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수 박사
경기관광공사 마케팅본부장
ysoh54@hanmail.net

대한민국 관광의 최대 문제점이 숙박문제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랫동안 문제점은 알고 있는데 해답을 찾지 못하고 주변만 맴돌았다. 과연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지난해 11월 정부는 관광숙박시설 확충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관광호텔 3만실 추가 확충을 위해 상업지역내 주택과 함께 학교, 주택 주변에도 관광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획기적인 제도개선을 단행했고, 콘도미니엄 건립도 50실에서 30실 이상으로 요건을 완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건립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관광객은 급증하다보니 여전히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물론 관광호텔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굿스테이, 이노스텔을 확충하고 고택과 종택도 이용하고 콘도미니엄도 활용하자고 한다. 그런데 그마저도 부족하고 묵을 만한 곳은 이미 사용하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묵기에 적합하지 않은 곳조차 이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 수원 인계동의 모텔을 중국인 관광객이 묵을 수 있도록 민관이 합동으로 노력해 결실을 맺게 됐다. 인계동은 많은 모텔과 음식점, 유흥업소들이 몰려있는 수원시청 인근의 대표적 유흥지역이다. 그런데 경기침체, 고객이동으로 인계동 모텔의 객실 이용률이 낮아지고 있어 자구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마침 9월에 중국인 관광객들의 객실난 소식을 접한 모텔 주인들이 이들을 유치하고자 외국인 관광객 유치위원회를 결성하고 직접 나섰다.

우선 10개 모텔이 각 20실씩 전체 200개 객실에 침대 한 개씩을 추가해 트윈베드로 만들어 여행업체가 이용하기 쉽게 했다. 또 프런트를 안이 보이는 개방형으로 개조했으며 입구와 주차장의 휘장을 제거하고, 조명과 벽지도 밝고 단정하게 바꿨다. 이밖에 인터넷, TV, 냉장고, 드라이기와 세면용품을 비치했고, 출입구와 복도에 외국어 안내문도 비치하는 등 외국인 손님을 맞기 위한 시설로 꾸몄다. 상호도 모텔 대신 호텔로 바꾸기로 했다.

특히 인계동 입구의 200명이 한꺼번에 식사할 수 있는 대형식당도 그동안 중ㆍ석식만 취급하다가 외국인을 위한 조식뷔페를 시작하기로 했고, 식당 옆에 1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버스 주차장도 마련했다. 가격은 조식을 포함해도 5만원 미만으로 설정했고, 예약과 언어불편 등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24시간 대기하고 있다.

모텔 주인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자 지역의 경기관광공사도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서비스 교육, 간단한 중국어 교육으로 화답했다. 브로슈어와 주변지도를 만들 수 있도록 사진을 촬영하고 웹사이트를 만들도록 돕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도 중국 인바운드 여행업체들의 답사여행을 추진했으며, 수원시와 경기도도 주변지역 안전순찰 강화, 시도 지도, 간행물 비치 등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스스로 자구책을 구하고 주변에서 도우면 숙박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 일본인 관광객이 몰리면 침체된 주변 상가도 활기를 띠게 되고 일자리도 늘어나고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인계동 외국인 숙박단지를 계기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각지로 확대시킬 곳이 없나 찾아보자. 그리고 모텔의 개보수에도 호텔처럼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지원할 방법을 찾아보자. 이노스텔의 경우 서울시에서 지원한 바 있다. 관광진흥법과 공중위생관리법이 문제라면 협의해 바꾸면 된다. 기왕이면 서비스드레지던스도 양성화시켜주자.
잘 곳이 없어 고속도로로 두 시간 이상 달려가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정부 초기의 전봇대까지 뽑아보자는 초심으로 돌아가면 안 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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