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해외여행을 가면 현지 음식 때문에 고생하게 마련인데도 그 맛이 그리울 때가 있다. 또 그곳에 직접 가보지 못했어도 도대체 ‘본토의 맛’은 어떤 것일까 하고 궁금하다. 대사관, 항공사, 관광청, 홍보마케팅대행사 등에서 일하며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본토의 맛’을 내는 한국의 레스토랑을 물었다.

이지혜 기자 imari@traveltimes.co.kr

■Turkey
“세계 3대 요리의 매력”

터키 강남 ‘파샤’
터키항공 서울지사 아흐멧 샤힌 지점장

서울에는 터키 음식점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강남에 있는 ‘파샤(Pasha)’를 가장 즐겨 찾는다. 또 패스트푸드 형태로 간단히 즐기는 도네르(Doner)케밥을 판매하는 가게들도 곳곳에서 접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야채요리를 즐겨 먹는 편인데 한국의 터키 레스토랑들은 대부분 케밥(빵과 곁들어 먹는 고기요리)류가 주류를 이뤄 아쉽다. 파샤의 메뉴 가운데는 엘리 나직(Eli Nazik-마늘, 가지를 넣어 요구르크 소스에 올린 아다나 케밥)과 이스켄데르(Iskender-도네르케밥에 얇게 썬 터키빵과 오마토 소스를 얹어 그릴에서 구운 케밥)를 좋아한다.

터키요리는 중국요리와 프랑스 요리와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터키는 굉장히 큰 나라여서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요리법을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단연 케밥이 유명한데 사실 터키 내에서도 매우 각양각색의 케밥을 맛볼 수 있다.

터키 요리는 오토만 요리법을 기본으로 터키의 지리적 특성상 아시아, 중동, 발칸, 유럽 등의 요리법이 혼합돼 있어 국제적이다. 반면에 또 지역적으로 특색있는 요리도 만날 수 있다. 북부 터키의 흑해 지역은 옥수수와 앤초비 등을 기본으로 한 요리들이, 남동부 지역은 케밥과 메제와 아스바크라바, 쿠네페, 카다이프 등의 디저트가 유명하다. 터키의 서부는 올리브 나무가 많이 있어 올리브오일을 이용한 요리가 기본을 이루며, 에게해나 지중해 등의 야채, 허브, 생선이 어우러진다. 또 중부 아나톨리아는 특유의 파스타 요리가 대표적이다.

터키여행을 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올리브오일을 넣은 갖가지 요리들을 추천한다. 터키 음식 특유의 맛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파샤 Pasha 02-593-8484
www.pashakebab.com
위치 강남역 5번 출구 도보 20m쯤 걸으면 세계빌딩 4층

▼아흐멧샤힌 지점장의 추천메뉴
엘리나직케밥 1만7,500원,
이스켄데르케밥 1만75,00원
술탄케밥(Sultankebab) - 패스트푸드 케밥 전문점으로 이태원점·종로점을 운영중. sultankebab.co.kr



■Thai land
“허브 향 가득한 건강식”

태국 소공동 타이오키드
태국관광청 서울사무소 와라이락 노이파약 소장

한국에도 최근 태국 음식점들이 많이 늘어났다. 여러 음식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소공동 롯데백화점 12층에 위치한 타이 오키드 레스토랑을 자주 애용한다. 이 곳의 여러 메뉴 가운데 특히 좋아하는 것은 또옴양꿍(Tom Yang Kung)이다. 또옴양꿍은 세계 3대 요리로 선정될 만큼 태국을 대표하는 요리로, ‘또옴’은 끓인다는 뜻이고, ‘얌’은 시고, 달고, 맵고, 짠 맛을 가리킨다. ‘꿍’은 새우다. 레콘그래스와 카피르 라임 잎의 향이 어울려 독특한 맛을 내는 또옴양꿍을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또옴양꿍은 위장에 가스 차는 것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허브를 사용하는 태국음식은 건강에 좋고 여러 가지 조리법을 통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태국여행을 갔다면 길거리나 식당에서 태국 쌀국 쿠아이티에우남(Kuay Tiew Nam)을 시도해봐라. 특유의 국물맛을 내기 힘들어서 그런지 한국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들다. 또 태국에서는 메기를 즐겨 먹는데 한국에서는 드물다. 메기 커리, 메기 샐러드, 구운 메기 등도 별미다.

