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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은 두 대륙 위에 서 있는 세계 유일의 도시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터키 이스탄불을 인류문명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라며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터키에는 2012년 현재 이스탄불을 포함 10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있으며, 선정대기목록만 38개에 이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감동을 줄 것으로 여겨지는 지역이나 문화, 또는 자연유산을 말한다. 세계문명과 역사의 중심에 서있었던 터키는 가는 곳마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에 터키의 세계문화유산 10곳을 소개한다.

사진/자료제공=터키문화관광부한국홍보사무소 02-336-3030



-유럽과 아시아를 모두 담고 있는 이스탄불
-2000개 전통가옥 보존되어있는 사프란볼루


1. 이스탄불 역사지구
“만일 세계가 하나의 나라라면, 그 수도는 이스탄불일 것이다.” 나폴레옹

마르마라 해와 보아지치(보스포루스), 그리고 할리츠(골든 혼)가 에워싸고 있는 반도형 지역에 위치한 이스탄불 역사지구는 1985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록됐다. 이 도시는 기원전 6500년경에 건설됐으며, 동로마와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다. 120명이 넘는 황제와 술탄이 16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도시를 통치했다.
이스탄불은 두 대륙 위에 서 있는 세계 유일의 도시다. 이스탄불의 역사 지구는 4구역으로 돼 있다. 술탄아흐메트 고고학 공원, 쉴레이마니예 보존 지구, 제이렉 보존 지구, 그리고 성곽 보존 지구 등이다. 이스탄불 역사 지구 내에 있는 아야소피아 박물관은 서기 537년에 완공됐다. 성당으로 지어진 이 건물은 약 천년 동안 가장 중요한 기독교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했다. 이스탄불이 오스만 제국에 의해 정복된 이후에는 모스크로 바뀌었다. 이 건물은 현재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야 소피아 바로 건너편에 있는 술탄아흐메트 모스크는 이스탄불에서 가장 큰 중앙 돔과 사이드 돔을 지닌 모스크로, 6개의 첨탑을 지니고 있다. 이 모스크는 260개가 넘는 창을 지니고 있으며, 2만 여개의 이즈닉 타일로 장식돼 있다. 톱카프 궁전은 380여 년 동안 오스만 제국 통치의 중심지였다. 이곳에는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된 86캐럿짜리 카슈크츠(스푼메이커) 다이아몬드가 보관돼 있다.

2.사프란볼루

모스크와 시장, 다정한 이웃들과 거리, 그리고 전통 가옥들을 지닌 소아시아의 유서 깊은 도시 사프란볼루는 1994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록됐다. 이 도시에서는 추크르, 크란쾨이, 바으라르 등 세 지역이 세계 유산에 등록돼 있다.
사프란볼루의 현재 모습은 17세기와 18세기에 형성된 것이다. 사프란볼루는 19세기 말의 흔적을 지니고 있는 흔치 않은 도시로, 지금도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사프란볼루의 경제와 문화에는 일상 그대로의 모습이 투영돼 있다. 사프란볼루 지역의 가옥들은 터키의 도시 문화를 잘 보여준다. 이 일대에 있는 2,000여개의 전통 가옥 가운데 1,000개가 보존 가옥으로 지정돼 있다. 적당한 구조와 관례, 전통 등이 어우러진 이 가옥들에는 독특한 공간 활용성을 지닌 터키의 생활양식과 문화가 깃들어 있다.

3.초룸 하투샤

하투샤는 기원전 2000년경 히타이트 제국의 수도로, 1986년 세계 유산에 등록됐다. 하투샤에는 기원전 1650년경 세워질 당시의 예술품과 건축물이 남아있으며, 지금은 야외 고고학 박물관으로 사용된다. 하투샤는 두 지역, 즉 하 도시(Lower City)와 상 도시(Upper City)로 돼 있다. 하 도시에는 시민들이 생활하던 흔적들이 남아있다. 숭배 의식이 행해지던 대사원은 이 도시에서 가장 중요하다. 예배 실은 두 개가 있는데, 이 사원은 히타이트 최고의 신인 폭풍우의 신과 아리나의 태양 여신에게 헌정된 것으로 여겨진다.
상 도시에는 여러 사원이 뒤얽혀 있는 사원 지대가 볼만하다. 상 도시는 남쪽이 성벽으로 둘러싸인 넓은 아치 형태의 지형을 지니고 있다. 성벽에는 5개의 출입문이 있다. 크랄(왕) 문과 아슬란느(사자의 문)는 남쪽 성벽의 양쪽 끝에 있다. 사자의 문 바깥쪽에 새겨져 있는 사자 상은 히타이트 시대 최고의 조각상 중 하나다.

