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맥을 고려해야 한국적 SNS와 통한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해외 사이트라면, 국내에는 미투데이가 있다. 또 일찍이 싸이월드가 있었다. 한국의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에서 한국적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인맥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편집자주>



SK커뮤니케이션
소셜네트워크실 안진혁 실장


■동서양의 사고방식 차이

서양과 동양의 다른 사고방식은 관계를 인식하거나 맺는 데에서도 나타난다. 미시간대 심리학과 리처드 니스벳 석좌교수는 한 장의 사진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사진을 설명해보라고 했다. 미국학생은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네요. 송어 같은데요?’라고 했고, 일본학생은 ‘바위도 있고, 초록색 해초가 있고, 물속에서 물고기가 헤엄쳐 가네요’라고 대답했다. 이 대답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서양인은 요소들을 분석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동양인은 맥락과 관계를 중시한다.

또 다른 실험이 있다. 모양이 같지만 성질이 다른 나무토막과 성질이 같지만 모양이 다른 나무토막 3개를 동서양인에게 보여주고 같은 것을 물었다. 서양인은 대부분 모양이 같은 나무토막을 선택했고, 동양인은 재질이 같은 나무토막을 선택했다. 이 역시 각자의 의식 속에 서양인은 외형에 집중하는 경향이, 동양인은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는 성향이 있음을 보여준다.

SK커뮤니케이션 소셜네트워크실 안진혁 실장은 “동서양의 사고방식 차이는 싸이월드와 페이스북, 이 두 서비스를 전혀 다른 형태의 것으로 만들었다”며 “SNS를 접근하는데 있어 그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속성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인터넷 서비스 가운데 흐름을 주도했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는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했다. 반면에 현재 세계적인 서비스로 성장한 구글은 웹의 속성과 인간 본능의 유사점에 주목했다. 페이지랭크는 상관성 혹은 선호도를 적용한 구글의 서비스다. 예를 들어 이명박 대통령이 휴가를 갈 때 어떤 책 3권을 가져갔다고 보도됐다. 그 후 3권의 시의성이나 상관성 여부와 상관없이 다음 주 도서판매 베스트셀러에 들 가능성이 높다. 이 때 정보를 얻기 위해 선택한 검색어는 ‘이명박 대통령 휴가 때 가져간 책’이 될 것이다. 해당 책간에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보이지만 맥락적인 상황에서 관계가 발생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이트 간의 관계나 상관성을 검색엔진이 인식토록 한 것이 구글의 페이지랭크다.

이와 같은 인간적인 특성은 제품을 판매하는데 있어서도 물론 중요하게 작용한다. 팜빌(FarmVille)은 전세계 게임 판매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게임의 내용 자체는 단순하다.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고 작물을 키운다. 그런데 팜빌은 소셜게임 형태로 친구들의 농장 상태를 볼 수 있고, 또 농장거름도 선물한다. 물론 단순해서 인기가 있는 게임도 있지만, 소셜게임의 경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게임머니를 사용하게 되고, 게이머들의 기쁨이 배가된다.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

SNS와 관련해 또 하나 주목해야할 인간적인 특성은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오피니언 리더가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최근에 국내에서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서비스를 아이폰으로 옮긴 이들에 관한 흥미로운 분석이 있다. 전화 통화량이 많고 주변과의 교류가 활발한 사람이 서비스를 바꾼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주위 사람이 동반해 서비스를 이동하는 경우가 20%에 이르렀다.

안진혁 실장은 “모두에 동서양 사고방식의 차이를 말했다.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과 더불어 한국 사회의 특징적인 부분으로 인맥을 들 수 있다”며 “인맥이 없는 사람은 그 네트워크에 낄 수 없어, 각 인맥별로 섬이 형성된다. 싸이월드를 분석해보면 이와 같은 특징을 금세 드러난다”고 말했다.

싸이월드 가입자수는 2,400만명이고, 1인당 평균 일촌수는 27.4명이다. 이를 적용한다면 4.25명을 거치면 타인과 연결돼야 하는데, 실제 측정 평균값은 7.1거리였다. 한 사람을 임의로 뽑은 후, 다시 그의 일촌 중 두 명을 임의로 뽑으면 그 둘이 알 확률은 32%로 유유상종 및 컬처아일랜드화 등의 영향이다.

인맥이나 섬 형성은 어른들만의 것이 아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SK컴즈와 서울대가 함께 연구한 바가 있다. K중학교 1학년2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우리 반에서 가장 친한 친구 3명을 써주세요’라는 질문을 했는데, 우선 이성간에는 서로 이름을 쓰지 않았다. 남자 그룹은 그룹 내의 중심도가 높았던 반면에 여자 그룹은 여러 개의 그룹들이 존재했다. 이어 모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서는, 허브가 되는 인물간에 서로 연결이 되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싸이월드 일촌인 학급친구를 묻자,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연결돼 있는 것으로 파악돼 싸이월드 일촌 활동에서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관계 맺음을 보여줬다.

안진혁 실장은 “한국은 인맥이 권력이기 때문에 그것을 나누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숨기려는 경향마저도 나타난다. 그런가하면 주요 허브끼리는 정보를 교환하며 그것을 권력화에 이용한다”며 “K중학생 연구에서도 이성간에 ‘좋아하는 친구’라는 응답은 없었지만 허브가 되는 친구 간에는 휴대폰 연락친구였다”고 말했다.

안 실장은 또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는 글을 쓰고, 10%가 댓글을 달고, 나머지는 특별한 아웃풋이 없다고 한다. 이는 100%의 반응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SNS를 활용한 활동을 할 때 이상에서 소개한 동서양인의 인식 차이, 그리고 한국적인 특색인 인맥 등을 감안해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이지혜 기자 imari@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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