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사람이 윗사람을 공공연하게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윗사람이 회사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사장님’이라면 더욱 주저주저하게 된다. 여행신문은 지난 6월13일부터 6월24일까지 여행사 직원 119명을 대상으로 ‘여행업계 리더’에 대해 물었다. 익명이 보장된 가운데 응답자들은 객관식 문항뿐만 아니라 주관식 문항까지 꼼꼼하게 채우며 현재 자신의 회사에 필요한 리더십, 여행업계에 맞는 리더십은 무엇인지 고민했다.




■리더십 ‘사람만이 희망이다’

직원들에게 리더의 유형을 ▲저돌적인 행동 중심의 액션(Action)형 ▲따뜻한 사람 중심의 사람(People)형 ▲창조적인 사고의 아이디어(Idea)형 ▲치밀한 계획(Process)형 4가지로 분류해 제시했다. 응답자의 32.8%가 사장님을 ‘사람형’으로 생각했으며 26.1%가 계획형, 액션형과 아이디어형은 20.2%로 똑같은 비율을 보였다.

직원들이 바라는 리더십 유형도 현재 사장님의 리더십 유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직원들이 바라는 리더십 유형 1위도 ‘사람형’. 그러나 현재 사장님의 리더십을 평가하는 항목 중 가장 낮은 비율을 보였던 ‘아이디어형’은 바라는 리더십 2위였으며, ‘액션형’과 ‘계획형’은 직원들이 공동3위 였다.

사람형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응답이유를 묻는 문항에 “여행업계의 근간은 무조건 사람”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한 응답자는 “타 업종 대비 낮은 연봉에 사람까지 안 좋으면 최악”이라고 쓰기도 했다. 사람형 다음으로 높은 지지를 받은 아이디어형은 외부변수에 취약한 여행업이 정체돼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했다. 응답자들도 “이제는 여행업도 변화가 곧 살 길”, “비슷비슷한 여행 상품으로 승부를 볼 수 없으며 특별하고 차별화된 무언가를 이끌어줄 리더가 필요하다”, “가장 발전성이 있으므로” 등을 선택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아이디어형과 반대 성향이라 할 수 있는 계획형 지지자들은 “여행업은 작은 실수가 큰 손실을 가져오는 위험부담 업종이므로 사전에 기획부터 꼼꼼하게 계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액션형을 선택한 직원은 “행동이 곧 수익,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행동이 없이는 소용이 없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소통할 수 있는 창구 67.2% 있다

응답자의 67.2%가 사장님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있다”고 대답했다. 소통 방법으로는 면대면(32.8%), 메신저(22.7%), 직장상사를 통해서(5%)가 가장 많았으며 기타 의견 중에는 고충처리위원회, 워크숍 등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한 응답자는 “소통 채널이 있다와 실제로 소통을 한다는 다른 범주라고 생각한다”며 “소통 채널이 있긴 하지만 얘기를 나눠본 기억이 없고, 얘기를 한다고 해서 들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급이 낮은 직원들은 “사장님이 30% 미만 수준으로 자신의 얘기를 들어줄 것 같다”고 응답해 소통 창구가 마련돼 있음에도 불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차장 이상의 응답자 중에는 “100%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고 확신을 하는 등 사장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통창구 있어도 ‘불통’느껴

소통 채널이 있음에도 사장님과 말을 섞기조차 힘들었던 직원들은 사장님에 대한 불만을 묻는 문항(중복응답 2개 가능)에 40%가 ‘직원과 소통하지 못한다’를 꼽았다. 또한 높은 업무 강도 제시(27.5%), 무리한 실적요구(19.2%)처럼 직원을 일을 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모습에 강하게 불만을 표했다. 또한 14.2%는 직원보다 전문성이 결여된 모습에 실망을 했으며 12.5%는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업무 처리도 불만사항으로 택했다. 높은 업무강도 제시가 불만이라는 한 직원은 “부서에 따라서 맡고 있는 업무가 다르고 실적이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사장님은 평가기준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는 가운데 보이는 결과만 중시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급여·복지 개선 바란다

응답자의 과반수 이상인 57.5%가 사장님에게 바라는 점으로 급여 및 복지의 향상을 들었다. 이는 직원들의 37.5%가 사장님과 나누고 싶은 대화로 ‘급여 및 복지 요구’를 선택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대리급의 한 응답자는 “반복되는 야근과 낮은 임금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여행사를 관둘 생각을 한다”며 “시기에 따라 수익 변화가 큰 업종이라 하여 직원에게까지 불안정한 생활을 감내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하게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급여 및 복지에 이어 직원을 우선시하는 마음을 가져달라는 대답(35%)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기타 의견을 달아준 한 응답자는 “사장님은 늘 고객을 최고로 생각하라고 말을 하시는데, 역으로 사장님이 고객만큼 직원들을 최고로 생각해 준다면 회사에 더 충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직원들은 회사 경쟁력 높이기(27.5%), 사내 분위기 개선(19.2%), 시설물 정비(17.5%), 경청하는 자세 함양(7.5%) 등을 원했다. 특히 시설물 정비를 원한 17.5% 직원들은 휴게실과 탈의실이 마련되기를 요구했다.

■사장 만족도 후한 점수

직원들은 자신의 사장님에게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사장님의 리더십에 만족한다는 답변은 ‘보통이다’가 49.6%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46.2% ‘만족한다’가 이었다. ‘불만족한다’는 응답은 4.2%에 불과해 직원들이 사장님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학점으로 표시해 달라는 질문에도 32.5%가 A, 24.2%가 B+, 17.5%가 B, 10%가 A+을 주는 등 대체로 응답자들의 사장님은 ‘우수’로 평가받았다.

사장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남기는 문항에도 많은 응답자들이 “건강하십시오”, “맨 땅에서 세운 이 회사, 그 자체로 존경합니다”와 같은 인간적인 말을 많이 남겼다. 사장직을 백조에 비유한 과장급 한 직원은 “사장이라는 자리는 겉은 우아하고 멋있어 보이지만 물 밑에서 끊임없이 발을 젓는 백조와 같다”며 “리더의 자리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는 자체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응답자 119인은 누구 ?

남자 직원(45.4%)과 여자 직원(54.2%)이 비슷한 수준으로 설문조사에 응했으며 직급은 사원(40%), 대리(28.6%)가 가장 많았고 과장(18.5%), 차장(6.7%), 부장 이상(5%) 순으로 참여했다. 응답자의 부서로는 해외패키지팀이 44.5%로 주를 이루었고 그 다음이 영업팀과 경영기획팀이 각각 17.6%, 마케팅 11.8%, 기타가 0.8%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회사를 묻는 문항은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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