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사여, 관광청에 프로포즈하라



■여행사 후방지원, 관광청 존재의 이유

한국에 진출해 있는 해외 관광청만 60여개. 어느 국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한국에 관광청 사무소를 열었다는 것은 한국 여행업계와 손잡고 일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각 관광청에 대한 여행사들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왜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듣는 관광청이 있는가 하면 ‘상품 판매에 실질적인 도움을 얻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곳도 있다. 관광청이 잘하든 못하든 아쉬운 건 여행사다. 관광청마다 규모나 책정된 예산도 다르고, 지역의 특성, 국가의 관광 활성화 의지 등이 천차만별이지만 여행사들은 이들 관광청을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잘만 활용하면 수익창출에서도 얼마든지 톡톡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해외 관광청이 한국에 존재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홍보·마케팅 활동을 통해 해당 국가로 많은 한국인들을 보내는 것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홍보활동과 여행사를 통한 마케팅 활동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것이 가장 교과서적인 관광청의 역할이라 할 수 있겠다. 관광청은 손님을 직접 유치해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만큼 모객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여행사의 힘을 빌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각종 매체를 활용해 목적지를 아무리 멋지게 홍보한다 해도 이를 상품화시켜 판매하는 여행사가 없다면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을 보인 경우가 뉴칼레도니아관광청이다. 지난 해 한국사무소를 개소한 뉴칼레도니아관광청은 에어칼린의 인천-누메아 직항 취항과 함께 대대적인 프로모션에 나섰고, 올해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현지촬영을 후원하고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인지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 드라마로 인지도가 높아지자 일부 판매 여행사들은 문의 및 예약이 부쩍 늘어 일종의 ‘손 안대고 코 푼’ 효과를 보기도 했다. 동시에 관광청은 여행사 대상 광고 지원 및 송객 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후방 지원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당시 대부분의 관광청들은 뉴칼레도니아관광청을 부러워했으며 동시에 여행사들도 다른 관광청들도 소비자 홍보활동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항공사와 현지 여행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냈으면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모든 관광청이 이러한 형태의 ‘초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뉴칼레도니아의 경우, 정부 측에서 국가 기간산업으로 관광 분야 집중 육성에 나서면서 막대한 예산을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거액 지원 보다 ‘중간자 역할’이 핵심

여행사들은 감 떨어지기를 기다리듯 특정 관광청이 드라마 PPL로 목적지를 홍보하고, 해당 드라마가 ‘대박’을 치기를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관광청도 ‘왜 이렇게 여행사와 적극적으로 일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예산이 없어서…”라며 쭈뼛거릴 필요도 없다. 여행사들에 전적으로 필요한 것은 ‘초대형 프로젝트’라기보다는 여행사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함께 상품개발을 위해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열린 자세’다.

여행사들은 일반적으로 관광청의 문턱을 높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여행사들이 찾아오기 어렵도록 만든 관광청 쪽에서 각성해야 할 부분도 있다. 관광청이 여행사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일년에 한 번 고급호텔에서 식사 한 끼 대접하는 일 외에도 무수하게 많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광고를 지원하거나 큰 프로젝트를 후원해주는 것이 당장에는 좋아 보이지만 자주 여행사의 의견을 수렴하고 한국 여행사와 현지 업체들과의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잘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관광청의 업무 중 여행사와 함께하는 것들을 열거하자면 ▲공동 상품개발 ▲관광교역전 참가 ▲팸투어 기회 제공 ▲광고 지원 ▲가이드북, 브로슈어 제작 및 제공 ▲송객실적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 ▲현지 업체와의 미팅 주선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이처럼 다양한 채널로 여행사 협력방안이 준비돼 있지만 대부분의 혜택이 대형 여행사에 국한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곤 한다. 또한 한글 홈페이지조차 개설돼있지 않으며 브로슈어나 가이드북 제작 등에 수동적인 관광청도 적지 않고 있다고 해도 소규모 여행사들에는 제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관광청이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여행사에 무엇이든 지원을 했을 때 결과물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고 고로 대형 여행사에 관광청의 손이 자주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나 회사의 규모가 작다고 관광청으로부터 외면 받는 것은 아니다. 규모를 떠나 전문성과 열정이 있는 업체라면 관광청의 환영을 받기 마련이다.

■지역 전문 여행사 ‘대환영’

홀세일 여행사를 위시한 대형 여행사들은 한 지역의 전문 담당자가 있기에 상대적으로 관광청과 업무제휴를 하기에 유리하다. 이처럼 규모가 큰 업체를 제외하고 특정 관광청과 적극적인 업무 제휴를 하는 업체들은 지역 전문 여행사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를 예로 들면, 박경숙여행사와 파로스트래블이 대표적인 경우로, 이들 여행사는 각각 헬리스키, 오로라빌리지의 한국사무소를 맡는 등 캐나다 전문 여행사로서 대형 여행사가 갖지 못한 노하우를 자랑하며 관광청과 남다른 유대관계를 쌓아가고 있다.

여행사가 적극적이다 보니 관광청도 돕지 않을 수 없다. 온오프라인 광고에 해당 여행사가 적극 노출되도록 돕는 것은 물론 각종 책자 제작 및 여행사 대상 설명회 등 캐나다관광청 및 브리티시컬럼비아주·알버타주관광청 등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받고 있다.
뉴질랜드관광청, 프랑스관광청, 이탈리아관광청 등도 규모보다는 상품 개발에 적극적인 업체들을 중심으로 홈페이지에 협력사로 노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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