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대도 팔린다 vs 박리다매…양극화 심화
연합상품부터 테마상품까지, 세분화된 타깃 확대

지난해 장거리 여행시장은 항공 공급난으로 잠재수요를 충분이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에 항공 공급이 늘어나고 신규 노선도 일부 개설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여행사들은 기존의 패키지여행 일정에 없었던 새로운 목적지를 더하거나 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테마여행 상품 개발에 속도전을 펼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이 획득한 자그레브 노선 운수권을 활용할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 사진은 자그레브 대성당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여행신문 CB
티웨이항공이 획득한 자그레브 노선 운수권을 활용할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크다. 사진은 자그레브 대성당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여행신문 CB

●유럽  

유럽 여행 경험치 상승…신규 목적지로 공략 


지난해 유럽 여행시장은 항공 공급 부족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은 뜨거웠고 세대와 지역 구분 없이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올해는 항공 공급이 늘어나며 운임도 다소 안정화될 것이라는 전망 가운데 리피터들을 위한 신규 목적지와 일정 개발로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유럽 여행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재개하거나 새롭게 개설되는 노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규 노선으로 취리히와 프라하, 자그레브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에어프레미아가 지난해 획득한 프랑크푸르트 운수권을 올해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중장거리 네트워크 확대를 노리는 티웨이항공도 자그레브 노선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규 항공사들의 진입 여부도 눈여겨볼 만하다. 프랑스 마르세유, 조지아 트빌리시는 유력한 전세기 노선 목적지로 알려졌다. 유럽은 지난해 항공 공급 부족으로 그룹 좌석을 확보하기도, 최적의 동선을 구성하기에도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신규 노선 개설이 공급난을 다소 해소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규 목적지 개발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소비자들의 유럽 여행 경험치가 상승한데다 코로나19 이후 프리미엄 상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져서다. 한 랜드사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패키지상품은 이미 다 가본 지역들로 구성되어 있으니 새로운 상품 좀 소개해달라는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며 “유럽은 여름 성수기, 겨울 비수기라는 구분 없이 연중 내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신규 목적지뿐만 아니라 계절에 따라 여행하기 좋은 목적지와 테마를 입히는 것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여행사들은 800만원~1,00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의 유럽 상품으로 시장성을 확인한 한편 100만원대의 저가 상품으로도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올해 유럽 여행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마이너스 투어피로 상품의 질을 지나치게 떨어뜨리는 경쟁은 지양해야 한다는 우려와 지적도 있다. 

올해 LA 노선으로 항공 공급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은 LA 할리우드 사인 간판 /여행신문 CB
올해 LA 노선으로 항공 공급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은 LA 할리우드 사인 간판 /여행신문 CB

●미주  

미서부 중심으로 레저 수요 확대 


미주 여행시장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출발한다. 지난해 미주 여행시장은 극심한 항공 공급 부족으로 항공 운임이 크게 상승했고 가이드 및 대형 버스·호텔 등이 부족한 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달러 환율까지 치솟으며 여행 수요를 크게 끌어올리지 못했다. 여름 극성수기에는 뉴욕 왕복 항공권이 400만원대까지 치솟았으니 특히 패키지여행 시장이 힘을 쓰지 못했다. 다만 하와이나 뉴욕, 샌프란시스코, 토론토와 밴쿠버 등 주요 휴양지와 대도시를 방문하는 자유여행객과 상용, 학생, 친지 방문 수요는 빠르게 회복세를 나타냈다. 올해는 미주로 향하는 항공 공급이 늘어나며 운임도 어느 정도 안정될 전망이지만 크게 얼어붙은 패키지여행 시장에 대한 여행사들의 걱정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올해는 미서부 지역이 집중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전망이다. 특히 로스앤젤레스가 격전지다. LA는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지난해 하이브리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신규 취항하며 항공 공급이 늘어난 곳이다. 게다가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하계 시즌 LA 노선을 주5회에서 주7회까지 증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미서부 및 LA 단독 일주 연합 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하계 시즌에는 에어프레미아도 로스앤젤레스관광청과 함께 LA 단독 일주 연합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나이티드항공도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기존 주7회에서 주12회로 증편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며, 슬롯을 확보할 경우 주14회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코로나19로 무산된 델타항공의 포틀랜드 취항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늘어나는 항공 공급에 따라 올해 미주 여행시장에는 허니문, 상용, 학생, 친지 방문, 자유여행 수요뿐만 아니라 가족, 시니어, 패키지여행 등 일반적인 레저 목적의 수요의 성장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분위기다. 한 관광청 관계자는 “최근 미국 현지 업체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져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관광청에서도 상품 개발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패키지여행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광고비 등 다양한 지원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호주 노선 공급석은 2019년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다. 사진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 풍경 /여행신문 CB
올해 한-호주 노선 공급석은 2019년 대비 30% 증가할 전망이다. 사진은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릿지 풍경 /여행신문 CB

●대양주  

항공 공급 ‘안정화’…다양한 테마 출격 


올해 대양주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행지는 호주다. 호주는 동계시즌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외에도 콴타스항공, 젯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의 시드니 취항이라는 호재를 업고 한해를 열었다. 

2023년 호주행 항공 공급은 2019년과 대비해도 30%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호주정부관광청은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한국 시장에 투입하고 각종 프로모션을 지원한다. 올해 호주 방문 한국인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9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새로운 상품에 대한 기대도 크다. 호주정부관광청은 여행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테마의 팸투어를 진행하고, 2주에 1회 스페셜리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꾸준한 사랑을 받았던 괌·사이판 역시 올해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괌·사이판은 지난해부터 출입국 제한을 빠르게 완화한 데다 한국에서 약 4시간 거리의 가까운 여행지로 인기를 얻었고 항공 공급도 순차적으로 증가한 지역이다. 항공 운임도 이미 안정화된 상태라 올해 회복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이제는 코로나19 제한이 비교적 덜한 여행지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휴양, 허니문, 스포츠, 가족, 태교, 교육 등 다양한 취향과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여행지로서 타깃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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