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1.5배 오른 그룹 항공권…대량 모객에도 한계
"비싸도 팔리는데…", 비즈니스 클래스 특가도 사라져

개별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항공사들이 여행사에게 그룹 항공권을 내어주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픽사베이 
개별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항공사들이 여행사에게 그룹 항공권을 내어주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 픽사베이 

여행사들이 단체 그룹 항공권 가뭄에 시름을 앓고 있다. 개별적으로 항공권만 따로 구매하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항공사로부터 그룹 항공권을 받기 어려워져서다. 여행사들은 패키지 상품을 구성할 때 가장 중요한 항공권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가격 경쟁력을 얻기도, 대량 모객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최근 여행사들은 항공사로부터 그룹 항공권을 받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비싼 가격에도 개별적으로 항공권을 구매하는 자유여행객들이 많아 굳이 저렴한 그룹 항공권을 내어줄 수 없다는 태도를 유지해서다. 한 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간혹 그룹 요금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가격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1.5배는 비싼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 항공권 가뭄에 따른 해프닝도 발생했다. 우선 그룹 항공권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판매’한 경우다. A여행사 관계자는 “소량 받은 그룹 항공권으로 만든 패키지 상품을 라이브커머스로 방송했는데 예상보다 더 많이 판매됐지만 결국 더 많은 그룹 좌석을 추가로 받지 못해 환불해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줬다 뺏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B여행사 관계자는 “그룹 요금으로 패키지 상품을 판매했는데 손님들과 일정을 일부 조정하는 사이 항공사가 그룹 좌석을 회수해가는 바람에 항공권 가격이 인디비 요금으로 훌쩍 올랐다”며 “손님들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하느라 혼났다”고 토로했다. 연합 상품 지원도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고, 그룹 좌석을 받지 못하니 패키지 여행으로 모객할 수 있는 규모도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곡소리가 흘러나오는 이유다.

노선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당분간 여행사들은 그룹 좌석을 충분히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당장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비즈니스, 학생 등 필수 목적성 수요가 많은 미주와 유럽 주요 도시, 최근 열린 일본 노선은 활황을 누리고 있다. C항공사 관계자는 “요즘 항공권은 비싸도 팔리는데 특히 비즈니스 클래스는 대부분 꽉 채운 상태로 출발하는 날이 많아 특가가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샌프란시스코 노선의 경우 한번은 비즈니스 클래스가 1,300만원에 팔린 적도 있고 700~800만원대로도 종종 판매될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낮은 클래스부터 높은 클래스까지 골고루 열어두고 판매하다 점차 가격을 올리는 식이었지만, 요즘은 일단 높은 클래스부터 열고 마지막에 라스트미닛 특가를 소량 판매하는 식으로 바뀌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여행사들은 이런 기조가 언젠가는 끝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안정화되는 시기가 온다면 그 때부터는 공급사들의 경쟁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D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여행사들이 그룹 좌석을 찾아다니는 아쉬운 입장이지만 끈끈한 파트너십과 상생에 동참해야 하는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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