타이오키드 Thai Orchid
02-772-9926
www.thaiorchid.co.kr
위치 소공동 롯데백화점 12층
(이태원점과 압구정점도 있음)

▼와라이락 노이파약 소장의 추천메뉴
또옴양꿍 1만5,000원


■Japan
“사케가 더 맛있어지는 사카나”

일본 명동 진가스
일본정부관광국 다니 히로코 소장

한국에는 일식 레스토랑이 많다. 그렇지만 그 대부분에서 진정한 ‘일본의 맛’을 만나기 어렵다. 드물게 진짜 일식의 맛을 내는 식당들 몇 곳은 일본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찾곤 한다.
시청 앞 프레지던트호텔에 사무실이 위치한 일본정부관광국 한국사무소에서도 가까운 곳으로는 명동 중앙우체국 근처에 위치한 진가스(珍かつ)가 있다. 상호명에서도 짐작하듯 이 집의 주요 메뉴는 돈가스인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메뉴는 나베야키우동(두툼한 냄비에 끓여 나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는 우동, 새우튀김, 오뎅, 버섯 등이 들어가고 일본국물 특유의 달콤한 맛이 남)이다.

또 저녁에는 지인들과 조촐한 술자리를 하기도 좋다. 정형화된 일식당 메뉴에는 없는 일본 선술집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들이 있다. 다만, 안주 메뉴는 3개 이상 시켜야 하기 때문에 서너명이 함께 찾으면 더 좋겠다. 냉두부 등과 같이 간단하고 양이 적은 메뉴도 있으니 둘이라고 해서 부담스럽지는 않다. 대체로 예산은 안주만 놓고 봤을 때 3만~4만원 이내에서도 가능하고, 주방장이 그날 들여온 신선한 재료로 만든 갖가지 요리를 맛볼 수 있는‘오마카세’스타일의 코스요리도 좋다.

최근에 일본 전통주를 즐기는 이들도 많아졌는데 이를 가장 맛있게 마시는 법은 맛깔스러운 일본 요리 안주(さかな-사카나)와 함께 하는 것이다. 일본의 지방 토산주들은 대체로 그곳에서 나는 식재료를 이용한 요리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진가스 외에 용산 전자상가 인근에 위치한 일본 선술집 미타니야(02-701-2262)와 홍익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일본 라멘집 하카다분코(02-338-5536)도 일본스러운 맛을 내는 곳으로 꼽고 싶다.

진가스 珍かつ 02-777-0741
위치 명동 한진해운 건너편 버스정류장 골목

▼다니 히로코 소장의 추천메뉴
나베야키 우동 9,500원





■Germany
“맥주 맛을 결정하는 마이크로브루어리”

독일 삼성역 코엑스 오킴스브로이하우스
홍보마케팅 대행사 (주)케틱·CNC 페테르 비아라스 대표

한국에도 독일식 맥주를 맛볼 수 있다고 선전하는 브루하우스는 많다. 실제로 만족할 만한 곳은 손가락에 꼽히며 그래서 맥주를 마실 때는 일부러 코엑스에 위치한 오킴스브로이 하우스(O’Kim’s BRAEUHAUS)까지 가곤 한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얻기 위해 좋은 에스프레소 기계가 필요하듯 프리미엄 맥주를 만들어내는 것은 마이크로브루어리라는 기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오킴스브로이에서는 카스파리(CASPARY)라는 마이크로브루어리를 사용한다. 카스파리는 전 세계적으로 유수의 별 다섯 개짜리 레스토랑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정통 바바리안 디자이너다. 그가 선보이는 카스파리 마이크로브루어리 역시 최고의 맥주를 만들어낸다.

