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저출산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이다” 
인구경제학 전문가인 옥스퍼드대학교 데이비드 콜먼 교수가 한 말이다. 통계청의 지난달 25일 인구동향 발표에 따르면 출산율은 올해 다시 1.1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로 가면 전쟁이나 질병이 없어도 우리나라는 인구감소로 사라질 수 있다. 

출산율이 낮은 이유는 명확하다. 결혼과 출산의 효용이 낮다는 것을 젊은 층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자녀 한 명의 대학 졸업 때까지의 양육비용은 올해 기준으로 약 3억896만원이다. 재수나 어학연수 등은 제외된 금액이다. 스스로의 몸 하나 건사하지 못하는 젊은층은 기약할 수 없는 미래 앞에서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의 급증이 이를 대변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지난 2000년 15.6%에서 올해 25.9%로 증가했다. 2035년에는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 결혼기피 현상 심화로 1인 가구가 늘면서 여행업은 오히려 기회를 맞았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를 보면 1인 가구가 향후 적극적으로 지출을 늘리고 싶은 항목은 ‘여행’(41.6%)이 가장 많았고, ‘자기계발’(36.0%), ‘레저·여가’(32.8%) 순으로 나타났다. 

FIT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패키지여행의 중요한 축인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와 달리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이라 불리는 20~30대 젊은 층은 패키지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낮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물러나고, 젊은이들이 중장년층의 주류가 되는 20~30년 후에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패키지여행 상품이 통할까? 

소비자 여행패턴의 변화는 우리나라가 초고령화사회로 옮겨가는 속도만큼이나 빠르다. 생존의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여행사들은 이제 FIT와 패키지 시장을 넘나들며 백병전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변화의 흐름보다는 한 치 앞만 바라보고 주머니를 채우는 여행사도 없지 않다. 바야흐로 규모와 전문성의 시대다. 지금이라도 변화의 소용돌이에 몸을 던져야 한다. 머뭇거리거나 외면한다면 미래에는 누구도 ‘안녕들 하신지’ 묻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 여행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