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수요 폭증…단체배낭 일부 업체 쏠림
-항공료 상승, 고객 성향 다양화…판매 어려워

배낭여행 시장이 오랜 침체를 벗고 올 여름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적체됐던 수요가 몰리고 있어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항공료가 크게 오르고 좌석을 구하기도 만만치 않아 여행사들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기에는 조심스럽다는 분위기다.

수요 회복이라는 측면에서만 봤을 때 올 여름 전망은 밝다. 그동안 환율 상승, 신종플루 등으로 여행을 미룬 젊은층들의 여행 심리가 어느 때보다 살아났기 때문이다. 주요 여행사들은 “항공 공급이 원활치 않다는 난점이 작용하고 있지만 올 여름 배낭 시장은 2007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 철도를 판매하고 있는 GTA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여름철 철도 예약 시점이 빨라지고 있는 것만 봐도 시장이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요 증가에도 항공 수급이 원활치 않은 점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항공사들이 운항을 대폭 줄이고, 해외 판매 비중을 높인 것뿐 아니라 항공사의 정책 자체가 크게 바뀐 탓이 크다. 시장 침체 중에 진행했던 조기 발권 프로모션은 대부분 사라졌고, 그룹 좌석을 대폭 줄여 단체 배낭 상품을 운영할 수 있는 여행사는 손에 꼽을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A여행사 과장은 “유럽의 경우, 작년까지만 해도 70만~80만원 수준의 항공권이 많았으나 이제 100만원이하는 거의 없다”며 “고객들은 저렴한 것만 찾는데 항공 부분이 어렵다보니 숙소 등급을 낮추는 형태가 올해 유독 많아졌다”고 말했다.

고객 성향이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배낭여행’이라는 용어의 위치도 애매해졌다. 15명의 이상의 단체가 인솔자가 동반되거나 하나의 팀으로 움직이던 형태의 전통적인 배낭여행은 이제 일부 대형 업체로만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대부분의 FIT 전문 여행사들마저 손을 뗀 상황이다.

내일여행 김희순 이사는 “항공좌석 확보에 대한 부담, 단체 형성의 어려움 등으로 타 여행사들이 내일여행에 붙이는 형태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유스 배재식 대표는 “단체 배낭의 전체 수요는 줄었지만 행사가 가능한 업체가 급감하다보니 하나투어의 물량 자체는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나투어, 내일여행 측은 유럽뿐 아니라 중국, 동남아, 대양주 지역에 대학생 단체로 이뤄진 배낭여행을 찾는 수요는 일정량 감소하더라도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대표적인 ‘자유배낭’ 상품으로 자리를 잡은 호텔팩 외에도 민박팩, 믹스팩, 점프팩 등 2명부터 행사가 가능하고, 숙소를 다양한 형태로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히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항공과 호텔을 따로 예약하는 수요도 늘고 있어 정형화된 배낭여행 상품의 지위는 축소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관계자들은 “이제 배낭여행과 패키지로 양분되던 시기의 경계는 사라졌다고 봐도 무방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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