4.괴레메 국립공원과 카파도키아

괴레메 국립공원과 카파도키아 지역에서는 1985년 모두 7개 장소가 세계 유산에 등록됐다. 괴레메 국립공원, 데린쿠유 지하도시, 카이마클르 지하도시, 카를르 교회, 테오도르 교회, 카라인 귀베르진리클레리(카라인 비둘기 집), 소안르 고고학 유적지 등이다. 괴레메 국립공원과 카파도키아는 요정의 집으로 이루어진 언덕, 계곡을 이루는 풍부한 수원, 수많은 식물과 장대한 암석, 프레스코화로 치장된 교회 등 독특한 자연 지형을 갖추고 있다.
에르지예스 산과 하산 산에서 분출된 용암이 수백만 년 동안 모래와 물에 침식돼 형성된 카파도키아는 여러 문명이 존재했던 곳으로, 소아시아 문명의 역사를 조용히 지키고 있다. 카파도키아에는 지하 도시들도 많다. 일부만 공개되고 있는 이 지하 도시들은 지금도 발굴 중이다. 오랜 시간 지성소로 활용되던 지하 도시들은 최근에 보수 작업을 거쳐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5.시바스 대모스크와 디브리이 병원

“모스크의 대리석 조각상이 너무 정교하고 각 출입문과 벽의 석재 장식이 너무 복잡해 말로는 설명할 수 없고, 글로도 쓸 수 없을 지경이다...” 에블리야 첼레비
세계 유산 목록에 이름을 올린 처키의 첫 번째 건축물은 디브리이의 대 모스크와 병원 건물이다. 이 건물은 13세기경 멘귀츠뤼 공국의 아흐메트 샤와 그의 부인 멜리케 투란의 명에 의해 건설됐다. 두 개의 돔을 지닌 모스크와 병원, 영묘 등 거대한 건물과 소아시아의 전통적인 석상으로 유명한 이 건축물은 1985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록됐다.
1288년 아흘라트의 휘렘 샤가 건축한 이 대 모스크와 병원은 평범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건물의 가치는 병원의 정문과 모스크의 북문과 서문, 그리고 샤의 연단을 꾸미고 있는 다양하고 독특한 형태의 석상에 있다. 각 석상들은 대리석 예술이나 건축 기술뿐 아니라 공학적인 면에서도 매우 뛰어나다.

6.아드야만 넴루트 산

콤마게네 왕국의 성지로 알려진 넴루트 산은 1987년 세계 유산에 등재됐다. 넴루트 산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야외박물관이기도 하다. 10m 높이의 석상과 길게 펼쳐진 부조가 있는 고대 콤마게네 왕국의 성지인 이 산은 아드야만 주의 카흐타 카운티에 있다.
넴루트 산은 고대 소아시아에서 가장 장엄한 성지 중 하나였다. 부조에 새겨진 글에 따르면 거대한 묘와 석상, 묘지의 삼면에 설치된 테라스 등 이 모두를 건설한 인물은 안티오크스 1세였다. 석상의 행렬은 사자와 독수리로 시작된다. 동물의 왕인 사자는 지상의 권력을 상징하고, 신의 전령인 독수리는 하늘의 권력을 상징한다. 동쪽 테라스에는 여러 신들과 선조의 조각상과 제단이 있다. 서쪽 테라스도 비슷하게 구성돼 있지만 보존은 훨씬 잘돼 있다.

