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겨울 성수기, 2인 항공·호텔만 300~350만원
한 끼에 100달러 넘는 밥상 물가…환율도 도움 안돼

최근 괌·사이판·하와이를 찾는 한국인 여행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겨울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무섭게 치솟은 항공·숙박비와 현지 물가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행 물가를 비교하며 여행지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는 고민들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한국인 여행객들의 인기 휴양지로 손꼽히는 세 섬들의 현실적인 여행 물가를 살펴봤다.

 

항공권, 2배 상승…'그래도 간다'

우선 여행 경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권이다. 1월12일 기준 네이버 항공권에서 2월16일~2월21일(4박6일) 일정으로 괌·사이판·하와이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 1인당 최저가는 각각 69만5,900원, 84만9,600원, 107만4,8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괌·사이판 항공권 가격이 크게 올랐다. 해당 일정으로 괌·사이판 2인 여행을 계획한다면 항공권에만 140만원~170만원을 지불해야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괌·사이판은 수요에 비해 1~2월 항공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이미 연초부터 2월 말까지 높은 탑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일부 날짜들은 일찌감치 좌석이 동났다”라며 “이에 따라 항공권 가격도 작년 11~12월에 비해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여행 수요가 상당한 괌·사이판은 방학이 끝난 3월 이후로는 30~40만원대로 항공권 예약이 가능하다. 오히려 지난해 여름만 해도 평균 200만원대를 나타냈던 하와이 항공권은 100만원 초반대로 떨어진 모습이다.

1박당 40~50만원…2월 지나면 저렴

숙박비도 상당하다. 같은 일정으로 네이버에서 인기순으로 가장 상위에 오른 호텔에 숙박할 경우 하루 평균 숙박비는 40만원~50만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1~2월 출발 2인 기준 항공과 숙박비는 괌·사이판의 경우 300만원~350만원, 하와이의 경우 400만원대로 예산을 잡아야 한다. 해당 호텔들도 항공권과 마찬가지로 3월 이후에야 하루 평균 약 30만원대로 예약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3월 이후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렌터카의 경우 지역별로 편차가 큰 편이다. 허츠 렌터카 기준 괌에서는 1일 60달러, 사이판에서는 36달러로 이용할 수 있는데 여기에 보험이나 카시트 등의 옵션을 추가하면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최근 괌·사이판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솟은 현지 물가를 공유하는 후기들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사진은 사이판 조텐 마트 / 여행신문 CB 
최근 괌·사이판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치솟은 현지 물가를 공유하는 후기들이 다수 공유되고 있다. 사진은 사이판 조텐 마트 / 여행신문 CB 

어마어마한 밥상 물가는 무시 못해

여기에 최근에는 편의점과 마트, 식당의 물가가 크게 올랐다는 후기도 퍼지고 있다. 괌·사이판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행객들은 ‘캐주얼한 식당에서도 1인당 15~20달러, 음료나 맥주 한 잔 마시고 팁까지 내면 4인 가족 기준 100달러는 훌쩍 넘는다’, ‘4인 가족이 저녁에 바비큐 한 번 먹으면 200~250달러’, ‘편의점에서 파는 무스비가 한 개에 4달러’, ‘맥도날드 빅맥 세트 10달러’라며 현지 물가 상황을 공유했다. 1,200원대의 환율도 물가 인상의 체감 온도를 더 높였다. 원달러 환율 약 1,250원 기준 맥도날드 빅맥 세트는 1만2,500원이니 한국보다 약 2배 수준인 셈이다.

또 고정환율을 적용하고 있는 괌·사이판의 쇼핑몰 티 갤러리아는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치솟았을 당시에도 1,180원의 고정환율을 유지해 여행객들에게 큰 메리트로 작용했지만, 2022년 11월25일부터는 1,280원으로 변경됐다. 1월12일 기준 원달러 환율이 1246.5달러라는 점에서 힘이 빠진 모습이다.

지난해 괌을 방문한 한국인은 19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괌 이파오 비치 / 괌정부관광청 
지난해 괌을 방문한 한국인은 19만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괌 이파오 비치 / 괌정부관광청 

비싸도 이유 있는 여행

하지만 높은 물가와 여행 경비에도 불구하고 괌·사이판 인기는 뜨겁다. 한 관계자는 “항공권이나 숙소는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데 이렇게 가격이 상승했다는 건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라며 “비행시간이 약 4시간의 가장 가까운 미국령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휴양지이자 한국보다 저렴하게 구매 가능한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특히 겨울에는 가족여행객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괌정부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괌을 찾은 한국인은 약 19만명으로, 12월에만 3만명 이상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사이판을 찾은 방문객 6만9,534명 중 한국인은 5만2,811명으로 전체의 75.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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