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 패키지 수요가 증가하면 항상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 바로 ‘가이드의 자질’논란이다. 쇼핑과 옵션을 강요하는 현란한(?) 기술에 대한 문제제기는 차치하더라도 가이드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정보는 ‘사실’이어야 하며, 안전과 서비스 마인드도 평균에서 미달되지는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다.

얼마 전 기자일행이 일본으로 출장을 갔을 때 일이다. 현지에서 초등학생 단체를 이끄는 가이드를 만났는데, 설명이 들을수록 가관이다. 안내문에 버젓이 일어와 영어로 ‘일본인 아무개를 기리는 곳’이며 인물 소개까지 나와 있음에도 “한국 왕의 아들이 묻힌 곳”이라고 소개하고, 관광지의 유래와 각종 물건들의 사용법도 잘못 알려주고 있었다. 게다가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사원은 전부 한국의 것을 모방한 것이다”등등. 낭설과 왜곡된 사실을 아이들에게 주입하는 모습은 소위 ‘전문직’이라는 가이드의 모습이 아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모 여행사에서 진행한 유럽 패키지에서는 가이드가 일행을 버려두고 개인 용무를 보는가 하면 폭언을 일삼고, 운전사는 손님을 성추행하기까지. 패키지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현지 언어에 익숙하지 않거나, 사전정보가 없는 상태인 경우가 많다. 그 상황에서 고객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선택의 여지없이 ‘가이드’ 뿐이다. 지금도 각종 매체에서는 저가 패키지를 타깃으로 사정없이 몽둥이질을 하고 있고, 책임감 있는 여행사와 가이드들마저도 도매급으로 ‘저가’가 아닌 ‘저질’로 몰리고 있다.

믿을 수 있는 가이드와 의심의 칼날을 품지 않은 여행자의 즐거운 여행은 어쩌다 운이 좋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느 여행사를 이용하던 당연히 진행돼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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