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아
한국방문의해위원회
마케팅본부장/ 관광학 박사
katiehan@visitkoreayear.com


""가까이 두고 함께 할 수 있는 벗이 좋은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제주가 그런 친근한 여행지가 되었으면 한다.""

제주를 잘 안다는 이들은 제주를 여행하는 가장 좋은 계절로 늦가을을 추천한다. 제주의 가을은 가장 바람이 적고 습도는 낮으며 비도 거의 오지 않는다. 게다가 단체 관광객도 많이 없는 계절이라 한적하고 고즈넉하게 간세다리(게으름뱅이)가 될 수 있다.

지난 11월9일부터 12일까지 늦가을 제주에서는 ‘제주올레걷기축제’가 열렸다. ‘사랑하라, 이 길에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제주올레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제주올레를 삶의 터전으로 생활하는 제주민들이 만들어내는 소박한 축제다. 화려한 개막식이나 가수들의 공연, 특산물을 판매하는 부스들은 없었지만 검은 현무암과 청기와색 바다가 만들어내는 절경이 있고, 마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한 소소한 공연들과 제주 토속 음식들이 있었다.
“외국 갈 필요 없겠지요?”

놀멍쉬멍 길을 걷고 있는데 10년차 여행기자가 휴대폰 사진을 한 장 보여준다. 충격적이었다. 분명 그 사진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어느 외딴 휴양지의 모습이었다. 허나 예상과는 달리 휴대폰 사진 속 장소는 제주도였다. 중문 해수욕장을 찍은 것이라 했다. 휴대폰으로 막 찍은 사진이 이 정도니 직접 가서 보면 그 감동이 배는 더 될 터였다. 사진 속 10월의 제주도는 발리, 하와이 보다 아름다웠다.

멋진 경관을 찾아 굳이 멀리 갈 필요가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가히 세계유일의 유네스코가 인증하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을 달성한 곳이다. 가까운 곳에 세계가 인정하는 아름다운 자연이 있었다. 부끄럽게도 제주의 가치는 외국인들이 먼저 알아보는 듯하다. 제주는 걷는 길에서 보는 경관 자체가 축제이고, 숨 쉬는 공기 자체가 축복이며, 매일이 축일인 곳이었다.

올레를 걸을 때는 주위를 잘 살펴야 한다. 뒤를 돌아볼 때마다 새로운 길이 보이고 천천히 걸을 때마다 작은 친구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걸을 때마다 다른 길이었고, 다시 볼 때마다 매력적인 곳이 제주였다.

제주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지정되면서 관광객이 늘고, 각종 숙박시설이나 위락 시설들이 확충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제주도는 함께 선정된 다른 6개 지역과 교류협력을 강화해 특색 있는 자연환경체험 관광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선정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한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한 직원이 신혼여행으로 유럽 배낭여행을 준비하고 있다가 제주 올레 일주를 하자는 남자친구의 말에 속상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이에 그 직원의 남자친구는 언제든 신혼여행의 추억을 다시 떠올리며 가깝게 찾을 수 있는 제주도야 말로 신혼여행의 최적지가 아니냐며 설득했다고 한다. 가까이 두고 함께 할 수 있는 벗이 좋은 것처럼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에게 제주가 그런 친근한 여행지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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