기업들은 이제 세계를 무대로 기회를 노린다. 국내에서의 경쟁이 치열해졌는데 한국 여행시장의 규모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소수의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까지는 많은 도전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번 WiT에는 야놀자 김종윤 대표, 여기어때 정명훈 대표,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 등 국내 주요 OTA 리더들을 비롯해 아고다, 부킹닷컴, 아마데우스, 트립닷컴 등 한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리더들도 참석했다 / 김다미 기자 
이번 WiT에는 야놀자 김종윤 대표, 여기어때 정명훈 대표, 타이드스퀘어 윤민 대표 등 국내 주요 OTA 리더들을 비롯해 아고다, 부킹닷컴, 아마데우스, 트립닷컴 등 한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의 리더들도 참석했다 / 김다미 기자 

글로벌 OTA들은 한국의 로컬 기업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냈다. 트립닷컴 홍종민 한국지사장은 ‘글로벌 비전을 바탕으로 현지화에 집중’이라는 슬로건을 언급하며 현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아마데우스 프레데릭 바로우(Frédéric Barou) 아태지역 부사장은 ‘로컬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서 강점이 될수도, 약점이 될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부킹닷컴 토드 레이시(Todd Lacey) 한국 지역 매니저는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산업이 마비가 된 이후로는 국내여행으로 수요가 모이며 로컬 기업들이 많이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해외여행이 다시 재개된 시점에서는 글로벌 OTA들의 경쟁력이 다시 주목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 여행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전문가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최근 한국의 OTA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는 데 적극적인 이유다. 야놀자 김종윤 대표는 “야놀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R&D와 글로벌 인재 확보에 많은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어때는 직원들 스스로가 비전을 실현하고 싶은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여기어때 정명훈 대표는 “여기어때 직원의 약 90%는 MZ세대인데,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미래를 이끌 젊고 유능한 글로벌 인재들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놀자의 지난 2분기 연결 매출은 1,53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7%, 여기어때의 올해 3분기까지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하며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액을 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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