7.산토스와 레툰

기원전 3000년대에 존재했던 리키아의 수도인 산토스는 고대 리키아의 행정 중심지였다. 또 산토스와 함께 1988년 세계 유산에 등재된 레툰은 고대에 가장 중요한 종교 중심지였다. 산토스는 사르페돈이 살던 곳이다. 사르페돈은 트로이 전쟁 당시 헥토르에게 시를 통해 용기를 준 인물이다.
산토스와 레툰의 고고학적 가치는 세계 유산이 될 만큼 중요하다. 두 지역은 4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이곳에는 리키아 시대의 언어로 쓰여진 가장 길고 가장 중요한 석조 비문이 있다. 레툰 성지는 1840년에 발견됐다. 이곳에는 36열의 좌석을 갖춘 극장과 성소, 비문이 적힌 서판, 3곳의 사원, 리키아 제국의 예배소를 받치던 둥근 포르티코, ‘L’로 된 열주랑 등이 있었다. 지금은 고대 시기보다 수면이 상승해, 이 신전들은 물속에 잠겨 있다.

8.데니즐리 히에라폴리스 파묵칼레

에게 해 연안의 프리기아 시대 고대 도시인 흰옷을 입은 히에라폴리스는 1988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됐다. 그러나 고대 히에라폴리스는 기원전 2세기 페르가몬의 왕 유메네스 2세에 의해 건설되었으며, 그 이름은 페르가몬을 건설한 것으로 알려진 신화의 인물 텔레포스의 아름다운 아내 히에라에서 따왔다. 이 도시는 기원전 129년 로마 제국의 영토가 돼 속주 총독이 관리했다. 기원전 3세기에는 피시디아 파카티아나의 영토였다.
히에라폴리스는 소아시아 지방에 기독교가 전파되는 데 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예수의 12제자 가운데 한사람인 빌립보가 숨진 곳이기도 하다. 파묵칼레는 역사와 자연이 독특하게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9.차낙칼레 트로이 고고유적지

호머가 서사시 일리아드에서 묘사한 유명한 트로이 전쟁이 치러진 고대 도시 트로이는 4천 년의 역사를 지닌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고고학 유적지다. 트로이는 차낙칼레 지방의 이다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트로이의 전설에 따르면 대서양의 바다의 신인 테티스와 타이탄에게는 일렉트라라는 딸이 있었다. 일리게트라는 제우스의 아내가 돼 다르다누스를 낳았다. 다르다누스의 아들인 트로스는 트루아드라는 도시를 발견했는데, 그의 아들인 일루스도 트로이라는 도시를 발견했다. 트로이 전쟁을 발생시킨 악명 높은 미인 선발대회가 열렸던 곳은 이다 산 근처에 있었다. 미인 선발대회에 나선 인물은 헤라와 아테나, 아프로디테 등이었으며 그 심사는 파리스가 보았다. 파리스는 아프로디테가 스파르타 왕의 아내인 헬렌의 사랑을 얻게 해주겠다는 유혹에 넘어가 아프로디테를 선정했다. 파리스가 헬렌을 납치해 트로이로 데려가는 바람에 전쟁이 발발했다.

10.에디르네 셀리미예 모스크

오스만 예술의 걸작품이며, 세계 건축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셀리미예 모스크와 부속건물은 2011년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터키의 열 번째 목록으로 등재됐다. 셀리미예 모스크는 에디르네(아드리아노플)가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던 시절(1361~1453) 에디르네의 상징이었다. 제국의 수도는 이후 이스탄불로 천도되었다. 거대한 돔과 4개의 첨탑을 갖춘 이 건물은 수세기 동안 찬사를 받아왔다. 1568년부터 건축에 들어가 7년 동안 수천 명의 인부가 동원된 공사 끝에 1575년 완공됐다.
셀리미예 모스크는 미마르 시난에 의해 건축됐으며, 그는 이 모스크를 자신의 ‘최고 걸작’으로 여겼다. 엄청난 첨탑 구조와 중앙 돔부터 눈길을 끈다. 돔은 지름이 31.22m에 높이가 42.30m로 경외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4개의 첨탑은 매우 가늘게 돼 있는데, 그 같은 가늘기로는 최대한의 높이까지 치솟아 있다. 모스크 안에서 가장 볼만한 장식은 광택제를 바른 타일 작품이다. 이 타일은 광택 타일의 중심지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이즈닉(고대 니케아)에서 만든 것으로, 이 모스크에는 이 타일이 많이 사용됐다. 셀리미예 모스크에는 손으로 칠한 장식이나 광택 타일을 사용한 장식을 포함해 101가지의 튤립 디자인이 장식에 사용됐다. 미흐랍과 민바르는 대리석 조각의 최고봉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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