오킴스브로이의 메뉴 가운데 즐기는 게 있다면 학센(오븐에 구운 돼지 뒷다리 정강이)다. 흔히 독일 맥주하면 안주로 소시지만을 떠올리는데 독일식 돼지족발과 맥주의 조합도 훌륭하다. 독일 본토 음식들은 대체로 칼로리가 높고 짠 게 특징이다. 또 각종고기요리가 발달해 있는데 특히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갖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 디저트를 즐긴다.
독일 각 지역에는 지역요리들이 있다. 어떤 것은 비슷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제로는 지역마다의 요리법과 특징이 살아 있다. 예를 들면 고향의 흙과 기후환경에서 자란 아스파라거스는 그것만의 맛을 가진다. 때문에 지역별로 자신들의 요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오킴스브로이 O’Kim’s BRAEUHAUS 02-6002-7006~7
www.okims-brauhaus.com
위치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1층

▼페테르 비아라스 대표 추천메뉴
학센과소세지 3만5,000원,
학센 2만5,000, 아이스바인 3만5000원, 보리맥주, 밀맥주 400CC 4,800원, 흑맥주 5,600원


■Spain
“스페인 분위기 물씬 즐겨“

스페인 잠실 보데가
스페인대사관 엘리에세르 가리도 언론담당

한국에서 찾은 최고의 스페인 레스토랑이라면 잠실에 위치한 보데가(Bodega)를 꼽고 싶다. 이곳은 비단 음식 맛 뿐 아니라 스페인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고 또 레스토랑 내에 데코레이션, 음악까지 더해 마치 스페인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한다.

사실 한국에서 고향 맛을 떠올리게 하는 진짜 스페인 음식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보데가 역시 스페인 사람 입맛에서는 본토 맛과 다소 다른 점도 있지만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는 스페인 친구들과 고향의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나 스페인 음식을 한국인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싶을 때 함께 찾는다. 보데가 메뉴 중에 좋아하는 것은 ‘빠에야(paella-스페인식 쌀 요리)’이다. 전형적인 스페인 요리인데 쌀, 고기, 생선, 야채 등이 어우러진 음식이다. 빠에야는 팬 요리라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으로 샤프란을 함께 넣어 노란빛을 띤다. 다양한 재료를 넣은 빠에야 택할 수 있는데 신선한 해산물을 넣은 빠에야를 추천한다.

스페인은 여러 인종과 종족이 살고 있어 음식 문화 역시 다채롭다. 또한 기후적인 영향으로 다른 국가와 달리 계절 음식도 발달돼 있으며 영양이 풍부하고 건강한 섭생이 가능하다. 신선한 과일과 야체, 곡물, 견과류 등을 많이 이용하고, 대서양과 지중해에서 잡은 생선 요리 등도 좋다. 스페인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올리브오일은 콜레스테롤 조절에 뛰어난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데가 Bodega 02-3432-8686
www.bodega.co.kr
위치 서울 송파구 삼전동 130-5

▼엘레에세르 가리도 언론담당 추천메뉴
빠에야 2인 이상 3만2,000원


■Taiwan
“국제적인 맛이 어우러진 퓨전 요리”

타이완 명동 향미
타이완관광청 서울사무소 천페이천 소장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한 지 이제 4개월 남짓하다. 아직 가보지 못한 식당이 더 많지만 그 동안 다녀본 가운데는 명동에 위치한 ‘향미(鄕味)’를 좋아한다. 중앙우체국 건물 왼쪽 골목으로 진입하자마자 바로 보인다. 가장 즐겨먹는 음식은 후추꽃게볶음으로 향미 특제 매콤달콤한 소스가 살이 꽉 찬 꽃게를 환상적인 맛으로 만들어낸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 입맛에도 무척 잘 맞으리라 여기며, 이 집의 또 다른 인기 요리인 ‘마늘꽃게튀김’도 추천하고 싶다.

타이완에서는 거리나 야시장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해외에서 만나보기 힘든 음식으로 루로우판(魯肉飯)이라는 돼지고기 덮밥이 있다. 오랜 시간 간장 소스에 졸인 돼지고기에 절인 채소를 곁들여 먹는데 무척 대중적이고 타이완 스타일의 음식으로 꼽고 싶다.

타이완 음식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중화요리의 범주에서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다양하다. 타이완 원주민의 전통요리와 중국 각 지역의 요리는 물론, 타이완에 영향을 미쳤던 포르투갈, 네덜란드, 일본 요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또 이들 각 지역의 요리들이 한데 어우러져 타이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새로운 요리로 재탄생되고 있다.

향미 鄕味 02-773-8835
www.pashakebab.com
위치 명동 중앙 우체국왼쪽 골목 초입

▼천페이천 소장의 추천메뉴
후추꽃게볶음 2만원,
마늘꽃게튀김 2만원



"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