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해
(주)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대표
kyonghae@commkorea.com

불과 백여년 전 1,000명도 채 안 되는 인구로 출발한 라스베이거스는 현재 인구가 200만명에 이르는 세계적인 도시로 변모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도시의 연간 방문객 숫자가 4,000만명에 육박한다는 사실이다. 라스베이거스의 성장 배경에는 3명의 인물이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모두 호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첫번째 영웅은 영화 <벅시>로 우리에게 알려진 벤자민 시걸이다. 그는 1940년대에 라스베이거스를 변화시킨 인물로서 라스베이거스의 첫번째 카지노 리조트인 플라밍고호텔을 만든 장본인이다. 주말에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의 명사들은 이 호텔에서 하루를 즐겼다. 라스베이거스의 중심지인 스트립(Strip)의 시초라 할 수 있는 플라밍고호텔은 그 당시의 모습은 아니지만 지금도 라스베이거스 블루버드 중심에 우뚝 서있다. 당시만해도 호텔 건설에 쓰여진 돈이 마피아의 자금이었고 사업초기의 불황으로 벤자민 시걸은 불행하게 생을 마감한다.

두번째 영웅은 영화 <에비에이터>의 실존 인물로 억만장자였던 하워드 휴즈이다. 그는 항공분야에 관심이 많아 그쪽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그는 60년대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카지노 호텔들을 사들여 운영하며 큰 돈을 벌었다, 마피아 자금으로 운영되던 카지노들이 실제로 여러 기업 등의 합법적인 투자를 받으며 오늘날의 라스베이거스를 형성하게 된 기틀을 만든 셈이다. 또한 영화제작자이기도 했던 그는 여러 가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카지노 호텔과 결합하여 더욱 많은 계층의 방문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세번째 영웅은 현존하는 라스베이거스의 인물인 스티브윈이다. 현재 그는 윈호텔과 앙코르리조트를 운영 중이다. 특히 80년대에는 화산쇼를 펼치는 미라지호텔을 시작으로 해적쇼를 공연하는 보물섬을 주제로 한 트레져아일랜드호텔 그리고 지금은 라스베이거스의 아이콘이 된 분수쇼의 벨라지오호텔등을 만들었다. 이 모든 볼거리는 지금도 어떤 요금도 지불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머스트(MUST) 어트랙션이 되었다.

이처럼 라스베이거스의 역사는 호텔을 빼고는 이야기 할 수가 없다. 호텔의 변화와 진화가 곧 라스베이거스의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왔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는 약 14만여 객실이 있다고 한다. 연간 4,000만 명의 방문객과 3,000여회의 컨벤션을 개최하는 도시 라스베이거스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CES(국제전자제품 박람회)나 NAB(방송기자재박람회)등 한번에 10만 명 이상 모이는 몇몇 컨벤션 행사는 라스베이거스가 아니면 치를 수도 없다.

인구가 라스베이거스의 다섯 배에 달하는 거대도시 서울의 총 호텔객실 수는 특1급, 특2급, 1급, 2급, 3급, 가족호텔, 등급미정 다 합쳐서 2만5,000실 미만이다. 1년 365일 모든 객실을 사용해야 약 9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관광객이 서울로만 오는 것도 아니고 한방에서 두세 명이 같이 쓰는 경우도 있지만 이 수치는 모든 관광객이 1박만 할 경우이니 1,000만 외래관광객을 목표로 하는 우리 인바운드업계에는 큰 장벽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수년간 한류바람을 타고 급격히 증가하는 외래 방문객을 맞이해야 하는 우리 여행업계의 큰 숙제인 셈이다. 얼마 전 우리나라의 1, 2위 여행업체가 나란히 공시를 통해 관광호텔 영업과 관련된 사업목적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들이 직접 호텔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야만 하는 이유는 공급 자체가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행수지 적자의 주범이 늘어나는 아웃바운드 수요가 아니라 인바운드의 극대화를 이루지 못하게 하는 요소들을 과감히 제거해 인바운드 활성화에 우리 모두 힘을 합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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